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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서울시에 팔리나…12년만에 무너진 '한옥호텔 꿈'


권익위, 조정 통해 해결 방침…보상비 규모·지급시기 합의가 관건

지난 18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현장을 방문한 권태성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국민권익위원회]
지난 18일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현장을 방문한 권태성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국민권익위원회]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가 서울시에 팔릴 전망이다. 토지 보상비 규모와 지급 시기에 대한 합의가 관건이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숙원사업이었던 한옥호텔 건립 꿈도 12년 만에 완전히 무너지게 됐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원회는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매각 관련 고충민원에 대해 '조정'을 통해 해결하기로 결정했다. 권익위의 조정은 이해당사자 간 의견 조율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방식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6월 송현동 부지와 관련해 권익위에 고충민원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달에도 연이어 의견서를 제출하며 서울시의 공원화 움직임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기업의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에 대한 문화공원 지정 강행을 마땅히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권익위는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합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권익위의 조정 방향은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는 방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성 권익위 부위원장은 "국가기간산업인 기업의 이익과 서울특별시 공공의 이익 간의 균형 있는 조화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토지 보상비 규모와 지급 시기에 대한 의견 일치가 이뤄지면 매각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토지 보상비로 5천억원 이하를 책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시세는 최대 7천억원 수준까지 추산되는 만큼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 또한 대한항공의 경영위기 상황을 고려해 지급시기도 최대한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송현동 부지 매각이 완료되면 12년간 묵혀왔던 대한항공의 한옥호텔 건립 꿈도 무너진다. 대한항공은 2008년 삼성생명으로부터 송현동 부지를 2천900억원에 사들였다. 대한항공은 이 부지에 7성급 한옥호텔을 짓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지만 서울 중부교육청이 학교환경위생 정화구역을 내세우며 막아섰다. 대한항공은 정화구역 지정해소를 위한 행정소송에 나섰지만 2012년 최종 패소했다.

송현동부지 [뉴시스]
송현동부지 [뉴시스]

이후 '복합 문화 공간' 등으로 재추진되기도 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대한항공은 때를 기다리며 송현동 부지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한진그룹 비전 2023을 발표하며 송현동 부지 매각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대한항공이 매각 방침을 발표하자 서울시에서 해당 부지의 공원화 계획을 공공연히 밝히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경쟁입찰을 통해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민간 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매각을 서두르면서 서울시와의 갈등이 격화됐다. 대한항공은 부지 매각을 위한 입찰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공원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단 1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송현동 부지 매각이 늦어지자 알짜 사업인 기내식기판 사업을 매각해야 했다. 이에 서울시를 비판하는 경제계의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권익위의 조정 결정으로 마침내 서울시의 뜻대로 흘러가게 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권익위 조정안이 우리가 목소리를 내왔던 방향이 될지, 아닐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권익위 결정은 사법적인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조정안을 보고 수용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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