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미투 무죄' 박진성 시인 "삶 마감하겠다" 글 올린 뒤 연락 두절


[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성폭력 의혹을 받았다가 무혐의 판정을 받은 박진성 시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올리고 잠적했다.

박 시인은 지난 14일 자신의 SNS에 "저는, 제가 점 찍어 둔 방식으로 아무에게도 해가 끼치지 않게 조용히 삶을 마감하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적었다.

이어 "2016년 그 사건 이후, 다시 10월이다. 그날 이후 저는 '성폭력 의혹'이라는 거대한 그림자를 끌고 다니는 것 같다"며 "매년 10월만 되면 정수리부터 장기를 관통해서 발바닥까지 온갖 통증이 저의 신체를 핥는 느낌이다. 정말 지겹고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돈을 들여 아무도 읽지 않는 시집을 출판도 해 봤다. 죽고 싶을 때마다 꾹꾹, 시도 눌러 써 봤다. 그런 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다. 살려고 발버둥 칠수록 수렁은 더 깊더라"라고 비관적인 심경을 전했다.

미투 사건 후 무죄 판결을 받은 박진성 시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했다. [사진=박진성 시인 페이스북 ]
미투 사건 후 무죄 판결을 받은 박진성 시인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잠적했다. [사진=박진성 시인 페이스북 ]

또 "비트겐슈타인의 말이 생각난다. 평생을 자살 충동에 시달리던 철학자는 암 선고를 받고서야 비로소 그 충동에서 벗어났다고 한다. 지금 제 심정이 그렇다"며 "제 자신이 선택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시집 복간, 문단으로의 복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살부빔, 그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다"고 했다.

박진성 시인은 2016년 여성 습작생 성폭력 의혹을 받았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 이전에도 끊임없이 억울함과 주위의 부당한 처사를 알려왔다.

박 시인은 "단지 성폭력 의혹에 휘말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잃는 사태가 저에게서 끝났으면 좋겠다. 다만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불신만으로 한 사람이 20년 가까이 했던 일을 못하게 하는 풍토는 사라져야 한다"라며 "다음 세상에서는 저의 시집 '식물의 밤'이 부당하게 감옥에 갇히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다음 세상에서는 저의 시집 계약이 부당하게, '단지 의혹만으로' 파기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 시인은 SNS 글 이전에 자신의 블로그에 "미칠 것 같다"며 "술이나 한잔 하자"는 글을 올렸다. 그는 "제 얘기를 들어주시면 고맙겠다. 너무 외롭고 두렵다. 저는 대전에 있다"며 카카오톡 아이디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재 박 시인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이뉴스24 정명화 기자 some@joynews24.com

2024 트레킹






alert

댓글 쓰기 제목 '미투 무죄' 박진성 시인 "삶 마감하겠다" 글 올린 뒤 연락 두절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