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으로 전기 생산, 고효율 유연 열전소자 개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피부에 완전히 밀착해 체온으로 자가발전이 가능한 신축성 열전소자가 개발됐다. 배터리 없이도 웨어러블 기기를 동작시킬 수 있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신축성 전극에 구현했다. 열전달 능력과 발전효율도 크게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소프트융합소재연구센터 정승준 박사팀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홍용택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유연성과 열전달 효율을 극대화해 높은 발전 성능을 가지는 신축성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인쇄 공정을 포함한 자동화 공정을 통해 대면적 열전소자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제시함으로써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고 동작하는 자가발전 웨어러블 전자기기 관련 연구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열전소자는 소재 양단의 온도 차이로 인해 생성되는 전압을 활용하는 에너지 변환 소자로, 버려지는 열에너지를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전기 에너지로 변환한다는 점에서 친환경 에너지 하베스팅 소자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의 피부나 산업현장의 온수 파이프 등 다양한 형태의 열원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전기 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도록 신축성이 있는 유연 열전소자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연한 열전소자를 피부에 붙이면, 인체의 체온만으로 배터리 없이 웨어러블 기기를 동작시킬 수 있다.

기존 열전소자의 경우 대부분 단단한 금속 기반 전극과 반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평평하지 않은 표면에서는 사용하기 어렵다. 또한 기존의 유연 기판은 열전도율이 매우 낮아 열에너지 전달 효율이 낮고, 유연성도 충분하지 않았다. 열원에 충분히 밀착하지 않으면 공기와 같은 열 차단층이 생겨 열 흡수 효율을 떨어뜨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높은 유연성을 가지는 유기물 기반 열전소재의 개발 또한 진행되고 있지만, 기존 무기물 기반 단단한 열전소재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성능 때문에 실제 웨어러블 기기에 응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무기물기반 고성능 열전재료를 은 나노와이어가 삽입된 신축성 기판으로 연결해 열전소자의 저항은 낮추면서 유연성을 높였다.

제작된 열전소자는 고무 수준으로 유연성이 뛰어나 휘어지거나 늘어나도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했다. 또한 선택적으로 열전달 경로가 형성된 복합재료를 이용해 신축성 기판의 열전달 능력을 800%가량 향상시키고, 전력 생산량은 3배 이상 높였다. 그 결과 피부에 완벽하게 밀착해 체온만으로도 7μW/cm2의 전력을 생산, 세계 최고 수준의 전력밀도를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이와 동시에 소프트 플랫폼 공정부터 열전소자의 형성까지 복잡한 전체공정을 자동화해 개발한 소자의 대량생산까지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KIST 정승준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기능성 복합재료, 열전소자 플랫폼, 고수율 자동화 공정은 향후 배터리 없는 웨어러블 기기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홍용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연성과 열효율을 동시에 높여 실제 웨어러블 기기를 동작시킬 수 있는 실용성 높은 유연 열전소자를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11월 23일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논문명 : High-performance compliant thermoelectric generators with magnetically self-assembled soft heat conductors for self-powered wearable electronics

◇저자 : KIST 이병문 박사, 조현 박사과정(현 서울대학교, 이상 제1저자), KIST 김희숙 책임연구원, 홍용택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KSIT 정승준 선임연구원(이상 교신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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