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코리아 ①] 코로나19가 바꾼 일상…기업·시장 이어 사회·문화 격변기

재택근무·마스크 5부제 등 시행초 혼란 이어져…"대화 이어가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 유입된 지 불과 3개월 만에 우리 일상은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산 공포는 당장 사람 간 접촉을 꺼리게 했다. 외출을 자제하기 시작하면서 거리에는 사람들이 사라졌고, 오프라인 매장에 넘쳐나던 인파는 뚝 끊겼다. 소비 주체인 사람들이 외출을 줄이면서 당장 소비 문화에도 변화가 생겼다. 집에서 모든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홈코노미시대의 개막은 신호탄인 셈이다. 이에 아이뉴스24에서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통시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나라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매일 직장으로 향하던 샐러리맨들은 거실에 설치된 노트북 앞으로 자리를 옮겼고, 사상 초유의 '마스크 5부제' 시행 속 약국에는 전쟁 상황을 방불케 하는 긴 줄이 늘어섰다.

◆재택근무 확산에 '희비 교차'…사회적 비용 증가 우려도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어져오던 재택근무가 하나둘 종료되고 있다. 실제 SK그룹은 지난 1일부터 일부 정상근무를 시작했으며,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 등은 지난달 23일부터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정상 출근을 단행해 왔다. 또 CJ, 롯데 등 유통 기업 일부 계열사들도 비슷한 시기 출근을 시작했다.

이들은 전면 재택근무를 중단한 대신 유연근무제 및 격일 조별 출근제를 도입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적게는 2주, 길게는 두 달 동안 이어진 '재택근무 시즌'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변화시켰다. 퇴근길 자연스럽게 들르던 식당의 음식은 배달 음식으로 대체됐고, 온라인 유통업계는 밀려드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또 새로운 일하는 방식에 대한 호의적 평가와 비판이 이어지며 자연스럽게 토론의 장이 마련되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일상적 모습을 바꿔 놓았다. [사진=아이뉴스24 DB]

반면 이에 따른 어두운 그림자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부 기업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 대신 연차를 사용하라고 강요하는 등 구시대적 기업문화를 고스란히 노출시켰고, '필수 업무'라는 미명 아래 위험 지역으로 출장을 보내는 일도 발생했다. 또 온라인 유통업체의 배송원들은 가혹한 근무환경에 대해 비판하며 집단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항공·면세·여행·호텔업계는 구조조정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등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으며, 회식 등을 주 수입원으로 삼던 외식업계 소상공인들은 생계 위기에 직면했다. 이에 따른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마스크 대란', 온라인 개학 앞두고 '웹캠 대란' 번질까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일상을 넘어 복장까지 바꿨다. 사태 초기 코로나19가 호흡기로 전염된다는 것이 알려지자 전 국민이 마스크를 필수품으로 챙겼고, 이어진 마스크 품귀 현상에 정부는 사상 초유의 '마스크 5부제'라는 강력 조치를 내놨다.

이에 1인당 1주일간 2매로 구매를 제한하는 강력한 정책에 전 국민이 마스크 공적판매처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제도 시행 초기 약국 수십 곳을 돌아도 마스크 한 장을 구매하지 못한 이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렀다. 약국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공적마스크 판매를 포기하는 약국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달 강남 한 약국에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 늘어서 있는 모습. [사진=아이뉴스24 DB]

이 같은 혼란은 제도 시행 3주차에 접어들며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스크 5부제로 인한 판매시비 및 행패소란 사건은 제도 시행 1주차 하루 평균 72건에서 3주차 23건으로 68% 줄어들었다. 또 애플리케이션 등을 중심으로 마스크 재고를 신속히 파악하게 돕는 서비스가 정착되며 구매 또한 수월해졌다.

이 과정에서 제도 자체에 따른 재평가도 이어졌다. 시행 초기 사실상의 '배급제'라며 논란의 대상이 됐었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이들이 우리나라에 연이어 조언을 구하는 모습에 호의적 여론도 고개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이 같은 혼란이 오는 9일로 예정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아 재현될 움직임을 보여 일각으로부터 우려의 시선이 제시되고 있다. 수업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웹캠의 가격이 폭등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인터넷 연결 등 제반 조건이 원활하지 못한 가정에 대한 지원 문제가 떠오르면서다.

실제 지난 3일 용산 전자상가에서 만난 한 상인은 "웹캠을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재고가 없다"며 "가격도 올랐고, 주문을 넣어도 언제 들어올지 잘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이어질 변화에 사회적 협의·대화 선행돼야"

업계와 학계는 코로나19 사태가 해소 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사회적 변화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사태 때의 변화가 방역체계에 국한됐었다면, 코로나19 사태는 기업·시장은 물론 사회·문화 전반의 전환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택근무로 인한 기업문화 변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인간관계 등 '사회적 업무'에 신경을 덜 쓸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올랐다는 호의적 반응과 함께 소통이 어렵고 일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상존하고 있어 향후 토론이 이뤄질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무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하다 생각할 수 있는 대면보고 등이 사라져 재택근무가 효율적이라 여길 수 있지만, 업무를 총괄해야 할 관리자 입장에서는 신속한 보고를 받을 수 없는 문제 등이 있어 비판적인 부분도 있다"며 "가까운 미래 재택근무·탄력근무제 등이 업계의 주요 화제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와 학계는 코로나19 사태 후 이어질 사회 변화 이전에 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아이뉴스24 DB]

항공·여행업계를 중심으로 불거지고 있는 구조조정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스타항공은 업황 부진 속 3월 급여도 지급하지 못한 상황에 몰려 750여 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또 여행업계 임직원들은 대부분 격일 출근에 급여 삭감을 겪으며 혹시 있을 지 모르는 해고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며, 온라인 시장으로의 쏠림 현상이 격심해진 상황 속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간 일부 유통 대기업에서도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는 직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붕괴 위기에 몰린 소상공인에게 투입될 사회적 비용 역시 향후 과제로 꼽힌다. 단순히 재기를 위한 자금 뿐 아니라, 길게는 수십년간 꾸려온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은 이들에 대한 다방면의 지원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학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짐에 따라, 경제적 손실을 넘어 사회적 대립으로 이어질 만한 갈등 요소가 곳곳에서 표출되고 있다"며 "사태 진정 이후 이에 대한 사회적 협의가 경제 재건 작업과 반드시 양립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물론 기업·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되돌아보고, 최선을 다해 성숙한 사회문화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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