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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구호에 그치지 않아야 할 ESG 경영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통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 돼야 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열린 'VBA 2020 코리아' 세미나에서 ESG 경영은 이제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VBA는 ESG 성과를 수치화해 기업의 성과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글로벌 표준 개발을 위해 지난해 발족한 단체다. 독일의 세계적 화학기업인 바스프가 회장사를 맡고 있고 SK와 노바티스가 부회장사로 있다

'ESG 전도사'는 최 회장 뿐만이 아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롯데정밀화학 울산공장을 방문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ESG 경쟁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SG는 재무 성과 외에 환경 보호(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등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영 활동이다.

새로운 개념도 아니고 이를 설파했던 경영인도 많았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ESG는 거창한 경영철학이 아니라 생존 전략으로 자리잡는 양상이다.

유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 영향 속에 친환경 부문에 대한 투자가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투명한 지배구조가 확립되지 않으면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ESG 경영이 필요한 셈이다.

실제로 유럽, 미국의 연기금은 물론 국내 '큰손' 국민연금도 ESG를 고려한 투자 대상을 확대키로 하면서 재계의 ESG 경영은 실리면에서도 중요해졌다. 한화가 살상 무기로 지탄 받은 분산탄 사업을 매각하고,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 국내외 석탄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ESG 경영이 '구호'에 그칠까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이사회 중심 경영을 하겠다며 이사진 수를 늘리고 명망 있는 인사를 사외 이사로 영입해 놓고 '거수기' 이사회로 전락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공식석상에선 ESG에 목소리를 높이던 모 기업 오너가 실은 ESG를 오너리스크 대응 매뉴얼인줄만 안다는 얘기도 들린다.

ESG를 마케팅 문구에 붙는 수식어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들이 이를 성과로 많이 보여주길 바란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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