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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2월 1일 5G 상용화 '노이즈 마케팅'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12월 1일 5세대통신(5G) 상용화를 추진한다. 앞서 정부가 내년 3월을 염두에 둔 것보다 무려 1분기 가량 일정을 앞당긴 셈이다.

쉽지않은 일정이지만 업계는 이론상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모양이다. 실제 상용화가 가능하다 해도 자칫 실리 없는 '최초' 타이틀 경쟁이 될 우려도 있다.

업계 시나리오는 일부 지역에 우선적으로 네트워크 장비를 구축하고, 단말은 휴대용 통신모뎀이나 라우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앞서 4세대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의 사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11년 7월 국내 최초로 LTE 신호를 쐈다. 당시 단말은 통신모뎀과 라우터로, 이에 맞는 LTE 데이터 요금제도 내놨다.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소비자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과 요금제가 있으니 상용화 조건에는 부합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국망이 아닌 서울 일부 지역에 한해 LTE를 시작했고 한시적인 프로모션을 했지만 요금은 3G 대비 비쌌다.

결국 LTE에 가입한 소비자는 반쪽짜리 서비스에 만족해야 했다. 일부 지역을 벗어나면 LTE 대신 3G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12월 1일 5G가 상용화되면 동일한 상황이 발생할 것은 자명하다. 5G 논스탠드얼론(NSA) 방식으로 일부 지역에 국한된 서비스인데다가 성능도 확신할 수 없다. 단순히 5G에 연결된다는 것일뿐, 5G를 온전히 이용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생색내기 수준이 될 수 있다.

물론 세계 최초 5G 타이틀은 얻을 수 있다. 5G 스마트폰 없이 이뤄진 상용화라 해도 전세계적으로 5G 최초를 논할 때 한국은 빠지지 않게 될 수 있다. 2009년 유럽 이통사 텔리아소네라 역시 통신모뎀과 라우터로 LTE를 최초 상용화해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최초 상용화에 대한 이견이 크지 않다.

미국 역시 5G 최초 상용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은 올해 11월 5G 상용화를 공언했다. 5G로 지정된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기존 대비 더 빠른 속도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 역시 버라이즌 자체 표준 방식에 고정형 CPE(가정용 단말기) 서비스여서 5G가 맞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럼에도 버라이즌이 이를 고집하는 것은 미국이 5G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일종의 마케팅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5G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과 논란은 범국가적 노이즈 마케팅이 될 공산이 크고, 한국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형국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CDMA 세계 최초 상용화 국가로 국내 토종 4G 기술인 와이브로를 앞세워 글로벌 패권을 쥐려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이를 거울삼아 5G에서만큼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세계 최초 타이틀 확보도 중요하지만 제대로된 서비스가 결국 경쟁력을 확보하는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업을 통한 생태계 구축 등 기반부터 다져야 한다.

정부도 규제 완화와 진흥책 마련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5G가 우리에게는 진정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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