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정체성 문제에 매우 보수적"…외신들, 변희수 하사 전역 논란 평가


[아이뉴스24 권준영 기자] 휴가기간에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남→여)을 받은 뒤 강제 전역한 변희수 하사 사례를 두고, 외신들이 한국 사회가 성정체성 인식에 대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BBC방송, NYT, WSJ은 남성으로 입대했으나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고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은 육군 변희수 하사를 모두 '그 여자'(she)로 표현했다.

변희수 하사. [뉴시스]

22일 영국 로이터는 전역심사에 능통한 군 관계자를 인용, "변 하사가 법적 절차를 밟아 공식기록상 여성으로 등록된 후 여군 복무에 지원한다면 군이 거부할 이유는 없어야 한다"고 전했다.

AFP는 한국 사회가 성정체성 문제에 대해 "매우 보수적"이라고 지적하며 "많은 동성애자와 성전환자가 음지에서 살고 있음에도 다른 아시아국가들보다 LGBT(성소수자) 권리에 덜 관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FP는 또 "국제인권단체들은 동성애가 민간 사회에서 합법인데도 불구하고 (군대에서는) 동성애를 금지하고 적발될 경우 2년 이하 징역형을 내리는 등 한국이 성소수자 군인을 대하는 방식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BBC방송은 23일 보도에서 "한국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는 장애나 정신질환으로 자주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강력한 보수 기독교단에서 LGBT를 죄악으로까지 규정하고 성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이 없다는 사실도 한국 사회의 보수적 성향 가운데 하나로 지목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안이 게이와 트랜스젠더가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한국에서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시험대였다고 진단했다.

WSJ은 "LGBT 공동체가 최근 들어 더 많이 포용되긴 하지만 한국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대만, 게이라고 공표한 의원을 선출한 일본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보다 여전히 관용(다양성 인정)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성 소수자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용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를 했다.

NYT는 "이번 사건은 레즈비언, 게이, 트랜스젠더가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특히 군대에서 자주 마주치는 비우호적인 처우를 잘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변희수 하사는 창군 이후 처음으로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고 복무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꾸려고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 신청도 제출했다.

그러나 육군은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성전환 수술 후 바로 실시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그에 따른 강제전역을 결정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의 진정을 받아들여 법원의 성별 정정 이후로 전역심사를 연기하라고 권고했으나 육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육군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 권고'의 근본 취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나 이번 '전역 결정'은 '성별 정정 신청 등 개인적인 사유'와는 무관하게 '의무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법령에 근거하여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inews24.com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