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세제 개편에 달렸다…경제계·학계 '한목소리'


기업 경쟁력 강화 위해 상속세 폐지·소득세율 조정 필요…법인세 22%로 낮춰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연합회장 [사진=조성우 기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악화된 가운데, 이들의 영속성 유지와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세 환경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게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가업 상속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 상속세율을 낮추고 장기적으로는 상속세를 폐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일부 고소득층에 대한 최고세율을 인상하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조금씩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5일 온라인을 통해 개최한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편' 토론회에 참석한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코로나19 시대 조세정책의 주요과제 - 소득세와 상속세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이 같이 강조했다.

원 교수가 1965년부터 2013년까지 48년간 상속세가 있는 OECD 16개국을 실증분석한 결과, 높은 상속세는 경제성장과 민간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속세수 비중이 0.1%p 증가할 때 경제성장률은 0.6%p 하락하고, 민간투자 증가율은 1.7%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원 교수는 상속세 부담 완화는 국제적인 추세라는 점도 강조했다. 원 교수에 따르면 스웨덴을 비롯한 상당수 국가들이 상속세를 폐지했고, 미국은 상속세율을 인하함과 동시에 기초공제액을 높여 상속세 부담을 줄여줬다. 일본은 가업 상속에 대한 특례확대 조치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가업 상속을 용이하게 해주고 있다.

원 교수는 "단기적으로 세율을 낮추는 동시에 가업 상속에 대한 특례를 확대하는 조치로 상속세 부담을 완화하고 가업 상속을 쉽게 해줘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상속세를 폐지하고 소득세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김철 EY 한영회계법인 파트너는 "상담을 하다보면 기업들이 상속세제와 관련해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며 "기업을 물려받은 후세대 기업인들이 국내에서 기업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상속세제를 보다 유연하게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높은 상속세가 경제성장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실증분석으로 제시됐다"며 "기업에서 상속 문제는 단순한 '부의 세습'이 아니라 기업 경영의 영속성 차원에서 바라보아야 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우리 상속세율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선 스웨덴을 예로 들며 일부 고소득계층에 대한 최고세율 인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씩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소득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편적 조세부담을 통해 사회적 연대와 함께 높은 복지 수준 실현을 위한 세수도 확보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복지국가의 전형으로 들고 있는 스웨덴 같은 북구 국가들에서는 평균소득 수준의 과표에 최고세율이 적용된다.

원 교수는 "코로나19가 안정된 후에는 국가채무를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기 위한 조세수입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며 "OECD 국가들의 부담구조와 우리나라를 비교할 때 우선적으로는 소득세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일부 납세자를 대상으로 과세를 크게 강화하는 조세정책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며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해 세수 확대가 필요할 때 그 부담은 특정계층에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납세자가 그 부담능력에 맞춰 고르게 부담할 필요가 있으며, 그것이 진정한 연대"라고 덧붙였다.

김성현 성균관대 교수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지출증가는 단기소비에만 영향이 있고, 국내총생산이나 투자에 미치는 재정승수 효과는 미미하다"며 "재정지출 증가 대신 감세 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원 교수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선 비효율적인 재정지출보다는 기업의 창조성과 도전 노력을 중심으로 경제회복과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는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의 적자재정은 불가피하다"며 "동시에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목표와 적자 감축계획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사진=조성우 기자]

이날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와 법인세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개편방안' 발제를 맡은 이성봉 서울여대 교수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선 법인세율을 낮추고 R&D 활동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법인세를 현행 글로벌 과세체계에서 영토주의 과세체계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최근 급변하는 GVC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법인세 관련 2020 세제개편안이 경제 활력 제고에 기여하기 어렵다"며 "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 측면에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상겸 단국대 교수는 "법인세제 개편은 최근 추진된 우리나라 세제개편 가운데 가장 뼈아픈 실책"이라며 "법인세율 인하와 과세구간 통합 같은 선 굵은 정책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2%p 법인세율 인하가 전체기업에 적용되는 경우 전체 투자가 단기적으로 2%, 장기적으로 3.5%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이월결손금제도나 통합투자세액공제제도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R&D 활동을 촉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성봉 교수는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을 사업화해 발생한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해주는 '특허박스제도' 도입, 대기업의 R&D 세액공제율 상향, 연구·인력개발준비금 재도입을 통해 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코로나19로 우리 경제가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힌 만큼, 투자 활성화를 통해 신속하게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법인세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을 토대로 2020년 세법개정안 국회 논의 시 합리적인 세제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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