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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IB, 신용공여 14조…'부동산 금융' 쏠림 심화


2013년 제도 시행 후 40배 급증…부동산 관련 41.9% 차지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자기자본 3조원 이상으로 종합금융투자 사업자로 지정된 국내 증권사들의 기업 신용공여 규모가 14조원을 넘어섰다. 단기어음 발행 등으로 조달한 대규모 자금을 기업대출 등에 적극적으로 투입한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 KB NH투자 삼성 신한금융투자 메리츠 하나금융투자 등 종합금융투자 사업자로 지정된 증권사 8곳의 기업 신용공여 금액은 14조2천706억원으로 종투사 제도가 시행된 지난 2013년 말 3천865억원 대비 무려 40배 가까이 확대됐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조성우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조성우 기자]

이들 증권사 기업 신용공여는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수신업무가 허용되면서 가파르게 불어났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를 초대형IB로 지정했다. 이 중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엔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을, 8조원 이상 증권사엔 종합투자계좌를 활용한 수신업무를 허용했다.

이후 한국투자증권(2017년 11월)과 NH투자증권(2018년 5월), KB증권(2019년 5월)에 차례로 단기금융업 자격이 허가되면서 이들은 자기자본의 2배까지 단기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됐고, 이 중 적잖은 금액을 기업금융에 쓰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이 가운데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7조4천억원으로 전체 기업 신용공여 금액의 51.7%를 차지했지만, 특수목적법인(SPC) 및 부동산 7조1천억원을 제외한 순수 중소기업 신용공여는 2천809억원으로 전체의 2.0%에 불과했다.

한편 기업금융업무 관련 신용공여 금액은 4조7천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인수금융이 4조3천억원에 달해 92.5%를 차지했다.

이들 증권사 8곳의 전체 기업 신용공여 중 부동산 관련 금액은 6조원으로 41.9%에 이르렀다. 부동산 중 PF 신용공여는 3조3천억원(23.0%)이고, 부동산개발법인에 대한 운영자금 대출 등 PF가 아닌 부동산 신용공여는 2조7천억원(18.9%)을 나타냈다.

결과적으로 대형IB들의 기업 신용공여는 급증했지만 '부동산 금융'으로 자금이 쏠린 것이다. 특히 부동산 금융은 업황 악화로 부실발생 우려 또한 크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임권순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 팀장은 "2013년 종투사 제도 도입으로 기업 신용공여가 급증했지만, 질적 측면에서는 실질적인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미미하고 모험자본 공급 등 적극적으로 위험을 인수(Risk taking)하는 투자은행 본연의 역할 수행은 미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투사로서 받은 인센티브에 상응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않을 경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종투사가 제도 취지에 맞게 건전하고 생산적인 기업금융 제공자의 역할을 적극 수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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