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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의 극일 행보…“소재∙부품 미래경쟁력 확보해야”


이번엔 LG화학기술연구원 방문…차세대 소재∙부품 R&D 과제별 책임자 만나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일본 정부가 핵심부품을 앞세워 한국을 상대로 경제도발을 감행한 후 현장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대외의존도가 높은 소재·부품에서 극일(克日)을 위한 행보로 해석하고 있다.

구 회장은 29일 대전에 위치한 LG화학기술연구원을 방문한자리에서 “핵심소재∙부품의경쟁력확보가 LG의 미래제품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근간”이라고강조했다.

특히 구 회장은 “미래 R&D 과제를 제대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고객최우선 경영활동의 출발점”이라며 “단기적관점에서 단지 해볼만한 수준의 과제가 아닌 진정으로 고객가치를 혁신할 수 있는 도전적인 R&D 과제, 또고객과 시장트렌드 변화를 철저히 반영한 R&D 과제를 선정해서 집중하는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최근 소재∙부품∙장비산업의 육성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며 “LG화학의 R&D 성과는 국내소재∙부품경쟁력강화는 물론 전방산업의 공급망 안정화에도 직결되는 만큼, 자긍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임해달라”고당부했다. 이는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소재 수출규제에 이어 백색국가 제외로 국내 산업계 부담을 가중시킨 상황에서 나온 당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9일 미래 소재·부품 개발 현황을 살피기 위해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했다.

이날 방문에는 노기수 LG화학 CTO(사장),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사장) 그리고 권영수 ㈜LG 부회장, 안승권 LG사이언스파크 대표(사장) 등이 동행했다.

지난달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해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기술 개발과 전략 등을 논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LG의 소재∙부품∙장비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핵심 현장을 찾은 것이다.

구 회장은 이날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 ▲솔루블OLED ▲메탈로센 POE 등 미래 성장을 위한 차세대 소재∙부품 R&D 과제별 책임자들에게 개발 현황과 전략 등을 상세히 설명 듣고 논의했다.

3세대 전기차용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Km 이상 주행 가능한 배터리이다. 기존 1세대(160km 미만)와 현재의 2세대(320km 이상~500km 미만) 수준을 넘어, 내연기관 자동차와 대등한 주행거리를 갖춰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앞당길 게임 체인저로 평가 받고 있다. 업계에서 2020년경부터 3세대 전기차 시장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이 이차전지 업계에서 기술력을 기반으로 다시 한번 도약하고, 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의미가 있다.

솔루블OLED는 현재 LG가 이끌고 있는 OLED 대세화와 병행해 차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핵심 기술이다. LG화학이 지난 4월 듀폰사로부터 기술과 연구, 생산설비 등의 유∙무형자산 일체를 인수했다. OLED 제조 시 기존 증착 방식(유기물질을 진공상태에서 가열한 뒤 증발한 상태로 패널에 붙여 제조)과 달리 용액 형태의 유기물질을 직접 패널에 분사해 만드는 방식으로 생산 원가를 낮추고 양산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메탈로센 POE(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 Polyolefin Elastomer)는 LG화학 등 전 세계 5개 화학사가 제조 기술을 갖고 있는 메탈로센계 촉매 기술 적용 플라스틱 합성수지다. 가공성이 뛰어나고 충격강도와 탄성이 우수해 자동차 내외장재 및 범퍼의 충격 보강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최근 태양광 패널의 봉지재 등으로 사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범용수지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는 중국의 석유화학 경쟁사들과 차별화해서, 제품 고부가화를 가속화 하는 의미가 있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의 연이은 현장행보를 두고 미래 소재∙부품에서 극일하기 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 일본 정부가 경제도발의 첫 시발점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 규제의 자신감에서도 대규모 R&D(연구개발) 투자를 통한 소재·부품의 기술력 확보가 크게 작용했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이 한국과 일본의 부품·소재 기업 1만117개(한국 2천787개, 일본 7천330개)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한국 핵심 부품·소재 기업의 R&D 지출액이 일본기업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규제를 개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소재 기업의 경우 R&D 투자액이 41배까지 벌어졌다.

한편 구 회장은 올해 들어 LG의 미래 준비를 가속화 하기 위한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과 4월에는 각각 한국과 미국에서 개최된 R&D 석∙박사 초청 행사인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우수 인재 확보에 공을 들였고, 4월 미국 방문시에는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LG테크놀로지 벤처스를 찾아 운영 현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했다.

또 3월에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어워즈(Awards)’에 참석해 뛰어난 고객 가치 혁신 성과를 창출한 팀을 시상하고 격려했다. 7월에는 평택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방문해 제조와 생산 역량을 높이기 위한 장비 관련 기술과 전략을 살폈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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