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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vs 카카오, 콘텐츠·모빌리티 '격돌'


음원·택시 호출 앱 마케팅 강화···지상파도 연합군으로 맞아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SK텔레콤이 콘텐츠, 이동서비스(모빌리티)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면서 길목마다 카카오와 경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플로'로 멜론 이후 음악 서비스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고, 택시 호출 서비스에도 힘을 싣고 있다. 영상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CJ헬로비전 인수를 추진할 때 으르렁 됐던 지상파와도 손을 잡았다.

카카오도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콘텐츠 제작, 모빌리티 부문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어 양사 경쟁 구도가 눈길을 끈다.

4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달 출시된 음원 서비스 '플로'는 음원 가격을 인상하지 하기로 했다.이는 멜론·지니 등 경쟁사들이 음원 사용료 징수 개정안에 맞춰 많게는 월 4천원까지 인상한 것과 대조적이다.

1일자로 저작권 징수규정 개정안이 적용되면서 국내 음악 서비스사들은 스트리밍 서비스 시 창작자에게 65%, 다운로드 시 70%를 창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

음원 서비스 업체들로선 저작료가 인상되기 때문에 이용자가 지불해야 할 음원 값도 올릴 수 밖에 없는데, SK텔레콤은 저작료가 올라 손해를 보더라도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가격을 유지키로 했다.

플로에서 무제한듣기는 월 7천원으로 경쟁사들보다 400~900원, 무제한 듣기와 다운로드 묶음 상품은 9천원으로 경쟁사들보다 1천~6천원 저렴하다. 이달말까지 무제한듣기와 다운로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플로는 이번 '음원 전송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에 따른 요금 인상이 없다"며 "단기적으로 회사 비용 부담이 늘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창작자·고객 혜택을 늘려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 건강한 음원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멜론은 무제한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결합한 상품의 요금을 월 3천~4천원씩 올렸다. 다만 스마트폰에서 스트리밍만 가능한 상품은 월 7천400원으로 동결했다.

멜론은 모바일 무제한 듣기에 MP3 파일 50곡 다운로드가 결합된 'MP3 50플러스' 이용권을 월 1만5천500원에서 올해 2만원으로 약 30% 올렸다. 무제한 듣기에 30곡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MP30플러스'는 한 달에 1만3천500원에서 1만7천원으로 인상됐다. 무제한 듣기와 무제한 다운로드(PC는 100곡)를 제공하는 '프리클럽'은 한 달 이용권 가격이 1만1천400원에서 1만5천400원으로 올랐다.

카카오 관계자는 "저작자와 상생을 위해 부득이하게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며 "가격이 인상되는 부분이 있지만 다른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고, 스트리밍 상품의 경우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말했다.

CJ가 주도하던 콘텐츠 시장에 카카오와 SK텔레콤이 잇달아 인재 영입, 인수·합병(M&A) 소식을 알린점도 주목할 만하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지상파와 연합해 한국의 넷플릭스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지상파 3사가 공동출자해 '푹'을 서비스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옥수수 사업부를 분사시킬 계획이다.

이들은 푹과 옥수수 서비스도 통합시킬 예정이다. SK텔레콤으로선 약점으로 꼽혔던 콘텐츠 제작면에서 거대한 우군을 확보한 셈이다. 다만 SK텔레콤 관계자는 "지분은 내부 실사나 기존 절차 진행하면서 협의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2일 김성수 카카오 전 CJ ENM 대표가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 대표로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약 500억원에 BH엔터테인먼트, 제이와이드컴퍼니, 숲엔터테인먼트 등 3개 매니지먼트사, 광고모델 캐스팅 업체 레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고 알렸다. 이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박정호 "다른 업과 싸울 경쟁력 갖춰라"

SK텔레콤은 카카오가 독점하다 시피한 택시 호출 시장도 노리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카풀 문제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고, 택시업계가 카카오 택시 호출을 거부하는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T맵택시의 지난해 12월 월사용자(MAU)는 120만5천명으로 10월에 비해 12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SK텔레콤이 목표로 내걸었던 연내 100만명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T멤버십 연계 T맵택시 10% 할인 기간도 1월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SK도 쏘카의 지분 20%대를 갖고 있고, SK텔레콤으로 가입자 과금 경험이 풍부하며 하이닉스는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카카오 독주에 택시와 갈등에 따른 공백이 발생하자 T맵 택시와 와 쏘카 자회사인 타다의 빠른 마케팅이 돋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이 카카오와 접점이 많아지는 건 가입자 기반의 통신 서비스에서 영역을 확장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정호 사장도 올초 '다른 업과 경쟁하기 위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모든 게 연결되고 융합되는 5세대(G) 시대는 국경과 영역 구분이 없는 글로벌 경쟁 시대"라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전혀 다른 업(業)의 경쟁자와 겨루기 위해 더욱 강한 SK텔레콤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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