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사이트]핵무기보다 무서운 미국의 달러⓶


달러는 발행 60년만에 어떻게 세계의 화폐가 될 수 있었나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달러가 처음 인쇄된 것은 지난 1914년으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해이며 미국의 연방준비은행(FRB)이 창설된 해이기도 하다. 그 후 잉크가 마르기도 전인, 6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세계 준비 통화의 왕좌에 오른 것이다.

FRB는 1913년 제정된 미국 연방법에 따라 설립됐다. 당시 개인 은행이 발행하는 지폐에 기초한, 매우 불안정하고 믿을 수 없는 통화 제도를 혁신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다.

1944년 미국 뉴햄프셔 주 브레튼 우드에서 개최된 44개국 대표 회의에서 브레튼 우즈 협정이 체결돼 달러가 준비 통화로 쓰이게 됐다. [베이루트 투데이]

당시 미국 경제는 영국 경제를 앞질러 세계 최대가 됐으나, 영국은 영국 파운드화가 결제 통화이기 때문에 세계 경제의 중심 역할을 계속해 나갔다. 또 당시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통화의 안정성을 위해 금본위 제도를 채택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많은 국가들은 군비를 충당하기 위해 금본위 제도를 포기했는데, 그 결과 통화의 평가절하가 이루어졌다. 전쟁 발발 3년 후 영국은 세계의 기축 통화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금본위 제도를 고수하고 있었는데, 사상 처음 돈을 빌려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은 달러 표시 미국 채권을 기꺼이 구매하는 많은 국가들을 위해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됐다. 1919년 영국은 마침내 금본위 제도를 포기하면서 파운드로 거래를 했던 많은 상인들의 은행 구좌를 황폐화시켰다. 그 때 달러가 세계 준비 통화로써의 왕좌를 파운드로부터 물려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했다. 참전하기 전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무기, 군수품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대가는 주로 금으로 받았는데, 그 결과 전쟁이 끝날 때쯤에는 미국이 세계 최대 금보유국이 돼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금본위 제도를 포기했던 모든 나라들이 다시 금본위 제도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막는 결과가 됐다.

1944년 44개 동맹국 사절이 미국 뉴햄프셔 주 브레튼 우드에서 만났다. 이 곳에서는 모든 국가들에 공평한 외환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그리고 세계 통화는 금본위가 아닌 미국 달러에 연동돼야 하며, 달러는 금에 연동돼야 한다고 결정했다.

브레튼 우즈 협정이라고 알려진 이 합의는 달러와 각국 은행 사이에 고정환율을 유지하는 중앙은행을 설립토록 했다. 각국은 자국 통화가 미국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강할 때 자국 통화를 사들이거나 팔면서 조절할 수 있었다.

브레튼 우즈 협정의 결과로 미국 달러는 세계 최대 금보유국의 지위를 배경으로 공식적인 세계 준비 통화의 왕좌에 오를 수 있었다. 금을 보유하는 대신 다른 국가들은 미국 달러를 준비 통화로 보유했다. 달러 비축을 위해서는 각국이 미국의 재무부 증권을 사기 시작했는데, 가장 안전한 준비 통화 보유 방법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베트남 전쟁과 국내의 ‘위대한 사회’(Great Society) 프로젝트를 위해 뒷받침하기 위해 막대한 재정 적자가 발생하자 미국 재무부 증권의 수요는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미국은 화폐를 남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달러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 일었고, 이어 각국은 달러 보유를 금보유로 바꿔 나갔다.

위대한 사회 프로젝트는 존슨 대통령이 1960년대에 추구한 빈곤 추방 및 경제 번영 정책이다. 미국 국내의 사회·경제적 문제는 새로운 연방정책에 의해 해결될 수 있다는 존슨의 믿음에 기초한 행정부의 정책이다.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1971년 8월 15일 미국은 금본위 제도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라이브 저널]

각국이 금본위로 회귀하면서 금 수요가 대폭 증가하자,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달러의 금본위 제도를 포기하고 오늘날의 변동 환율제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브레튼 우즈 협정의 가장 중요한 전제인 달러의 금본위 제도를 포기한 것이다. 상당 기간 높은 인플레와 높은 실업률로 대표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겪었지만, 결국 미국 달러는 세계의 준비 통화로 남을 수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오늘날 61% 이상의 각국 은행이 미국 달러로 준비 통화를 보유하고 있다. 많은 준비 통화는 현금 달러이거나 미국 재무부 증권의 형태이다. 또 세계 채권의 40% 정도는 달러 표시다.

준비 통화의 지위는 미국 경제의 규모 및 힘과 금융시장 지배력에 기초하고 있다. 엄청난 재정 적자, 수조 달러에 달하는 해외 부채, 고삐 풀린 달러 찍어내기 등에도 불구하고 미국 재무부 증권은 가장 안전한 금고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의 부채를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세계의 믿음과 신뢰는 세계 교역을 촉진하기 위한 가장 교환 가치가 높은 통화로써 달러의 지위를 확고히 해주고 있는 것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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