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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은행연합회장 "할 것은 많고, 갈 길도 먼 은행업권…조타수 되겠다"


첫 번째 운영 키워드로 "고객 신뢰" 꼽아

 [사진=농협금융]
[사진=농협금융]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취임 후 첫 마디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었다. 저금리, 과잉 부채 등 전통적 은행으로서 풀어가야 일은 많고, 미래형 은행으로의 여정은 길다는 것이다.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위해 조타수, 균형추, 가교가 되겠다는 게 김 회장의 다짐이다.

1일 김광수 신임 은행연합회장은 이날 임기를 시작하며 이 같은 내용의 취임사를 발표했다.

김 회장은 "현장 등에서의 35년 경험에 열정과 역량을 바쳐 때로는 조타수, 때로는 가교, 때로는 균형추로서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라며 "오늘 이 각별한 각오와 굳건한 소신을 초심으로 삼아, 14대 은행연합회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금 은행들이 처한 상황을 '임중도원(任重道遠)'이라고 평가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갈 길은 멀다'는 의미다.

그는 "지금 우리 은행업은 탈세계화와 불확실한 국제정세 하에 유동성 과잉, 경제주체 부채 증가, 자산 버블, 제로 금리, 저성장과 같은 복합적인 잠재 리스크를 안고 있다"라며 "또한 금융소비자보호 제도와 감독의 강화도 경영에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이 모든 것을 슬기롭게 대처해야하는 게 은행이 직면한 중차대한 책무"라고 말했다.

이어 "한편 밀레니얼 세대 중심의 인구축 이동,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로 촉발된 비대면 디지털 경제 확산,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산업의 구조적 새판짜기는 은행에게도 거스를 수 없는 큰 변화의 바람일 것"이라며 "전통적 은행으로서 당면한 책무가 '임중(任重)'이라면 미래형 은행으로의 여정은 '도원(道遠)'이라 하겠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은행업권 운영 키워드로 '신뢰' '안정' '전환' '진화' 네 가지를 꼽았다. 그중 '신뢰'를 첫 번째 가치로 꼽았다.

그는 "고객의 신뢰는 금융회사의 존재 이유이자 어떠한 경우에도 '변해서도 안 될 기본'"이라며 "금융산업 내 파괴적 혁신 속에서도 은행이 아직까지 건재한 이유는 고객이 주는 압도적인 신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신뢰는 고객의 로열티로 쌓아올린 게 아니라 수십년 동안의 은행업 레거시, 관성적인 고객의 습관, '대마불사' 통념 때문이라는 점을 냉정히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주주와 이익 위주의 경영 패러다임은 잇딴 고객 피해와 불편한 관행, 금융소외 계층을 양산할 수밖에 없으며 고객 제일 경영을 외치는 은행에게 시사는 바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과 은행 간에 벌어진 관점과 가치의 간극을 좁혀야 한다"라며 "두터운 소비자 보호와 내부통제 체계는 기본이며 고객의 가치 제고, 서비스의 개인화 및 맞춤화 중심으로 채널, 인프라, 상품, 제도, 조직문화를 혁신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는 은행의 안정성을 꼽았다. 김 회장은 "'3저 현상'은 성장성과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고, 예정된 수순으로 다가올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부채 위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더불어 코로나 득복과 재도약 과정에서 경제의 지원축으로 더 많은 더 많은 은행의 역할이 요구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상호 발전을 위해선 은행의 안정적인 건전성, 수익성, 성장성이 확보돼야 한다"라며 "은행연합회는 균형있고 공정한 제도적 경쟁환경을 조성하고 탄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데 전심전력 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전환'도 빠지지 않았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MZ세대'가 향후 10년 내 세계 노동 인구의 약 75%를 차지할 전망인 만큼, 디지털 전화는 필수라는 얘기다.

김 회장은 "바젤은행감독위원회는 은행들이 디지털 은행으로 변모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미래에 위상이 격하되거나 파괴된다는 내용의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내놨다"라며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느리다는 평가가 나온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의 역량, 기술, 생태계를 확장, 가속화하는 데 예산과 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키워드는 'ESG'였다. 환경·사회·지배구조의 줄임말로 최근들어 금융권의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그는 "국내 은행도 투자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친환경 ESG 금융 중심으로의 역할 수정이 시급하다"라며 "ESG 성장전략을 통해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는 글로벌 은행 사례를 감안하면, 국내 은행의 ESG 금융이 적극적인 경영활동으로 이어져 지속 가능한 성장과 신사업 기회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회장은 "은행과 연합회가 당면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데 격의없이 소통하고 솔선수범하겠다"라며 "국회, 금융당국, 은행, 다른 협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겠다"라고 밝혔다.

김광수 신임 은행연합회장은 행정고시 27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 과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쳐 지난 2018년 4월부터 최근까지 NH농협금융 회장을 맡았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달 27일 총회를 열고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추천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만장일치로 제 14대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출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3년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이날 별도의 취임식은 개최되지 않았다. 대신 김 회장은 각 부서를 순회하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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