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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 누출 사고, "중화제 포탄"으로 조기 진압한다


화학연, 과립형 중화제 제조기술 개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화학물질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때 먼 거리에서 물대포를 쏘듯 분사해 안전하면서도 신속 정확하게 진압할 수 있는 '과립형 중화제'가 개발됐다.

14일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안전연구센터 유병환 박사팀은 골든타임 내에 화학물질 누출사고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해오염물질 제거용 중화제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JNK히터(주)에 이전, 제품화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윗줄 맨 왼쪽부터) 기존의 분말 중화제와 새로 개발된 과립형(알갱이) 중화제. (아랫줄 맨 왼쪽부터) 점토 시드와 지시약 코팅 중화제. [한국화학연구원]
(윗줄 맨 왼쪽부터) 기존의 분말 중화제와 새로 개발된 과립형(알갱이) 중화제. (아랫줄 맨 왼쪽부터) 점토 시드와 지시약 코팅 중화제. [한국화학연구원]

중화제는 화학사고로 누출된 산성이나 염기성 화학물질을 중화(pH7)하여 제거하는 제품이다.

화학연이 이번에 새로 개발한 중화제는 과립형(알갱이 형태)으로, 사고 발생지점에서 멀리 떨어져 살포기로 물대포를 쏘듯이 분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분말 중화제와 비교해 먼 거리에서 살포할 수 있고, 중화열이 60℃ 이하로 낮아서 소방대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화학연은 실제 실험 결과, 과립형 중화제는 15m 떨어진 25㎡ 넓이의 표적에 80% 적중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기존의 분말 소석회 중화제는 적중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산성 유해화학물질(95% 황산)이 누출된 상황에서 과립형 중화제를 투입하자 1시간 후 95% 중화됐고, 중화열도 60℃에 불과했다. 하지만 분말 소석회 중화제의 중화열은 최대 180℃로 높아 사고지점 가까이 접근하는 게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처럼 중화열이 낮은 것은 중화제의 발열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중화반응에서 발생하는 발열반응이 한꺼번에 일어나지 않고, 과립형으로 만드는 데 쓰인 점토가 중화반응 속도를 지연시켜 열을 서서히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중화제는 산성 및 염기성 화학물질용으로 나뉘어 만들어졌다. 산성(염산·질산·황산·불산)일 경우 탄산수소나트륨, 염기성(암모니아)일 경우 황산알루미늄수화물을 각각 사용했다.

중화제의 핵에 해당하는 맨 안쪽에는 점토, 그 바깥쪽에는 각각 탄산수소나트륨(베이킹소다)과 황산알루미늄수화물(명반), 점토를 넣어 산성 및 염기성용 중화제를 만든 것이다.

연구팀은 여러 후보물질과 산·염기성 물질의 중화반응으로 발생하는 중화열을 실제로 측정하고, 이를 연세대 한병찬 교수팀과 공동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값과 비교해 최적의 중화제를 도출했다.

특히, 염기성 화학물질용 중화제(황산알루미늄수화물)는 처음으로 개발됐다. 현재 염기성 화학물질 암모니아 누출사고의 경우, 물로 희석하지만, 이제는 중화제거가 가능해진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지시약 중화제도 함께 개발했다. 중화제 가장 바깥층에 지시약을 코팅한 것으로, 화학물질에 티몰블루 지시약 중화제를 살포했을 때 진분홍색을 띠면 산성, 파란색을 띠면 염기성 물질이다. 누출된 화학물질이 산성인지 염기성인지 알 수 없을 때, 지시약 기능이 있는 알갱이를 살포해 바로 산·염기 여부를 파악해 초동대응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화학물질의 산성 및 염기성 여부를 알 수 없을 때 쓰는 지시약 중화제. 화학물질에 지시약 중화제를 살포했을 때, 진분홍색을 띠면 산성이고, 파란색을 띠면 염기성 물질이다. (윗줄 왼쪽부터 지시약 중화제와 염산, 질산, 황산, 증류수, 암모니아수와 반응한 결과이며, 아랫줄은 지시약 코팅 점토와 반응한 결과이다.)  [화학연]
화학물질의 산성 및 염기성 여부를 알 수 없을 때 쓰는 지시약 중화제. 화학물질에 지시약 중화제를 살포했을 때, 진분홍색을 띠면 산성이고, 파란색을 띠면 염기성 물질이다. (윗줄 왼쪽부터 지시약 중화제와 염산, 질산, 황산, 증류수, 암모니아수와 반응한 결과이며, 아랫줄은 지시약 코팅 점토와 반응한 결과이다.) [화학연]

이번 연구는 환경부의 화학사고 대응 환경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인 ‘화학사고 환경 피해 저감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한국화학연구원 유병환 박사팀과 JNK히터가 공동 개발했으며, 연구내용은 환경분야 학술지 ‘Chemosphere(케모스피어)’에 발표됐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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