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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네이버


창립 20주년, 초심 다지는 기회 기대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네이버가 모바일 웹 페이지를 도입 10년만에 전면 개편했다. 첫 화면에서 주인공 격인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을 빼버렸다.

이는 타의와 자의가 섞인 결과물이다. 지난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탓에 네이버는 플랫폼 중립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개선안을 내놔야 했다. 내부에선 화약고와 같은 뉴스 편집, 실검 조작 논란을 줄일만한 해결책이 필요하기도 했다.

공교롭게 이번 개편은 창립 20주년이 되는 해에 단행됐다. 검색 기업으로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가 느껴지기도 한다.

SNS나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새 개편 화면이 생소하고 불편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반면 뉴스와 실검을 보지 않아서 좋다는 소수 의견도 눈에 띄었다.

네이버는 매출 4분의1을 연구개발(R&D)에 쏟아 붓는 인터넷 기업이다. 야후코리아가 한국에서 철수하고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하는 동안에도 살아 남은 회사다.

그러나 언젠가부터인가 네이버는 '독점', '여론조작'과 같은 수식어가 붙는 걸 감내해야 했다. 삼성전자처럼 욕하면서 가고 싶은 기업이 됐다. 네이버 관계자들은 이용자들이 갖고 있는 자사 서비스에 대한 편견을 불식시키는 게 지상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같은 차원에서 네이버로선 개편된 화면의 성공적 안착이 중요하다. 불편하다는 이용자, 첫 화면에서 밀려난 언론사, 광고 효과를 걱정하는 광고주 등을 설득하면서 네이버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네이버가 이용자 설득에 성공한다면 현재 박차를 가하고 있는 쇼핑, 동영상 등 분야에서도 꾸준한 소비층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네이버가 이번 개편에 실패한다면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용자를 잃으면서 새로운 서비스에 드라이브를 걸기도 어려워진다. 여전히 뉴스 인링크(네이버 페이지내에서 보게 하는 것)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언론사와 갈등을 빚을 소지도 크다.

이용자들은 변화하려는 네이버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성적표가 궁금하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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