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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신화 영업통 '이경재號' 5년…제과 '오리온'을 종합식품회사로


베트남 제사상에 초코파이 올리게 한 '고졸 영업맨'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오리온이 제과 회사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하는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간편대용식, 생수에 이어 단백질 음료를 잇달아 내놓으며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오리온의 체질 개선에는 5년째 경영 전면에 나선 이경재 사장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오리온은 이 대표의 취임 이후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첫 발을 내디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고졸 영업사원으로 오리온에 입사한 이 사장은 '오리온맨'으로 통한다. 입사 37년만인 지난 2015년 8월 28일 사장으로 올라서며 오리온을 이끌고 있다. 1977년 배명고를 졸업한 뒤 오리온에 입사해 줄곧 영업직에서 근무한 영업통이다. 학벌이 아닌 경험과 영업력으로 당당히 사장 자리에 오른 이 사장의 행보를 주목하는 이유다.

이경재 오리온 사장. [오리온]
이경재 오리온 사장. [오리온]

1983년 입사 이후 줄곧 영업직에서 근무해 사내 최고의 영업통으로 인정받은 그의 실력은 베트남에서 제대로 통했다. 2007년 베트남 법인장으로 취임, 오리온 초코파이를 베트남 국민 과자로 키운 인물이다.

베트남에 '박항서 매직'이 불기 한참 전부터 이 사장의 '초코파이 매직'은 베트남 현지를 휩쓸었다. 집마다 제단을 모시는 베트남 제사상에 초코파이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베트남 법인장을 맡은 첫해 매출액을 2배로 늘렸고, 2013년에는 법인을 베트남 내 최대 제과 회사로 키웠다. 한국식 정(情)문화에 기반한 공격 경영이 빛을 발했다. 당시 이 사장은 12명에 불과했던 베트남법인 영업사원을 2천여 명으로 늘린 뒤 14만 개 거래처를 ‘맨투맨’으로 밀착 관리했다.

오리온 영업사원들은 납품처가 아닌 매장에서도 걸레를 들고 청소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했다. 이 같은 영업사원들의 정성을 본 현지 점주들이 오리온 제품을 진열해주기 시작하면서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 사장의 매직은 한국 시장에서도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 상반기 매출 1조549억 원, 영업이익 1천83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6%, 43.5% 성장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지만 성장세를 이어갔다.

제과 기업 오리온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글로벌 종합식품사로의 도약에 방점을 둔 경영전략이 고스란히 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포카칩, 초코파이 등 메가브랜드를 가진 오리온은 '스낵과 파이의 명가'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 않고 4대 신규사업(음료·건강기능식품·디저트·간편대용식)으로 사업을 넓히며 종합식품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오리온 측은 신사업이 제과를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는 오리온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갈 신성장 동력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하반기 한국 시장에 기능성 음료 신제품을 출시해 음료 사업을 더 키운다는 계획이다.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음료와 간편대용식 등 신성장동력인 신규사업의 추진을 가속해 글로벌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진=오리온]
[사진=오리온]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용암수·RTD단백질드링크의 초기 매대 확대 관련 비용으로 각각 17억 원·7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한국 영업이익은 -17%를 기록했다"며 "하지만 중국에서 타오케노이(김스낵)·닥터유견과제품 매출액이 각각 20억 원씩 반영되며 중국 매출액이 1천억 원을 상회한 점이 고무적"이라고 했다.

이어 "오리온의 기존 제품들 수익성이 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마진 구조로 일부 신규 카테고리의 비중 확대가 예상된다"며 "중장기적 측면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제과 위주에서 종합 식품으로 확장된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손효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베트남·러시아 법인의 경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국 법인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획득한 시장점유율(M/S) 확대가 지속하고, 주력 제품 판매 호조로 견조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과 러시아 법인의 경우에도 제품 카테고리 확장으로 호실적을 냈다"고 강조했다.

손 연구원은 "국내와 해외에서 신제품 출시로 시장점유율 확대가 지속하며 성장 추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특히 중국에서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오리온에는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의미가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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