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서로 함께-성평등]성폭력 근절의 허브로…의미있는 시작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지난해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촉발한 '미투(Me, Too)' 운동의 확산과 더불어 여성의 삶과 권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동등한 권리가 무엇보다 전제돼야 한다는 합의와 함께 양성의 평등이 점차 중요하게 대두됐다. 조이뉴스24는 인권 기획 중 첫번째로 '성평등'에 대한 기획 연재를 시작한다. 지난 3월 개소 1주년을 맞은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이하 든든)과 공동 기획으로 영화산업 내 성평등 실태와 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을 살펴본다. 이 밖에도 문화 예술계 전반에서 진행되는 성평등 운동과 성희롱, 성폭력 피해사례 및 유관단체의 지원, 예방과 근절 방지 대책을 알아봤다.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자생적으로, 정부기관의 지원 아래 조성된 첫 조직이라는 의미를 지닌 든든은지난 1년 동안 영화 산업 내 성평등 환경 조성을 위해 영화산업 내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 및 피해자 지원을 비롯해 실태조사, 정책 제안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사진=성폭력 예방교육 강사 역량강화 워크숍, 든든]

상담, 전문위원 직접 대면, 법률상담 등 피해자 지원

2018년 든든에 접수된 신고 사례 중 상담이 전화나 이메일로 이루어진 경우는 각 15건과 6건으로(30.4%), 이 중에는 사건처리 자체가 전화 또는 이메일 상담으로 이루어진 경우도 있다. 전화나 이메일 접수 이후, 전문위원이 직접 만나 대면상담을 진행한 사건이 17건(24.6%), 든든의 자문변호사와 무료법률상담을 진행(전문위원동석)한 사건은 15건(21.7%)이다. 든든에서 중재 요청을 받은 사건의 경우, 일부는 중재에 성공했고, 일부는 실패해 피해자/신고인이 그 결과를 수용하는 것으로 종결됐다.

외부 전문기관으로 연계한 사건은 총 3건으로, 그 중 2건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3월 12일부터 100일간 공동으로운영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특별조사단'에 조사를 의뢰했고 1건은 한국성폭력위기센터에 의료비 지원을 신청했다.

개소 1년 동안 든든에 접수된 사건들 72건 중 종결 건은 26건(36.1%)이며, 피해자가 처리 결과를 수용해 종결된 건이 20건, 잠정적으로 종결된 건은 6건이다. 법률적으로는 전체 60건 중 법률상담이 15건, 녹취비 제공이 3건, 소송(변호사 선임)이 전체 41건 중 현재 40건이 진행 중이다.

현장 예방 교육 및 전문 강사진 양성

든든은 개소 직후부터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을 활발히 진행해오고 있다. 든든을 통해 영화제작, 영화제, 영화단체, 대학 등 다양한 영화현장에서 예방교육을 신청하고 참여해왔다. 특히, 영화진흥위원회의지원사업 대상 확정단체는 의무적으로 예방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지난해 예방교육 신청 단위를 영역별로 구분해보면, 영화제작 현장, 영화단체, 영화제, 대학(영화관련 전공) 순으로 교육을 신청했다. 전체의 약 40%가(총 92건 중 37건) 영화제작 영역으로, 상업영화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여러 지원사업에 선정된 독립영화 등 촬영현장에서 예방교육을 가장 많이 신청했다.

든든은 영화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성폭력 성희롱 예방교육을 진행하기 위해 강사를 직접 양성하는 한편, 기존 강사들의 역량 강화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약 한달 동안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주 2회 진행됐고, 젠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영화산업의 특성을 반영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1기 양성과정 참여자 17명 중 강사 7인을 배출했으며 2기는 25명이 이수해 역시 7명의 강사를 양성, 강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든든 1,2기 강사단은 모두 영화산업에 종사한 적이 있거나 현재 활동하고 있으며 기획 및 제작, 감독 및 연출, 시나리오 작가, 홍보 마케팅, 영상/영화 관련 대학 강사 등으로 이뤄져 있다.

[사진=성폭력 예방교육 강사 위촉식, 든든]

콘텐츠 개발 등 현장 지향적 노력 지속

재발 방지 및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의 일환으로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는데도 힘쓰고 있다. 든든은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표준강의안 및 해설서를 개발했다.

표준강의안과 해설서는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기본 개념을 명확히 전달하고, 영화 현장의 특성과 영화계 내 피해 사례, 사건 발생 시 주체별 대응방안 등을 포함한 교육이 좀 더 실효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구성됐다.

이와 함께 든든에 관한 정보와 성희롱·성폭력 관련 문제들을 보다 용이하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예방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가이드북에는 든든의 소개와 주요 활동 내용 및 사업 현황, 상담 및 신고/예방교육 신청 안내, 성희롱·성폭력 개념,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 실태, 성희롱·성폭력 사건 시 가져야 할 태도와 대처방안, 예방법 등 핵심적이고 실질적인 정보들을 담았다.

[사진=성평등 정책 포럼. 든든]

그 예로 든든 센터장 임순례 감독이 연출한 '리틀 포레스트' 콘티북에는 '촬영장 내 성희롱 예방을 위한 10가지 생활 수칙'을 수록하기도 했다.

①성희롱과 친밀감을 구분한다.

②불필요한 신체접촉을 삼가며 회식 때 음주나 술시중을 강요하지 않는다. ③성차별적 농담, 음담패설을 삼간다.

④성희롱으로 인한 불쾌한 감정은 분명히 표현한다.

⑤상대방의 싫다는 표현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⑥동료의 사생활에 관한 루머를 퍼뜨리지 않는다.

⑦동료의 신체에 대해 성적인 평가나 비유를 하지 않는다.

⑧공적인 업무이야기는 숙소 등 밀폐된 장소가 아닌 공적인 장소에서 한다.

⑨고정된 성역할과 나이를 강조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⑩주위에 피해자가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지난 1년동안 든든이 벌여온 활동은 20여 년간 여성 영화인들을 주축으로 제기되어왔던 영화계 내 성평등을 위한 노력, 최근 영화계 내 성폭력 해시태그 운동과 미투 운동으로 이어진 실천과 연대의 결실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올해 역시 든든은 성평등 실현을 위해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와 연계한 행사 개최,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강사 역량강화, 영화산업 내 성희롱·성폭력의 특성을 고려한 사건처리방법 및 피해자 지원방법 마련, 예방교육 표준강의안과 해설서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이뉴스24 정명화기자 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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