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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불 안 타고 오래 가는 ‘리튬-황 전고체전지’ 개발


이중층 고분자 전해질 인쇄 공정 개발로 수명주기 두 배 늘려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고체전해질을 이중으로 쌓아 성능과 수명을 개선한 '리튬-황 전지'가 개발됐다. 가위로 자르거나 불을 붙여도 안전하게 작동하는 고용량 배터리를 인쇄 공정으로 쉽게 제조할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11일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 교수팀은 프린팅 공정을 이용해 안전성 높은 ‘다형상 전고체 리튬-황 전지(all-solid-state battery)’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연성과 난연성이 동시에 확보된 고체 상태의 섞이지 않는 이중층 구조 전해질’을 개발하고, 단계적 프린팅 공정으로 ‘플렉시블 바이폴라 전고체 리튬-황 전지’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기존 액체 전해질 기반의 리튬-황 전지에 비해 수명주기를 두 배 이 상 늘렸으며 고온·고압 공정을 거치지 않고도 쉽고 빠르게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프린팅이 가능한 전극과 전해질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인쇄하는 '프린팅 공정’기술과 '이중층 고분자 전해질’로 리튬-황 전지의 고질적 문제인 전지 수명 감소를 해결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2.8V의 낮은 충전 전압을 갖는 리튬-황 전지를 8.4V의 고전압 전지로 제조했다. 또한 모형 글라이더 날개와 같은 제한적인 표면에 프린팅을 통해 전지를 구현하는 것도 가능했다.

UNIST 이상영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게재된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 (Advanced Energy Materials)’ 10월24일자 표지[UNIST 제공]
UNIST 이상영 교수 연구팀의 논문이 게재된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 (Advanced Energy Materials)’ 10월24일자 표지[UNIST 제공]

리튬-황 전지는 리튬을 음극재로, 황을 양극재로 사용하는 전지다.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약 5배 이상 높지만,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생성되는 황화합물이 전지의 성능을 저하시키는 단점이 있다. 황화합물이 음극으로 이동해 음극 표면에 얇은 막을 만들면서 전기 흐름을 담당하는 리튬 이온의 움직임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두 개의 층으로 이뤄진 젤(Gel) 상태 전해질’로 해결했다. 음극에는 황화합물이 음극으로 이동하는 것을 억제하는 전해질을, 양극에는 황의 산화와 환원 반응이 잘 일어나는 전해질을 배치한 것이다. 두 전해질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해 서로 섞이지 않는다.

이중층 구조의 고체 상태 전해질이 도입된 전고체 리튬-황 전지의 모식도 및 전지 특성: 이중층 구조의 고체 상태 전해질(연분홍색/연하늘색)을 도입해 리튬폴리설파이드의 이동을 억제해 기존 액체 전해질 대비 우수한 충·방전 주기 특성을 확보했다.[UNIST]
이중층 구조의 고체 상태 전해질이 도입된 전고체 리튬-황 전지의 모식도 및 전지 특성: 이중층 구조의 고체 상태 전해질(연분홍색/연하늘색)을 도입해 리튬폴리설파이드의 이동을 억제해 기존 액체 전해질 대비 우수한 충·방전 주기 특성을 확보했다.[UNIST]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김세희 박사는 “일반적인 액체 전해질을 갖는 리튬-황 전지에 비해 수명 주기가 2배 이상 늘어났으며, 고체 전해질이지만 부드럽게 구부러지는 젤 형태를 썼기 때문에 전지의 기계적·화학적 안정성이 높다. 전지 여럿을 직렬로 연결할 수 있어 작동 전압을 높이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전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접고 펴기를 반복해도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LED 램프와 연결된 전지를 가위로 잘라도 램프에 불이 유지될 정도로 안전성도 높다고 밝혔다. 전지에 불을 붙이는 실험에서도 끄떡 없이 작동했다.

‘단계적 프링팅 공정’이 가진 장점은 원하는 자리에 다양한 모양의 전지를 직접 제조할 수 있어 사각형 배터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비행기 날개 위에 알파벳 형상의 리튬-황 전지를 제조해 선보였다.

이상영 교수는 “이 연구는 현재 이차전지 분야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고용량·고안전성 전고체전지’를 만드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며, “가위로 자르거나 불을 붙인 상황에서도 정상 작동하는 매우 안전한 바이폴라 구조를 구현해 고전압 특성을 확보했으며 프린팅 공정을 이용해 다양한 모양의 전지를 쉽게 만들 수 있어 리튬-황 전지의 실용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도약)지원사업과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에너지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스 (Advanced Energy Materials)’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10월 24일자로 출판됐다. (논문명: All-Solid-State Printed Bipolar Li-S Batteries)

 김세희 박사(왼쪽)와 이상영 교수[UNIST]
김세희 박사(왼쪽)와 이상영 교수[UNIST]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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