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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민족 경제현장을 가다] 연길편(1)


 

옌지(延吉)는 공사 중이었다.

지난 10월14일. 이미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지만, 200만 조선족의 '마음의 고향'인 옌지는 개발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인민로, 연동로 등은 이미 현대식 도로로 깔끔하게 새로 태어났다. 거리가 탈바꿈하고 있다.

공사 중인 것은 시내의 도로나 건물 뿐만이 아니다. 경제 전체가 공사 중이었다.

낡은 경제 구조를 타파하고 시장 경제에 맞는 새로운 경제 기반을 닦기 위해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정부 관계자는 물론이고 학계, 민간 등이 나서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정보기술(IT)도 그중의 하나였다.

◆한민족에게 연길의 의미

옌지는 인구 40만의 소도시다. 옌지는 13억 인구의 중국 입장에서 본다면, 변방에 위치한 이름 없는 도시에 불과할 테다.

생각해 보라. 절대 다수가 한족(漢族)으로 13억 인구의 대국인 중국에서 우리 겨레가 당당하게 자치를 실현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동적이지 않은가. 600만 명의 해외동포 가운데 자치권을 가진 곳은 여기 뿐이다.

그런 옌지가, 최근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부 대개발 지역'에 포함되고, 그 우대 정책의 대상으로 편입됨으로써,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의 힘'이 합쳐지면, 효과는 배가될 게 분명하다.

◆도시화로 거듭나는 옌지 시내

최근 옌지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서부 개발' 대상 지역으로 편입됐다. 이에 따라 도시화 작업이 한창이다.

사실, 옌지는 그동안 중국 대도시에 비하면 규모가 작을 뿐더러 시내 또한 비좁고 낡은 상태였다. 그런데도 차량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 교통문제 등이 도시화의 난제가 됐다. 이에 따라 옌지시는 올해초 도시화 건설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하고, 이 사업에 인민폐 1억389만 위안을 책정했다.

또 3천100만 위안을 투입해 연집거리 개조공사를 벌였고, 1천300여만 위안을 투입해 장백산로 서부구역 확장 공사를 진행했다. 또 1천125만원을 투입해 진행중인 연동교 확장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실제로 공사 현장이 시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거리 확장공사는 물론이고, 시내 곳곳에 현대식 아파트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야간에는 시내 중심도로에 수만개의 꼬마전구를 내걸어 수려한 야경을 뽐내고 있다. 옌지시의 화려한 탈바꿈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옌볜 경제도 공사중

옌볜 경제는 전반적으로 '위기(危機)' 상황이다. 위험요소와 기회요소가 동시에 존재한다. 사실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위험요소는 개혁 개방 정책에서 소외됐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옌볜대학 경제학부 현동일 교수는 "1980년대 말까지 옌볜은 중국 전국 30개 소수민족 자치구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1위였으나 90년에 들어서면서 경제발전이 더디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6위로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회요소도 적지 않은 편이다.

현 교수는 "옌볜은 한국과 거래가 잦아 자본과 기술을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고, 북한 및 러시아와 교역하기도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 관건이라는 설명이었다.

특히 최근에 중국 정부의 '서부 대개발 사업'에 옌볜이 포함된 것 또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한 동력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실제로 경제발전을 위한 긍정적인 청신호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옌볜 지역의 공업 총 생산액은 55억 4천338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늘었다. 또 이를 통한 이윤도 6억 7천961만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7% 늘어나며 점차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옌지는 '한민족 경제권'

옌지는 그야말로 중국의 '한민족 경제권'이다.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연간 재정은 인민폐로 18억 위안이다. 그런데 한국에 나간 노동자가 송금한 돈이 이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이곳 경제가 한국과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뜻한다.

백두산 밑의 '대우호텔'과 '천상관광호텔', 옌지 시내의 '대우호텔'과 '성보호텔' 등이 관광 산업의 기반이 됐다. 최근 한국의 참빛그룹이 300억원을 들여 해란강 근처에 건설한 골프장은 이곳 관광산업을 한차원 높였다.

이밖에도 한국인이 경영하는 업소가 즐비하다.

'금호연건'을 비롯한 일반 기업의 진출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 9월에 연길 공항이 국제공항으로 승격되면서 한국과 직항로가 개설됨에 따라 옌지와 한국의 거리는 그만큼 더 가까워졌다.

옌지(延吉)=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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