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문 닫는 면세업계, 국내외 점포 잇단 '셧다운'

롯데·신세계·신라아이파크, 시내점 대상…해외 점포도 속속 휴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면세업계가 고립무원의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국내 면세업계가 추가로 휴점한데 이어 해외 점포까지 문을 닫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면세업계의 피해도 눈덩이 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4월 한 달간 코엑스점과 부산점을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주 1회 휴무를 실시한다. 롯데면세점 제주점 역시 오는 11일부터 주말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15일), 부처님 오신 날(30일) 등 총 8일 간 휴무를 진행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12일부터 시내면세점을 대상으로 영업시간만 단축했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면세점 이용객 수가 갈수록 줄어들자 아예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코엑스점과 부산점, 제주점 매출은 평소 대비 80~90% 줄어든 상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일단 해당 점포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 휴무를 진행한 후 '코로나19' 사태 수습 등에 따른 업황을 고려해 휴무를 더 연장할 지 결정할 계획"이라며 "매출이 전보다 60% 이상 줄어든 월드타워점, 명동본점 휴무와 관련해서도 내부에선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4월 한 달간 부산점 운영을 매주 월요일마다 중단키로 했다. 명동점, 강남점, 신세계인터넷면세점의 경우 아직은 정상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 역시 오는 4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용산 매장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자 일시적으로 영업을 중단한다고 설명했지만, 쇼핑객 수가 줄어 매출이 급감한 것이 결정타였다.

[사진=HDC신라면세점]

앞서 동화면세점은 4월 한 달간 주말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평일 영업시간도 이날부터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로 하루 4시간 단축 운영키로 했다.

신라면세점도 4월 한 달간 주말 8일과 공휴일인 21대 국회의원 선거일(15일), 부처님 오신 날(30일) 등 총 10일 휴업을 결정했다. 제주도 관광객 급감으로 영업을 이어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돼서다. 실제 지난해까지 일 평균 3천여 명이 입도하던 제주도는 최근 주 1회 중국을 오가는 춘추항공 임시편 1편을 제외하면 모든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신라면세점은 제주공항점의 문을 이미 닫은 상태다. 제주시내점은 영업시간 단축으로 버텨왔지만 한계에 다다르자 이번에 휴점키로 했다. 영업 정상화 시점은 '코로나19' 사태 추이에 따라 결정할 예정이다.

다른 면세점들도 공항 면세점 문을 대부분 닫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입출국자 수가 급감하자 지난달 23일부터 인천공항 탑승동에 위치한 총 19개 점포 중 화장품, 패션, 잡화 등을 취급하는 4개 점포를 대상으로 임시 휴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 1일에도 1개 매장 문을 더 닫았다. 재개점 일정은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또 신세계면세점은 심야 항공편이 없는 제1여객터미널 탑승동, 제2여객터미널 내 매장의 심야 영업을 중단시키는 등 추가적인 영업시간 단축 조치도 시행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역시 현재 김포공항점과 김해공항점 문을 지난달부터 닫았다. 김포공항점의 경우 사실상 항공 운항이 거의 중단되면서 지난달 11일 임시 휴점에 들어가기 전까지 하루 매출이 2억 원에서 100만 원으로 급감했던 상황이다. 인천공항점도 지난달 매출이 90%나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동일한 이유로 지난달 김포공항점 문을 닫았다.

이처럼 각 면세점들이 잇따라 임시 휴점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인 입국금지·심사를 강화한 나라들이 많아지면서 출국자 수가 급감한 영향이 크다. 현재 한국인 입국 금지 강화 조치를 내린 국가는 총 181개 국이다. 또 면세업계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인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도 영향이 컸다.

실제로 지난달 1~30일 외국인 관광객은 94.7% 감소하고, 해외여행이 94.8% 줄면서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급감했다. 이로 인해 대기업 3사의 3월 매출은 모두 합쳐 80% 가량 줄어든 400억 원일 것으로 일각에선 추산했다. 평소 인천공항 면세점들의 한 달 매출은 2천억 원대다.

이 같은 어려움은 이달 들어 더 심화된 모습이다. 일평균 10만 명이었던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을 모두 합쳐 지난 1일 기준으로 1천300명에 그쳤다. 이에 따른 대기업 면세점 3사 일매출 총합은 고작 1억 원에 불과했다. 평소 일평균 매출은 60억~70억 원 수준이었다.

여기에 롯데·신라면세점은 해외 점포 문도 속속 닫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5일부터 베트남 다낭공항점, 나트랑깜란공항점, 하노이공항점 일부 매장을 비롯해 호주 2개 공항점, 괌 공항점, 일본 도쿄긴자점 등 7개 해외 매장 운영을 잠시 중단했다. 또 영업시간을 축소한 일본 간사이공항점도 향후 일본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따라 임시 휴점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싱가포르와 홍콩, 태국, 일본 등에 진출해있는 신라면세점도 일본 도쿄에 있는 타카시마야면세점 문을 지난 14일부터 닫았다. 태국 푸켓시내점 역시 마찬가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하면서 면세점들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수요가 회복되는 시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보여 실탄이 부족한 면세점 업체들에겐 이번 일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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