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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도에서 20초', 핵융합 역사 새 기록 썼다


핵융합연, KSTAR 초고온 플라즈마 장시간 운전 기록 경신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연구센터 연구원들이 플라즈마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핵융합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KSTAR연구센터 연구원들이 플라즈마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핵융합연]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유석재)이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지난해 세웠던 기록인 8초를 2배 이상 연장하면서 세계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운 성과다. 핵융합에너지의 실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목표 기록인 300초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윤시우 KSTAR연구센터장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의 장시간 운전기술은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심 과제로, 이번 KSTAR의 초고온 플라즈마 20초 유지 성과는 장시간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기술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핵융합연]
한국의 인공태양 KSTAR가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2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핵융합연]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는 지난 2018년 실험에서 최초로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를 달성하고 약 1.5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한 이후, 지난해에는 8초간 운전기록을 달성했다. 이어서 올해에는 20초간 운전에 성공하면서 매년 핵융합 연구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20초간 유지에 성공한 것은 KSTAR의 2만5천860번째 실험에서였다.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도는 현재 이론상 핵융합 반응이 효과적으로 발생하는 필수 운전조건이다. 초고온, 고밀도 상태인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만들기 위해서는 KSTAR와 같은 핵융합 장치 내부에 연료를 넣고 핵을 구성하는 이온과 전자로 분리된 플라즈마 상태로 만든 후, 이온온도를 1억도 이상 초고온으로 가열하고 유지해야 한다.

그동안 다른 핵융합 장치들은 순간적으로 1억도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달성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를 10초 이상 유지하는 벽을 넘지 못했다. 상전도 구리자석을 이용한 일본과 유럽의 기존 핵융합 장치는 상전도 장치의 운전한계로 최대 7초 기록을 갖고 있다. 중국은 중형 초전도 토카막(EAST)이 1억도에서 약 10초를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이온온도가 아닌 전자온도다. KSTAR는 국제핵융합실험로인 ITER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초전도자석으로 제작된 유일한 장치로 세계 핵융합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KSTAR 진공용기 내부 사진 [핵융합연]
KSTAR 진공용기 내부 사진 [핵융합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매년 하반기에 3개월 동안 KSTAR 플라즈마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운전온도인 4K(영하 269도)까지 초전도자석을 냉각하는 등 실험준비 기간을 포함하면 5개월간이다. 올해는 8월부터 실험을 준비해 약 110개 주제의 실험이 12월까지 진행된다.

핵융합연이 KSTAR로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는 1억도에서 300초간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것이다. 목표년도는 2025년이다.

윤시우 KSTAR연구센터장은 "초고온 플라즈마를 연속운전할 수 있는 모든 물리적 변수가 300초 안에 다 이루어진다. 300초 연속운전이 가능해지면 이는 곧 24시간 연속운전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핵융합연은 이를 위해 내년 한 해 동안 KSTAR의 핵심 장치중 하나인 텅스텐 디버터(Divertor)의 업그레이드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디버터는 토카막 내 플라즈마가 지닌 고온의 열에너지가 진공용기에 닿기 전에 열을 빼주는 역할과 함께 진공용기 내부에 남는 불순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윤시우 센터장은 "텅스텐 디버터 업그레이드 이후 50초, 100초를 단계적으로 달성하면 300초 운전까지는 급속도로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실험에는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나용수 교수 연구팀,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가 함께 참여했다. 나용수 교수는 “KSTAR 실험을 통해 장시간 초고온 운전에 성공함으로써 핵융합에너지 실현을 위한 핵융합로 운전 기술 개발에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되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KSTAR 주장치 및 주요 부대장치 현황 [핵융합연]
KSTAR 주장치 및 주요 부대장치 현황 [핵융합연]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지난 11월 20일부로 기존 한국기초과학지원 연구원 부설기관이었던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독립연구기관으로 변경 설립됐다. 23일 '초고온 플라즈마 20초 유지' 발표를 듣기 위해 방문한 연구소는 건물 외벽의 간판 교체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독립연구원 승격을 초고온 플라즈마 연속운전 기록 경신으로 자축한 셈이다.

유석재 원장은 “독립 연구기관인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으로 새롭게 출범함과 동시에 세계적인 핵융합 연구성과를 국민에게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세계 핵융합 연구를 선도하는 기관으로서 핵융합에너지 실현이라는 전 인류적 목표 달성을 위해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밝혔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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