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미중 무역전쟁에 경제전망 '요동'…정부 '긴급모드'


한은·기재부 "만반의 준비해야"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를 확정하는 미중 무역협상이 시작되면서 금융전망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긴급회의를 주재하는 한편 한은은 시장의 불안감을 분석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진단했다.

우리나라는 주변국의 영향으로 불확실성이 상시적인 데다 양국의 샅바싸움까지 가세하면서 미래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 우리 경제의 수출입 의존도가 압도적인 점도 국내 금융시장을 흔드는 요소다.

◆한은·기재부 긴급회의 돌입…'차분' 언급에도 긴장 고조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2천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제품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대폭 늘리는 관세인상 조치를 예고하면서 우리나라도 긴급 대응체계에 들어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29일 베이징에서 무역협상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 트위터]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인상 하겠다고 언급하자 중국 상무부가 보복조치를 하겠다고 맞서면서 양국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미중 양국은 이날 90분간의 초기 협상을 치른 뒤 뾰족한 결론을 내지 않았다.

한은과 기재부는 이날 아침 긴급회의를 열고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국내 경제동향을 점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오전 한은 대회의실에서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미·중 무역협상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반응과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다.

이 총재는 시장 불확실성이 한층 커졌다는 분석 속에서도 차분함을 주문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협상타결을 위한 양국 간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만큼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의 추가 관세부과 및 중국의 반응 등으로 미·중 무역협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가격변수의 변동성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시간 기획재정부 1급 간부들과 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과 대응 방향을 점검했다.

홍 부총리는 "최근 미중 무역협상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합동점검반을 중심으로 관계기관간 공조체계를 긴밀히 유지하면서 필요시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대비태세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국내외 시장 동향과 실물경제 영향을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하면서 향후 상황 전개에 철저히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후 1시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한은,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기관이 기재부와 함께 합동 회의를 열고 국내 영향을 점검했다.

◆수출입의존도 1위 韓…미중 무역전쟁에 불확실성 가시화

우리나라는 수출입 의존도가 주요20개국(G20)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할 만큼 수출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압도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다툼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는 나라로 단연 한국이 꼽힌다.

3월 말 기준 한은의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율은 86.8%로 전년보다 2.8%포인트(p)가 더 올랐다.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대외경제 의존도는 수년째 80%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있다.

대외경제 의존 성향이 강하면 강할수록 글로벌 경기 호조와 악재에 경기가 쉽게 들썩인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휴대전화와 컴퓨터, 의류, 장난감 등의 소비재 등 5천700개의 카테고리가 영향을 받으리라고 전망했다.

대부분 생활에 가까운 품목이라는 점에서 리스크는 더 높아진다. 미국이 2천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 외에도 중국산 수입품 자체에 대한 징벌적인 25% 관세를 추진할 경우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다.

정부는 미중무역전쟁에 따른 수출 영향을 인지하고 소비재수출 확대와 디지털 무역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수출활력을 높이기 위해 배정된 추가경정예산(3천223억원)을 무역금융, 해외마케팅 지원에 활용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외환시장도 꿈틀댔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말 1135.1원에서 8일 1169.4원으로 2.9%수준에서 원화가치가 하락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예고된 전일에는 1179.8원까지 치솟았다. 원/엔 환율과 원/위안 환율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시장전망은 부정적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다시 시작되면서 한국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바라봤다. 안 연구원은 다만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이 가공 수출용보다 내수용인 경우가 많아 미중 무역협상에 앞서 중국 내수 자체가 한국 대중 수출의 수치를 이끌 것"이라고 예측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단 미국 관세율이 10일 25%로 인상되고 이후 양국이 무역협상을 지속하는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50%"라며 "이 경우 관세 인상에 따른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며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와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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