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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재생] "지역 스토리 담은 아이템이 6차산업"


지역특색 맞춤 사업아이템 창출…6차산업 회사 계속 나오길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6차산업은 이질적 산업을 억지로 하나로 엮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서로 대화하며 뜻을 맞추는 과정이 불러오는 자연스러운 융합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2일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는 '소녀방앗간'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후, 6차산업의 선두주자로서 6차산업 창출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김 대표는 "많은 기업·지역들이 협업을 제안하지만 꼭 6차산업이 '소녀방앗간'이 될 필요는 없다"며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또 다른 소녀방앗간을 만들어내면 좋겠다"고 말하며 제2, 제3의 소녀방앗간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희망했다.

◆"'6차산업' 종사자 모두 멀티태스킹 할 수는 없어"

김 대표는 6차산업을 추구한다며 농민에게 생산·유통·고객응대 등 전반적 '멀티태스킹' 역량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정책·사회적 흐름은 농민에게 도움이 아닌 고통이 되며, 오히려 산업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는 "각자가 잘 하는 부문에서 역량을 발휘하면 자연스럽게 6차 산업이 창출될 수 있다"며 "모든 일을 하려고 하다 보면 반드시 소홀한 점이 생기고, 작은 균열이 산업 자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6차산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직거래'가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다며, 서로가 정상적 이윤을 얻게 된다면 유통 업체가 중간에 개입한다 하더라도 농업을 바탕으로 하는 지역 재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김 대표는 "모든 관계자가 정상적인 이윤을 가져갈 수 있다면 굳이 직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재생은 직거래라는 '프로세스'에 집착하는 것보다 '사람'에 주목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는 6차산업을 사람 사이의 소통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말했다. [사진=이현석기자]
김가영 생생농업유통 대표는 6차산업을 사람 사이의 소통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말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지역재생은 '사람과 환경'을 잘 조율하는 것으로 이뤄나갈 수 있어"

김 대표는 특정 작물 혹은 트렌드를 제시하며 따를 것을 요구하는 것보다 농업 현장 종사자들의 환경을 고려해 만들어진 결과물을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철저한 관리와 기획을 강조하는 최신 경영 트렌드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주장이지만, '소녀방앗간'은 '장아찌 불고기밥'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를 실현한 바 있다.

무 가격이 폭락해 농가 경제적 피해가 커져가던 어떤 해, 생생농업유통은 자체 계약조건에 따라 농가에서 무를 구매했다. 하지만 유통할 방법이 없어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고민하다 협의를 통해 장아찌를 만들었고, 이를 활용해 '장아찌 불고기밥'을 선보였다.

'장아찌 불고기밥'은 면밀하게 기획된 제품이 아님에도 큰 인기를 끌어 지금까지도 소녀방앗간의 인기 메뉴로 자리잡고 있다.

김 대표는 "무리하게 필요한 재료를 생산자에게 주문하기보다 결과물을 어떻게 활용할지를 먼저 생각한다"며 "이 과정에서 이윤을 적절하게 나눠 가져갈 수 있다면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되는 것이 6차산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6차산업 그룹은 10~30년 동안 독자적 프로세스 안에서 살아오던 사람들로 이뤄진 것인 만큼 억지로 컨트롤한다고 해서 움직이지 않는다"며 "'톱다운' 방식의 정책 결정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성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6차산업 기업이 계속 나타나기를"

김 대표는 인터뷰 내내 청년 사회적 기업가 '김가영'이 아닌 '소녀방앗간'이 전면에 드러나야 한다며 제2, 제3의 소녀방앗간이 계속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소녀방앗간이 단순히 한 벤처기업의 성공기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역 특색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창출하고 그 안에 그들만의 스토리를 담아 6차산업을 이뤄나가는 회사가 계속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소녀방앗간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한 끼 식사를 통해 청송군을 비롯한 협력 지역을 간접 경험하고, 그 곳에 사는 '괜찮은 사람들'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단순히 '지역 농민과 연계해 운영하는 식당'을 넘어 '청송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소녀방앗간'과 같은 기업이 계속 나타나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청송군과 청송군 어르신들은 친척이고, 삼촌이며 큰아버지"라며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꿈을 꾸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꿈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진정한 6차산업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성수동에 위치한 소녀방앗간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성수동에 위치한 소녀방앗간 전경. [사진=이현석기자]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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