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산화수소 생산 효율 8배 높였다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화학 및 제약 산업의 핵심재료인 과산화수소의 생산 효율을 최대 8배 높일 수 있는 촉매가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단장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은 유종석 서울시립대 교수팀과 공동으로 산소와 물만을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촉매를 개발했다고 네이처 머티리얼스紙 14일자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촉매는 2차원 그래핀 위에 코발트(Co) 원자를 올린 형태다. 백금, 팔라듐 등 기존 촉매와 달리 코발트 원자를 사용해 가격이 2천배 이상 저렴하다.

현택환 단장은 "1kg의 촉매를 사용했을 때 하루에 341.2kg의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성능"이며 "110시간 이상 과산화수소를 연속적으로 생산하는 실험을 진행한 후에도 초기성능의 98% 이상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가장 효율이 좋다고 알려진 귀금속계 촉매보다 최대 8배이상 높은 생산성능이다.

과산화수소는 치약이나 주방세제 등 생활용품은 물론 멸균이 필요한 의료현장, 폐수 처리제, 불순물 제거가 필요한 반도체 공정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

과산화수소(H2O2)는 구성요소가 수소(H)와 산소(O)로만 이뤄져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수소와 산소 그리고 물을 이용해 합성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소, 물, 산소를 직접 이용하는 방식은 활성이 낮아 안트라퀴논(Anthraquinone)공법으로 알려진 합성법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이 공정은 값비싼 팔라듐 촉매를 사용하며, 에너지가 많이 소비될 뿐만 아니라 부산물로 유기물이 발생해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특히 원자 수준에서 촉매의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는 학술적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교신저자인 성영은 부단장(IBS)은 “철, 코발트, 니켈 등 비교적 값싼 원자가 그래핀 위에 안정화되어 있을 때 전기화학반응을 효과적으로 매개한다는 연구결과에 착안해 이번 연구의 아이디어를 얻었다”며 “원자 수준에서 촉매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음을 규명하고 계산화학을 통해서도 정당성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코발트 원자 주변 구조를 변화시켜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과산화수소 생산 성능을 보이는 촉매를 개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촉매가 상온·상압에서도 안정적, 친환경적으로 생성물을 합성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화학공정에서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택환 단장은 “세계 100대 산업용 화학물질인 과산화수소를 환경 친화적이며 경제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과산화수소 생산은 물론, 촉매를 사용하는 많은 화학반응에 적용돼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논문명 : Atomic-level tuning of Co-N-C catalyst for high-performance electrochemical H2O2 production

◇저자 : 정의연(공동 제1저자, IBS/서울대), 신희종(공동 제1저자, IBS/서울대), 이병훈(공동 제1저자, IBS/서울대), 블라디미르 이프레모(서울시립대), 이수형(서울시립대), 이현석(IBS/서울대), 김지헌(IBS/서울대), 바이처 안팅크(IBS/서울대), 박수빈(IBS/서울대), 이국승(포항가속기연구소), 조성표(서울대), 유종석(공동교신저자, 서울시립대), 성영은(공동교신저자, IBS), 현택환(공동교신저자, 연구책임자, 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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