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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독 2위의 반란] 44년 '갓뚜기맨' 이강훈號, 라면 새역사 쓴다


'진라면' 올 상반기 누적 판매량 60억개…1인당 120개씩 소비

유통업계에서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되는 2위 반란이 심상찮다. 언더독은 경쟁에서 '이기거나 성공할 가능성이 낮은 약자'에 비유된다. 최근 글로벌 경기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 1등과 2등이 뒤바뀌는 사례가 종종 목격되고 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2위 기업들은 소용돌이 속을 걷지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오늘도 급박하게 몸부림친다. 언젠가 올라설 왕좌의 자리를 기다리면서 말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무한경쟁의 질주에서 앞서가기 위해 혹은 뒤처지지 않기 위해 치열한 생존전략에 몰두하고 있는 2위 기업의 행보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착한 기업이란 의미에서 '갓뚜기(God+오뚜기)'란 별명으로 불리는 오뚜기맨 이강훈 사장이 오뚜기의 100년 초석을 다져나가고 있다. 이 사장은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은 오뚜기에 '장수 CEO'로 진두지휘하고 있다. 통상 업계 CEO들의 임기가 4~5년인 점을 감안하면 그는 10년 이상 경영 전면에 나서며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장은 1953년생으로 1977년 오뚜기에 입사했다. 그는 연구소장과 제조본부장,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07년 오뚜기 부사장에 올랐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오뚜기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이때부터 함영준 회장과 손발을 맞췄으며 지난 2010년 3월부터는 오뚜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일각에선 이 사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오뚜기를 당시 라면업계 난공불락으로 불렸던 농심의 강력한 대항마로 끌어 올려놓았다고 평가한다. 현재 오뚜기 진라면은 라면시장 2위 브랜드로 우뚝 올라섰다.

이강훈 오뚜기 대표 [오뚜기]
이강훈 오뚜기 대표 [오뚜기]

1일 업계에 따르면 진라면은 올 6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60억 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5천만 인구가 1인당 120개씩 소비한 셈이다. 오뚜기가 라면업계 2위에 올라서고 1위 자리를 위협하는 데도 진라면의 선전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2년 라면시장 3위에 머물던 오뚜기는 진라면과 참깨라면 등을 앞세우며 삼양식품을 넘어섰다. 적절한 마케팅전략의 구사도 일조했다. 당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야구선수 류현진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도 시장 점유율 상승에 한몫했다. "류현진~라면"이라는 징글송은 초등학생부터 어른들까지 회자하는 유명한 징글송이 됐다.

신라면이 진라면에 비해 비싼 제품인 만큼 매출로는 큰 차이가 있지만, 점유율에서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진라면은 지난해 초 판매량 기준 점유율에서 15.5%를 차지하며 신라면을 1% 차이까지 추격한 바 있다. 진라면의 2000년대 초반 점유율이 5%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해 보면 20년 만에 '보이지 않던' 경쟁작이 '라이벌'로 급부상한 셈이다.

진라면의 선전에는 가성비 높은 가격도 빼놓을 수 없다. 진라면 가격을 2008년부터 12년째 동결하면서 뛰어난 가성비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이에 업계는 진라면이 신라면의 '30년 독주'를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갓뚜기' 이미지를 구축한 오뚜기의 인기가 젊은 층에서 매우 높은 만큼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구도가 이어지지는 않으리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진라면'의 패키지 디자인을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진라면 한 그릇이 주는 '맛의 즐거움'을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전달하고,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살리면서도 산뜻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매운맛은 빨간색. 순한맛은 파란색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두 가지 맛을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했으며, 패키지 전면에는 먹음직스러운 진라면의 씨즐 이미지를 크게 배치해 맛있는 진라면의 취식 욕구를 극대화했다.

이 사장은 국내에서 오뚜기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 데 이어 이제 미국 등 해외에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찾고 있다.

진라면은 올 6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60억 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5천만 인구가 1인당 120개씩 소비한 셈이다.  [오뚜기]
진라면은 올 6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60억 개에 달한다. 우리나라 5천만 인구가 1인당 120개씩 소비한 셈이다. [오뚜기]

오뚜기 관계자는 "올해 1~3분기 오뚜기 라면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약 10% 상승했다"며 "누적 매출 4천400억 원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영향과 대표라면인 진라면의 꾸준한 인기와 다양한 콜라보 제품들의 좋은 반응으로 꾸준한 상승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같은 기간 오뚜기 라면의 해외 매출은 1~3분기 전년 대비 약 30% 성장하며 해외에서의 대한민국 라면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오뚜기 라면의 주요 수출국으로는 미국, 대만, 중국, 홍콩, 필리핀 등 주요 국가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라면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4분기에도 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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