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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데이터센터는 괴로워


[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541개.

미국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이 최근 발표한 2분기 기준 전 세계 하이퍼 스케일(초대형) 데이터센터 개수다. 5년 전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게 늘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의 글로벌 IT기업은 데이터센터를 활발히 설립하며 클라우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미 국내 시장도 선점하다시피 했다.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시설로 꼽힌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데이터센터 설립을 놓고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경기도 용인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려다 무산됐다. 일부 지역 주민이 "데이터센터가 가동되면 엄청난 전자파가 발생하는 등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낄 수 있다"고 반대했기 때문이다. 결국 다른 지역을 물색한 네이버는 공모 끝에 세종시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최근엔 경남 김해에 추가로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는 NHN가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전자파, 열섬 현상 우려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문제는 이런 주장이 '근거없는 불안'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유충현 국립전파연구원 주무관은 " 전자파는 거리가 30cm가 떨어지면 10배 가량 줄어든다"며 "일반인이 (보안이 엄격한)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일도 없다"고 했다.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가정집 실내보다 낮다는 민간 전파연구소의 측정치도 있다. 즉, 데이터센터 전자파 발생 우려는 기우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럼에도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소모적 논쟁은 되풀이되고 있다. 가뜩이나 글로벌 IT기업과 쉽지 않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하나 마음 먹은대로 짓기 힘든 국내 IT기업의 현실이 우려스럽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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