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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위주 사글세 '부활'…월세 차이점은


임대인에게는 보증금이 없다는 '리스크', 임차인에게는 '부담'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1인가구 증가와 함께 단기 거주 목적의 임차수요가 꾸준히 발생함에 따라 지난 1990년대 주류를 이뤘던 '사글세' 형태의 임대차 방식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늘어나고 있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4~2018년 결혼한 부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혼집 마련에 '자가'와 월세'가 각각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자가 비중은 34.9%로, 부모 세대(1998년 이전 결혼)13.8%에 비해 크게 늘었다. 특히 월세(보증부 월세·사글세 포함)도 16.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글세'는 임차기간 동안 차임을 전부 지급하는 것을 말하며, 월세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사글세는 '보증금이 없는 월세'로 계약기간까지의 월세를 한꺼번에 선납하는 것을 의미한다. 계약종료와 동시에 집을 비워야 한다. 보증금이 없는 월세의 대표적인 형태는 '고시원'으로 보증금 없이 매월 월세만을 납부하는 것이다. 사글세는 보증금이 없으나 임차인이 살고자 하는 기간까지의 월세를 '일시납' 한다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

사글세는 자취생, 유학생 등 단기 거주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임대차 보증금이 높게 책정되거나, 임차 보증금보다 월세수익을 선호하는 임대인들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사글세 방식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에서 1인가구 거주 비율이 가장 높은 관악구의 경우 대학가와 강남·여의도 출퇴근 수요까지 흡수한다는 입지적 요건으로 '사글세' 임차방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하철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20층 규모의 A오피스텔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55만원이지만, 보증금 없이 매월 65만원의 월세를 1년치 선납하는 조건으로 입주가 바로 가능하다.

A오피스텔 관리인은 "인근 지역은 1인가구 비중도 높고 유학생, 회사원들도 많아 사글세 형태로 거주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임대인의 입장에서도 몇푼 안되는 보증금을 받느니 월세를 조금이라도 더 받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 오피스텔의 경우에도 집을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사글세 임차방식을 권유하고 있다. 1년계약시 큰 금액은 아니지만 소정의 금액(약 1달치 월세)을 할인해준다"고 말했다.

관악구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사글세는 1990년대 주를 이뤘던 임차방식이다. 보증금이 필요 없어 소득수준이 낮고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집주인과 임차인 모두 선호하던 계약형식"이라며 "최근에는 저금리로 전세 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월세 보증금으로 큰 이득을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 지역 원·투룸 뿐만 아니라 아파트에서도 이 같은 임차형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사글세의 경우에도 임대인과 임차인이 계약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아무리 정해진 기간까지의 월세를 일시납 받는다 해도 보증금이 없다는 점에서 집주인에게 리스크가 될 수 있다.

또 임차인의 경우에도 정부의 전·월세 보증금 대출지원정책 등에 따라 월세 부담을 줄이고, 일정수준의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사글세 계약기간 중간에 거처를 옮겨야 할 경우 이미 납입한 월세를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소액의 보증금으로 크게 이득을 볼 수 없자 사글세로 눈길을 돌리는 임대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선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소액이라도 보증금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임차인의 입장에서는 특히 사회경험이 없는 대학생들이 거주하는 대학가 위주로 고액의 사글세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 같은 경우에도 서울시나 정부의 주거지원정책을 충분히 알아보고 부모님과의 논의 끝에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보증금 부담이 없고, 월세를 선납한다는 가정하에 소액의 금액을 깎아주기도 하나, 이 경우에도 보증금보다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월세액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 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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