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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패션·뷰티, 줄줄이 中 매장 철수…왜?


中 유통시장 급변…과도기에 따른 전략 변경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국내 패션·뷰티업계가 중국 시장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줄이 철수하고 있다.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진 탓이 크지만, 중국 시장의 소비 행태 변화에 따른 당연한 수순이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7월 중국 상하이 쇼핑거리 '화이하이루'에 위치한 에잇세컨즈 초대형 플래그십 스토어(총 면적 3천630㎡·1천100평)를 2년 만에 철수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매출이 크게 꺾인 가운데, 매장 운영 부담이 커진 탓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온라인몰과 현지 편집숍을 중심으로 에잇세컨즈를 전개할 계획이다.

같은 이유로 LG생활건강도 지난 5월 130여개에 달했던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 중국 매장을 모두 정리했다. 지난해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편집숍이 급부상하자, 더페이스샵을 네이처컬렉션으로 전환해왔으나, 매출을 회복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는 직영 온라인몰 강화와 현지 H&B스토어 '왓슨스' 입점으로 유통 전략을 수정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 철수가 중국 패션·뷰티시장 유통 트렌드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중국 백화점에만 입점하면 최고라고 생각했으나, 최근엔 쇼핑몰과 온라인으로 소비패턴이 다각화됐다. 상권도 상해·북경 등 대도시 위주에서 내륙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이제는 브랜드별, 타깃별 유통전략을 달리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유통구조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특히 중국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전제 스킨케어 제품의 70%가 오프라인 채널에서 유통됐으나, 작년에는 그 비중이 62.3%로 줄었다. 이마저도 H&B스토어와 화장품 편집숍의 선전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 사이 온라인 판매 비중은 29.7%에 37.7%로 늘었다.

중국 온라인 의류 소매시장 역시 연 평균 40%씩 고속성장 중이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프라스퍼차이나(ProsperChina) 조사 결과, 중국 성인 소비층의 36%가 온라인에서 옷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브랜드 매장이나 백화점을 이용하는 비중은 각 14%에 그쳤다. 이 때문에 한국 브랜드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 기반을 둔 해외 및 현지 브랜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은 올 2분기 중국 매출액이 현지 진출 이래 처음으로 꺾였다. 할인 정책으로 정체된 실적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지만, 올 상반기에만 2곳의 매장이 문을 닫았다.

최근엔 중국 300개 도시에서 약 2천500개 매장을 운영했던 호주 의류 브랜드 '진스웨스트(Jeanswest)'의 홍콩 모회사 글로리어스 선이 계속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중국 의류 사업을 8억 홍콩달러에 매각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지 담당자들이 '자고나면 달라져있다'고 울상을 지을 정도로 중국 유통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비단 한국 뿐 아니라 해외 브랜드도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모습"이라며 "단순히 브랜드 경쟁력이 떨어져서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 했다기보다는, 시장 과도기에 따른 전략 변경이라고 보는 쪽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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