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채안펀드 이르면 다음주 윤곽…중소형 캐피털사엔 '그림의 떡'


지원 받으려면 투자등급 AA급 이상...대부분 기준 미달돼 혜택 못받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금융당국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운용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우선 지원 기업 대상 등은 다음주에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캐피털업계에서는 채안펀드에 대해 회사 규모에 따라 온도차를 보이고 있는데, 지원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중소형 캐피털사들은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

◆ 채안펀드 구체적인 우선 지원 대상 선별…3조원 총알 준비해 금리 조율중

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채권시장안정펀드 운용사들은 현재 펀드 운영을 위한 금리 협의, 지원 대상 등 구체적인 기준 마련으로 분주하다. 채안펀드를 통해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를 사들이는 것은 다음주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IBK자산운용 관계자는 "채안펀드는 지난 2일에 하위 운용사로 자금이 집행돼 채권을 매수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조건을 협의중이다. 지금 시장 상황을 보면서 협의하고 있고 어떤 등급의 종목 채권을 사들일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이 안정될 듯 하다가 안 좋아지고 자금도 어제 집행됐기 때문에 어떤 기업의 채권을 매입할지 탐색을 해봐야 한다"며 "펀드매니저들이 어떤 기업이 급한지는 평가를 한 다음 집행하게 될 것이다. (선정) 기준은 당연히 있을 것인데 구체화해서 어떻게 우선순위를 둘지는 다음주 시장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금융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포함돼 출범한 채안펀드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금융투자 등 금융업권과 산업은행 등 총 84개사가 자금을 출자해 만드는 펀드로, 우선 10조원 규모로 회사채, 여전채, 우량 기업어음(CP)에 투자하기로 했다. 필요하면 10조원 추가 지원도 가능해 최대 20조원 규모까지 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 확대를 위해 채안펀드가 회사채를 사들여 기업들의 자금이 돌도록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펀드의 전체 운용은 IBK자산운용이 맡는데, 자(子)펀드 운용은 KB운용과 하나UBS운용이 하고 있다.

그런 채안펀드가 지난 1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전채 매입에 혼선을 빚었다. 금융당국과 운용사들은 카드·캐피털 회사와 여전채 발행 물량, 만기, 금리 등을 논의했으나 매입금리 이견 등으로 지원이 보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캐피털사 등이 채안펀드를 이용하려면 우선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도록 스스로 노력한 이후에 해야 한다며 시장조건보다 유리하게 해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출자를 하는 입장에서는 정부 자금이 들어간다고 해도 민간 운용사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운용사가) 지금 유통되는 민간채권평가회사 평균금리보다 조금 높게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라며 "현재는 조달금리와 관련된 의견을 조율하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첫번째 지원 대상의 조건이 향후 펀드 지원의 가늠자가 되는 만큼 채안펀드 지원을 위한 전체적인 금리 기준 설정 등을 위해 금리 등을 두고 여전사와 줄다리기 중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펀드 운용) 기금 자체는 캐피털콜 방식으로 전체 20조원의 약 3조원 정도는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 돈이 없는게 아니라 처음 지원해야 하는 여전채 물량에 맞춰서 (앞으로) 금리 수준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탈업계 대형-중소형사 '온도차'…채안펀드 사각지대도 살펴야

캐피털업계에서는 채안펀드의 실효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예금 등 수신상품으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는 캐피털사들은 얼어붙은 채권시장에서 채안펀드가 꽉 막힌 돈줄을 뚫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당장 촌각을 다투는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한 대형 캐피털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내부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무래도 여신전문금융사들은 영업을 하려면 조달을 해서 운영해야 하니 자금 여력이 많지 않은 곳은 꼭 필요하다. 대형사들 입장에서는 지금 현재로선은 필요하지만 당장 급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물 채권이 조달이 안되기 때문에 채안펀드는 회사 규모에 상관없이 업계 전체적으로 필요하다"며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있어 대응은 할 수 있는데 정부의 도움을 마다할 정도로 여유있는 상황은 아니다. 안정적인 조달 구조를 위해서는 대형사들도 신청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중소형 캐피털사다. 이번 채안펀드의 지원대상 기업은 투자적격 등급인 BBB급 이상보다 높은 AA급 이상이어서 해당이 안되는 중소형 캐피털사들은 채안펀드에 참여하고 싶어도 못한다.

한 중소형 캐피털사 관계자는 "채안펀드는 경색된 채권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방향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회사가 편입 대상이 되기 위해 시도하고 있지만 대상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어 "채안펀드의 편입대상을 AA-급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시장조달이 가능한 우량 금융지주계열사와 대기업 계열사다"라고 토로했다.

다른 회사 관계자도 "회사가 이번 채안펀드 지원 대상에 포함이 되지 많아 이에 대해 검토하고 싶어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일부 캐피털사들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애매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용등급이 A등급인 캐피털사의 채권은 지원 대상이 안돼 채안펀드에 편입될 수 없다. 이 경우 A등급의 기업은 채권을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편입될 만큼 낮은 등급이 아니어서 어느쪽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자칫 자금 조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

P-CBO는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자산담보부증권을 말하는데 신용등급이 낮아 직접 채권을 발행하기 힘든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조달 방법이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채안펀드 이르면 다음주 윤곽…중소형 캐피털사엔 '그림의 떡'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