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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적자의 늪' 신세계조선호텔…한채양號 과제는


'레스케이프' 부진에 적자 지속…'재무통' 역량 발휘해 실적 개선 이끌 듯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용진 호텔'로 불리는 '레스케이프'의 실적 부진 책임을 이용호 신세계조선호텔 전 대표가 고스란히 안고 떠난다. 2년 만의 불명예 퇴진이다. 신세계조선호텔이 몇 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에서 '레스케이프'의 오픈 후 더 큰 타격이 불러온 결과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수장 교체라는 쇄신카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업계는 당분 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그만큼 신세계조선호텔을 이끌게 된 한채양 부사장의 어깨도 무겁다.

신세계그룹은 21일 신세계그룹 전략실 관리총괄을 담당했던 한채양 부사장을 신세계조선호텔 대표로 선임하는 등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한 부사장은 2001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경력 입사 후 경영지원실, 경영전략실, 전략실 등에서 근무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한 부사장은 이마트 경영지원실 등에서 근무하며 기획과 재무 관리에 능통한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며 "꼼꼼함을 무기로 앞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사업들을 하나하나 잘 이끌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한채양 신세계조선호텔 대표 [사진=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지분 98.9%를 소유하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레스케이프 등 총 4곳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레스케이프'는 신세계가 처음 선보인 독자 호텔 브랜드로, 정 부회장의 애정이 깊다. 정 부회장은 '레스케이프' 호텔 오픈 시 직접 내부 인테리어까지 신경 쓸 정도로 호텔 사업에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조선호텔의 실적 하락에 주축이 된 '레스케이프'는 신세계의 호텔 사업에 아킬레스건이 됐다. 지난해 '레스케이프' 오픈 후 차별화된 콘셉트가 소비자 공감을 얻지 못하고, 호텔 입지조건과 객실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이어졌고 결국 공실률이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 같은 레스케이프의 부진으로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 76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이번 2분기에도 56억 원의 적자를 냈다. 올 상반기에는 11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3년 영업이익 75억 원을 기록한 후 2014년부터는 5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신세계조선호텔의 부채비율은 103.9%에서 145.6%로 급증했으며, 차입금 의존도도 30.7%에서 37.9%로 늘었다. 별도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017년 961억 원에서 지난해 말 1천99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6월 신세계조선호텔의 신용등급 전망을 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부회장은 오는 2023년까지 국내에 5개 이상 독자 호텔 브랜드로 10개 가량의 사업장을 오픈할 계획을 내놨다. 신세계가 앞으로 '레스케이프' 외에 선보일 독자 브랜드 후보로는 '조선 팰리스', '그랜드 조선', '제이 플라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웨스틴 조선호텔 서울의 명칭을 '조선 팰리스'로 바꾸는 방안을 두고 TF팀을 꾸리기도 했다. 다만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브랜드 계약이 연장돼 호텔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

지금까지 내년 하반기 오픈이 확정된 곳은 부산과 제주에 들어설 특급호텔과 서울 중구·강남에 들어설 비즈니스 호텔로, 모두 임차 운영이다. 이 외에도 신세계는 오는 2020년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는 '스타필드 인천 청라점'에도 쇼핑몰과 결합한 형태로 호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레스케이프 호텔 내부 전경 [사진=신세계조선호텔]
레스케이프 호텔 내부 전경 [사진=신세계조선호텔]

이 같은 상황에서 한 부사장의 부담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일단 한 부사장은 내부에서 '재무통'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신세계조선호텔의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정 부회장이 호텔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한 부사장은 실적 관리와 함께 효율적으로 비용 집행하며 차분히 사업장 확장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신세계조선호텔은 운영담당을 신설해 서울과 부산 호텔 등 개별 사업장을 통합 운영하며 시너지 확대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에는 해외 진출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이미 롯데와 신라가 양분하고 있어 경쟁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며 "신세계가 내년 호텔 오픈을 앞두고 전면 개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건물 임차에 나서면서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된 만큼 한 부사장이 사업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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