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변호사의 법썰] 공연음란죄와 경범죄, 판단 기준은?


[아이뉴스24] 공무원시험 준비 4년째, 속칭 ‘공시낭인’이라 불리는 30대 A씨는 기분전환을 위해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셨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에 예상 밖의 과음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일전에 봤던 만화가 생각났다. 으슥한 골목 구석에서 바지를 내리고는 자위행위를 시작했다. 은밀한 쾌감을 얻던 중 수상함을 느낀 행인의 신고로 경찰에 붙들린 A씨, 어떤 혐의를 받게 될까.

A씨는 공연음란죄로 처벌받을 확률이 높다. 형법 제 245조에 따르면 ‘공연음란죄’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해당 범죄 행위에 대하여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연히 음란한 행위'는 어떤 것들일까. 공연(公然)은 세상에서 다 알도록 뚜렷하고 떳떳함을 일컫는 한자어로 통상적으로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음란행위는 고려되어야 할 상황이 워낙 다양해 특정 짓기 어려우나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덕 관념에 반하는 행위’(대법원 2006.1.13. 2005도1264)로 보고 있다. 즉 행위가 일어난 상황의 해석에 따라 다른 적용이 가능한 것이다.

지난 2017년 B씨는 경기도 고양시의 필리핀 참전비 앞에서 속옷을 포함한 하의를 내린 채 서성이다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검찰은 B씨를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했고, 1심에서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 벌금 100만원의 선고에 더해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40시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시설 2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그러나 2심은 달랐다. “B씨의 행위는 경범죄 처벌법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결국 대법원까지 상고된 사건은 공연음란죄로 마무리됐다.

법원은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한 행위가 있었을 경우 일시와 장소, 노출 부위, 노출 방법·정도, 노출 동기·경위 등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단순히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주는 정도에 불과하다면 경범죄에 해당하지만, 그 정도가 일반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것이라면 형법상 공연음란죄인 '음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공연음란죄는 사회의 미풍양속을 저해하는 행위로 처벌하고 있으나 상황과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 억울한 피해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억울하게 관련 혐의를 받는다면 법률 전문가를 통해 적법한 구제 절차를 밟는 것이 좋다.

/김상수 법무법인 선린 대표변호사

▲미국 컬럼비아대학 국제통상과정 수료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대학원 지식재산 전공 ▲제40기 사법연수원 수료 ▲금천구 보육정책위원회 위원장 ▲법무부 법사랑 평택연합회 감사위원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형사조정위원 ▲평택경찰서 정보공개심의위 심의위원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