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벤츠, 新모빌리티 사업 韓 법인 설립…공략 본격화

첫 사업은 '렌터카'…미래 모빌리티 시장 선점 경쟁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국내에서 국산차 업계 1위 현대자동차와 수입차 업계 1위 메르세데스-벤츠가 각각 렌터카 분야를 시작으로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트렌드가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하면서 생긴 흐름이다. 한국에서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누가 선점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과 독일 다임러그룹은 각각 한국에 법인을 설립하고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알렸다.

먼저 지난해 10월 다임러 모빌리티 AG는 한국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메르세데스-벤츠 모빌리티 코리아(MBMK)'라는 별도 법인을 설립했다.

다임러 모빌리티 AG는 다임러 파이낸셜 서비스에서 이름을 바꾼 메르세데스-벤츠의 모회사인 다임러 AG의 계열사다. 이름을 바꾼 이유는 금융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던 회사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다.

특히 다임러 모빌리티 AG가 처음으로 설립한 해외 법인이 한국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메르세데스-벤츠가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지위는 굳건하다. 4년 연속 판매 1위를 지키고 있을 뿐 아니라 지난해 수입차 고객 10명 가운데 3명이 메르세데스-벤츠를 선택했다.

현대차그룹 역시 지난해 국내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공동 출자하는 형식으로 신설 법인 '모션(MOCEAN)'을 설립했다.

'모션'은 '모빌리티(Mobility)'와 '오션(Ocean)'을 합성한 것으로 유연하면서도 경계를 규정하지 않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모빌리티 코리아(MBMK) 출범. [서민지 기자]

두 업체 모두 법인까지 설립하며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소비트렌드가 소유에서 공유로 넘어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 때문에 각국의 자동차 판매도 감소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완성차 5사의 총 판매가 전년대비 3.8% 줄어들었고, 수입차는 전년대비 6.1% 줄어들며 3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공유 모빌리티 시장 규모는 점차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전 세계 차량공유시장 규모가 2025년 2천억 달러에서 2040년 3조 달러까지 연평균 102%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정KPMG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차량공유시장 투자금액은 전년대비 20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가 한국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먼저 진출한 분야는 '렌터카'다. 렌터카 사업은 공유경제 확산에 좋은 모델이라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렌터카 사업은 장기, 단기 리스 형태와 시간대 별로 빌리는 것도 가능해 공유경제를 확산하기 가장 좋은 베이스 모델이다"며 "미래 먹거리인 차량 공유 쪽을 확산할 때 렌터카를 가지고 있는 업체가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업체가 현재 시작한 렌터카 사업의 형태는 조금 다르다. 다임러그룹은 개인에게 '맞춤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현대차그룹은 렌터카 업체에게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식이다.

MBMK의 첫 사업은 프리미엄 장기렌터카 서비스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했고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언제, 어디서나, 빠르고 쉽게 장기렌터카 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 기간과 선납금 등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고,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승용 전 차종을 대상으로 한다.

궁극적 목표는 연 단위부터 분 단위까지 고객들이 모빌리티 서비스를 간편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법인 출범을 공식 발표한 날 기욤 프리츠 MBMK 대표이사는 "고객들이 딜러사를 통해 렌트 문의를 많이 하고 있고, 장기 렌터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렌터카 사업을 먼저 시작하게 됐다"며 "향후 고객 요구에 맞춰 구독형 서비스와 시간 단위의 차량 공유 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양해각서(MOU) 체결.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모션은 렌터카사에 첨단 IoT(사물인터넷)가 적용된 단말기와 관리 시스템 등 통합형 플릿 관리 시스템인 '모션 스마트 솔루션'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렌터카사들은 모션 스마트 솔루션을 통해 모아진 데이터를 이용해 서비스 운영과 관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기존 중장기 대여에서 초 단기 대여 서비스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할 경우 렌터카 대기 유휴를 최소화하고 부가수익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이 렌터카사와 손잡은 것은 공유경제 기반의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생'을 통한 생태계 구축도 중요해서다. 이를 반영하듯 현대차그룹은 계속해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정부의 규제 샌드박스 일환으로 시작하게 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인 '수요응답형 커뮤니티 이동 서비스' 프로젝트도 기존 택시 제도권 안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다.

현대차그룹은 모션과 관련해서도 "제도권 내 모빌리티 시장 주체인 렌터카 사업자들과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해 국내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를 견인하고 4차 산업 시대 상호 상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김필수 교수는 이와 관련해 "국내 시장은 두 세 개의 렌터카 업체가 나눠 먹고 있는데 현대차가 들어오면 오히려 적만 만들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기존 업체를 활용해 투자한다든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하는 식으로 기존 업체를 흔들지 않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식으로 공유경제 확산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두 업체 모두 해당 법인을 통해 진출할 다음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분야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는 "MBMK 상품 계획은 현재 구체화한 게 없다"며 "이번에 출시한 장기렌터카 서비스가 처음이기도 해서 최대한 장기렌터카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국내 렌터카 업체들과 상생하는 플랫폼 제공을 시작으로 향후 새로운 모빌리티 트렌드를 선도하고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면서 "구체적인 사업 영역이나 방향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황금빛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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