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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반기' 한국테크놀로지그룹…제2의 한진家 남매의 난?


경영권 분쟁 조짐 보이자 조양래 회장 사태 진화 나서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남매의 난'에 휩싸였다.

조 회장은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것은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 일"이라며 이번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남매간 경영승계 분쟁에 논란은 여전하다. 다만 조 회장이 공식 입장문을 통해 조 사장에게 경영승계를 천명하면서 조 이사장의 반기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조 회장은 31일 입장문을 통해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동안 좋은 성과로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오래전부터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후계자로 점찍었다고 밝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오래전부터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후계자로 점찍었다고 밝혔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이어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장녀인 조 이사장에게는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 회장은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면서 "돈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해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이사장은 지난 30일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심판'을 청구하면서 조 회장의 주식 매각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 이사장은 "평소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양래 회장은 지난달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량(23.59%)을 조현범 사장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조현범 사장은 기존 보유 지분(19.31%)에 더해 총 42.9%의 지분율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조 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의 지분율은 19.32%로 유지됐다. 조 이사장(0.83%)과 차녀 조희원씨(10.82%)의 지분율도 변동이 없다.

현재로선 여전히 조 사장이 유리한 구도다. 조 부회장(19.32%)이 조 이사장(0.83%)과 누나 조희원씨 지분(10.82%)을 다 끌어들이더라도 30.97%에 그친다. 설령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공단(6.24%)의 지지를 받는다 해도 조 사장의 지분율과는 격차가 크다.

그러나 조희경 이사장이 공식적으로 조현범 사장 승계에 반기를 든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수 있다.

한진그룹은 2세인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타계 이후 경영권을 물려받은 조원태 회장에 대해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경영권 뺏기에 나선 상황이다.

조양래 회장은 "내년이면 창립 80년이 되는 우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다"며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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