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 결산③]'황금종려상'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귀환

초기작 시선으로 회귀한 신작 '만비키 가족'으로 최고상 영예


[조이뉴스24 권혜림 기자]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신작 '만비키 가족'으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명감독이자 다수의 작품으로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됐던 그가 처음으로 안은 칸 최고상이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드페스티벌에서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는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만비키 가족'이 호명됐다. 영화는 할머니부터 성인 여성과 남성, 청소년, 소년, 소녀 6명으로 이뤄진 비혈연 관계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시대 가족의 의미를 다시 묻는 작품으로, 칸 첫 선 이후 평단의 호평을 얻었다.

영화 '디스턴스'(2001), '아무도 모른다'(2004),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2013), '바닷마을 다이어리'(2015), '만비키 가족'(2018)까지 총 다섯 편의 영화를 칸 경쟁부문에 올렸던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올해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앞서 '아무도 모른다'의 주연 야기라 유야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폐막식의 최고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감격스러운 얼굴로 "행복하다. 영화제에 참석할 때면 영화를 만들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가 생긴다"며 "영화는 사람과 사람,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비키 가족'은 지난 13일 뤼미에르대극장 프리미어로 첫 공개됐다. 첫 공식 상영 후 스크린인터내셔널과 르필름프랑세즈 등 영화제 소식지는 높은 평점을 부여하며 황금종려상 수상을 일찍이 점쳤다. 스크린데일리에서 3.2점(4점 만점)의 별점을 받았다. 르필름프랑세즈에서는 평점 집계에 참여한 총 8개매체의 평론가 중 네 명이 황금종려상을 기대한다는 표식(만점에 해당)을 선사했다.

'만비키 가족'은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등 최근작들과 비교해 더욱 현실적이고 냉소적인 시선을 드러냈던 감독의 극영화 초기작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여섯 식구가 가족이 돼 살아가는 모습, 혈연관계 못지 않게 서로에게 정을 들이는 과정을 통해 가족의 정의를 묻는다.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가까운 사이가 된 이들이 어떻게 대안가족으로서 정서적 유대를 쌓아올리는지, 그리고 무엇 앞에 무너짐을 겪는지를 비춘다. 영화의 결말은 극단적 상황에 놓인 여섯 식구의 모습을 통해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배타성을 뼈아프게 지적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가족을 영화의 주요 소재로 삼아왔다. 장르적 도전을 시도한 '세번째 살인'을 제외하고,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를 통해선 난관 속에도 느릿하게 찾아오는 희망을 그렸다. 감독의 초기작을 좋아한 관객들에게 최근 그의 낭만적인 영화들이 묘한 허기를 안겼다면, '만비키 가족'은 그 허전함을 단칼에 채워버리는 영화다. 일본 사회의 경제 양극화와 가족 붕괴, 빈곤 앞에 무력해지는 도덕에 대한 차가운 이야기들을 가족 드라마의 온기 속에 겹겹이 쌓아올렸다. 그 온도가 적절히 배합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다수의 작품을 함께 하며 이제 그의 영화 세계 일부가 된 듯한 킨키 키린(하츠에 역), 릴리 프랭키(칸지 역)는 이번 영화에서도 내공이 보이는 연기를 펼친다. 두 아역 배우 소년 쇼타 역 죠우 카이리, 린 역 사사키 미유 역시 훌륭하다. 노부오 역을 맡은 일본의 차세대 실력파 배우 안도 사쿠라는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시선을 훔치는 명연기를 보여준다.

칸국제영화제에서 '만비키 가족'이 첫 공개된 뒤 영화 관계자들의 평은 대개 "'아무도 모른다' 시절의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돌아왔다"로 요약될만한 것들이었다. 극영화 초기작의 시선으로 회귀한 그의 신작을 칸도 뜨겁게 반겼다.

칸(프랑스)=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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