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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달 표면 극한 환경 본뜬 '진공챔버' 열렸다


건기연 미래융합관 내 마련, 유사 환경서 관련 장비 테스트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성공적인 달 탐사를 위해 지구에서 달과 유사 환경을 만들어 장비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이 국내에 마련 됐다. 달 기지 건설을 준비하는 유럽우주국(ESA) 등과 한국의 국제협력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한승헌)은 5일 오전 우주 극한환경에서의 건설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미래융합관'을 경기도 일산 본원에 개소했다.

이곳에는 5m 높이 원통형 모양의 실대형 '지반열진공챔버(DTVC)'가 자리하고 있다. 이 챔버는 진공상태, 극심한 기온차, 월면토 등 달 지표면과 유사한 환경을 만들어 건설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장비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직경 1.8m, 높이 3.4m의 챔버를 만든 적이 있지만, 실제 크기의 장비가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대형 챔버는 '세계 최초'로 보유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5일 경기도 일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미래융합관 개관식에서 '지반열진공챔버(DTVC)'가 공개됐다. [출처=한국건설기술연구원]
5일 경기도 일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미래융합관 개관식에서 '지반열진공챔버(DTVC)'가 공개됐다. [출처=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구와 달리 달 표면은 대기가 거의 없고, 기온은 영하 190도에서 영상 150도까지 극심한 변화를 보인다. 연구원의 지반열진공챔버는 강력한 진공펌프와 극저온 냉각시스템, 할로겐 램프 히터를 이용해 이 같은 달의 환경을 모사해낸다.

이날 시연 중 챔버 안에 최대 25톤, 너비 4m, 깊이 2m의 인공 월면토(月面土)를 담은 직사각형 컨테이너가 들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챔버에서 지구의 토양이 아닌 월면토가 필요한 이유는 달 착륙선, 탐사로버 등 기계장치가 달에서 임무수행을 할 수 있는지 사전 구동 성능평가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한승헌 건설기술연구원장은 "NASA가 달에 탐사장비를 보냈을때 먼지로 인해 고장이 발생한 바 있는데, 외국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여러 장비나 공법을 진공챔버에서 시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지반열진공챔버에 들어갈 인공 월면토 컨테이너 위에 달 탐사용 로버가 움직이고 있다.
지반열진공챔버에 들어갈 인공 월면토 컨테이너 위에 달 탐사용 로버가 움직이고 있다.

인공 월면토는 연구원 산하 지반연구소이 개발했다. 달의 토양은 30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작은 입자로 이뤄져 있는데, 지구의 현무암으로 유사한 토양을 만들 수 있다. 연구원의 한국형 인공월면토(KLS-1)는 미래융합관에서 하루에 120kg가 만들어지고 있다.

연구원은 챔버안에서 극한환경을 모사할때 월면토가 날아서 흩어지지 않게 만드는 기술도 개발했다. 연구원 측은 "세계적으로 달탐사가 표면탐사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며, "달 탐사환경을 만드는데 필요한 지반제어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는 NASA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챔버를 만드는데에는 35억원이 소요됐다. 연구원은 우주·극지방·재난재해지 등 극한의 특수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핵심원천건설기술을 연구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이 챔버를 만들었다.

미래융합관에서는 남극 장보고기지에서 시험 중인 초저온 환경 시추용 드릴, 건설재료 3D 프린팅 실험실 등이 공개됐다. 특히 3D 프린팅 장비는 2021년 부산 에코델타시티(EDC)에서 유선형 소형 건축물을 만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건설기술연구원은 이번 미래융합관 개관과 함께 국제포럼을 열었다.

국제 달기지 건설사업 '문 빌리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버나드 포잉 유럽우주국(ESA) 부설 국제달탐사단 박사는 "달 표면에 대한 국제 연구가 진행중인 가운데 건설기술연구원의 챔버는 아주 적절한 시기에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3년 지구에서 모듈을 가져가 기지 건설을 시작해 달의 자원을 3D프린팅 재료로 사용하고, 2040년에는 100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규모로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산=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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