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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유업계, 변해야 산다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5조원.'

국내 정유업계가 상반기에만 낸 영업 적자 규모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항공기 등의 이동 수요가 감소하고 정제마진(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수송비·운영비 등을 뺀 금액) 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정유업계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선 각국이 경기 부양책을 가동했고, 항공유 등 대형 수요도 살아날 수 있다며 하반기를 기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각 국가의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장밋빛 전망을 하긴 어렵다. 코로나19는 언제가 펼쳐질 미래를 앞당겼을 뿐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도 '코로나19 이후 정유∙가스 산업: 최후의 심판인가, 기회의 시대인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정유·가스업계의 승자는 코로나19가 촉발한 이 위기를 이용해 대담하게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운영 모델을 변화시키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기업은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고 전기차가 대세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체질개선에 실패한 정유사는 낙오될 수 밖에 없다.

국내 업체들도 체질 개선에 나섰다. 계열사 역량을 총동원해 전기차 배터리에 베팅하는가하면 기존 주유소 공간을 활용해 전기차, 전기자전거 충전소도 확대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초 헝가리 코마롬과 중국 창저우에 각각 7.5GW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으며 미국 조지아주에는 약 3조원을 들여 2023년까지 공장 두 곳을 짓는다.

GS칼텍스는 현재 전국 44개 주유소∙충전소에 전기차 충전기를 운영 중이며, 최근 전기 자전거 충전소도 설치했다.

코로나19가 산업계에 준 교훈은 자명하다. '이대로 괜찮겠지'식의 무사 안일주의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라는 것이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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