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K팝 레전드, 빅히트 성공비결은?


[황제IPO, 빅히트를 해부한다]③콘텐츠 차별화,혁신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있다. 올 하반기 주식시장 최대어다. 공모 예정가를 반영한 빅히트의 기업가치는 최소 3조원 이상이다.빅히트를 음악 제작사가 아닌 IP(지식재산권) 사업 강자로 평가해야 한다며 적정 기업 가치를 6조5,900억~7조9,1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상장 엔터테인먼트 3사(SM,JYP,YG)의 시가총액을 다 합친 것보다 훨씬 크다. 빅히트 상장의 의미는 무엇이고, 기존 엔터기업들과 어떻게 다른지, BTS와 빅히트가 걸어온 길을 통해 집중 해부한다. [편집자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시혁 대표 프로듀서가 지난 2005년 2월 설립한 가요기획사다. 에이트와 2AM을 제작, 위탁관리하며 내실을 키웠고, 방탄소년단(BTS)을 통해 '콘텐츠'의 힘을 입증했다. 가요 엔터업계 빅3 SM, YG. JYP를 넘어 '1인자'로 올라섰고, 미국 경제 전문 매체인 패스트 컴퍼니가 선정한 '2020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50대 기업'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반짝 인기'가 아닌 새로운 음악 문화를 만들어가는 BTS, 그리고 그들을 키워낸 빅히트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빅히트가 거대 자본과 인프라, 마케팅을 모두 갖춘 대형기획사를 넘어, K팝 레전드를 쓸 수 있었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방시혁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의장이 '2020년 하반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설명회'에 참석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정답은 좋은 콘텐츠에 있다"

"수많은 공연들 중에 왜 라이브 에이드가, 수많은 동시대 아티스트 중에 왜 BTS가 그런 증명을 해낼 수 있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그것이 좋은 콘텐츠이기 때문입니다."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 행사에 참석한 방 대표가 연설 중 한 말이다. 빅히트의 성공은 BTS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히트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인 방 대표는 콘텐츠의 힘을 알고 있었다. 방 대표는 BTS를 통해 콘텐츠의 힘을 입증해냈다.

BTS가 처음부터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3년 발표한 데뷔 앨범 'No More Dream'의 당시 판매고는 3만장에 불과했다.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중소기획사 빅히트 소속이었던 이들은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음악시장을 개척했고, 영역을 확장해왔다.

방 대표는 BTS를 결성하면서 "자신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구를 했었다. 연습생 때부터 자신들의 이야기를 꺼내는 노력을 한 덕에, 학교 폭력부터 N포 세대와 열정 페이 등을 가감없이 노래에 담을 수 있었다. 방탄소년단이 성장하면서 그 안에 담기는 메시지는 점점 더 세련된 방식으로 진화했고, 그들의 음악은 뚜렷한 정체성을 갖게 됐다.

가사는 방탄만의 내면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방 대표의 철학은, 방탄소년단이 다른 아이돌과 차별화 된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갖게 된 기반이 된 셈이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BTS의 음악 콘텐츠를 이야기하며 "일반 힙합가수와는 또다른 마이너 감성이 있었기 때문에 K팝 다른 아이돌과 차별화 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100' 1위 기념 글로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뉴미디어 적극 활용…시대적 흐름을 읽은 혁신 기업

BTS가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데는 뉴미디어의 힘도 빼놓을 수 없다. BTS는 유튜브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며 음악시장의 경계가 흐려진 점을 적극 공략했다. BTS 멤버 RM은 "우리는 뉴미디어의 혜택을 많이 받은 그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빅히트는 소셜미디어의 중요성과 활용법을 그 어느 기획사보다 빨리 인지했다. 지난 2010년 빅히트에 합류한 윤석준 글로벌 CEO(최고경영자)는 가장 먼저 '영상콘텐츠 전문팀'을 만드는 일부터 했고, 언제 어디서든 BTS와 교감할 수 있는 '팬 콘텐츠'가 쏟아졌다.

BTS 멤버들은 해외 콘서트를 마치면 호텔방에서 인터텟 개인방송 앱으로 전세계 팬들과 대화를 나누고, 빌보드 1위 후에는 자축 셀카를 올렸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공유하고, 여행 사진을 올렸다. 특별한 날의 이벤트가 아닌, SNS가 일상이 됐다.

빅히트는 기존의 아이돌과 다른 '탈 신비주의 아이돌' 노선을 갔다. 이 전략은 적중했다. 팬들은 다양하고 리얼한 영상을 통해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고, 내 가수와 '거리감'을 줄일 수 있었다.

책 '디스 이즈(This is) 방탄 DNA'의 저자 김성철 씨는 "BTS 멤버들은 모두 199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라며 "이들은 세상을 바라보고 정보를 받아들이고 콘텐츠를 제작하고 해석하고 반응하는 방식 자체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르다"고 분석했다.

또 "BTS의 온라인 콘텐츠와 소셜 파워가 지금 이 순간에도 성장하고 있고, 그 끝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빅히트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이런 정보기술(IT)트렌드를 접목시켰다. '위버스'의 탄생 배경이다.

위버스는 온라인에 흩어져 있던 팬 커뮤니티를 모바일로 구현한 공간으로, 전세계 아미들을 한 곳으로 결집 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K팝이 가지는 콘텐츠와 상품들을 전 세계로 자체적으로 유통하는 통로인데,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혁신적인 모델을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위버스에서 공연 티켓이나 한정판 상품(굿즈)을 바로 구입할 수 있게 한 위버스샵도 오픈했다.

빅히트와 레이블 계열 소속 아티스트들의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

◆방시혁의 존중과 신뢰, 자율성 아이돌 키웠다

BTS는 '자율성 아이돌'이라고 불린다. 기존 3사 기획사들이 아이돌에 엄격한 자기관리를 요구했었다면 빅히트는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스템이 부각됐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애니타 엘버스 교수팀은 빅히트와 BTS의 성공 요인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빅히트는)자율성 존중과 시스템의 효율성이라는 균형 사이에서 최적의 방식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목했다.

방 대표는 데뷔 전부터 BTS 멤버들에게 자발적인 참여를 강조했고 창의적인 결과물로 전세계 음악시장을 흔들었다. BTS 뿐만 아니라 지금의 연습생들에게도 신뢰와 존중 문화는 대물림 되고 있다.

엠넷 '아이랜드(I-LAND)'를 연출한 김신영 PD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빅히트를 이끄는 방 대표의 남다른 철학을 알수 있었다"며 "특히 소속 준비생이나 아티스트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지원해주어 각자의 개성과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빅히트의) 모든 스태프들이 준비생들에게 존댓말을 하는 것을 보고 아티스트 뿐 아니라 준비생들의 인격을 존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PD는 "음악을 사랑하고 열정을 잃지 않는 것이 아티스트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는 그의 철학 덕분에 BTS와 빅히트의 성장이 가능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거대 기획사와 달리 방 대표와 가수간에 끈끈한 친밀도를 유지하고 있는 특수한 관계성에 주목하고 있다. BTS가 글로벌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든든한 지원군, 팬덤 아미의 탄생 배경에도 '정서적 유대'가 깃들었다.

이규탁 교수는 "BTS와 빅히트는 작은 소속사와 가수의 관계에서 출발해 친밀도가 높다"라며 "서로 간의 끈끈한 유대와 적극적인 지원이 성공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방시혁 대표가 엠넷 '아이랜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net]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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