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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 "남은 경기 나오지 않겠다" 구단 수용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는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사령탑 없이 남은 시즌 일정을 치르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이상렬 감독이 V리그 잔여 경기 출장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20일 밝혔다. KB손해보험은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OK금융그룹과 홈 경기를 시작으로 2020-21시즌 도드람 V리그 6라운드 일정에 들어간다.

이 감독은 최근 12년 전 있었던 폭행 사건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 2009년 남자배구대표팀 코치로 활동하던 이 감독은 박철우(한국전력, 당시 현대캐피탈)에 구타를 가해 물의가 됐다.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이 7일 열린 한국전력과 홈 경기 도중 코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이 7일 열린 한국전력과 홈 경기 도중 코트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박철우는 당시 대표팀이 훈련하고 있던 태릉선수촌에서 나와 기자회견을 열어 대표팀 내 폭행 사실을 알렸다. 이 감독은 당시 대한배구협회로 부터 관련 징계를 받았다. 그는 징계에서 해재된 뒤 경기대 배구부 감독과 SBS 스포츠 배구해설위원을 거쳐 지난 시즌 종료 후 '친정팀'이라고 할 수 있는 KB손해보험 지휘봉을 잡았다.

그런데 최근 V리그를 포함한 배구계에서 학교폭력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이 감독과 박철우의 12년 전 사건이 수면 위로 다시 올라왔다. 이 감독이 지난 18일 우리카드와 원정 경기 종료 후 현장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내용이 보도됐고 다음날(19일) 박철우는 개인 소셜 미디어(SNS)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 감독의 당시 발언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밝혔다.

이 감독은 당시 학교폭력 논란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이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가해자 입장'이라는 말을 했다. 결국 이 말이 도화선이 된 셈이다. 박철우는 19일 OK금융그룹과 원정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한국전력은 이날 OK금융그룹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자리에서 12년 폭행 사건을 언급했고 이 감독에 대해 '용서를 받거나 용서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12년 전 대표팀에서 일어난 일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여전히 남아있던 셈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이 감독은 결국 남은 6라운드 경기에 벤치에 앉지 않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은 "이 감독이 V리그 잔여경기 자진 출장 포기 의사를 밝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구단을 통해 "박철우 선수의 인터뷰 기사와 관련하여 '과거 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박철우 선수에게 깊은 상처를 준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하는 마음'이고 시즌 마지믹 중요한 시기에 팀 선수들, 구단, 배구팬에게 부담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오른쪽)이 지난 27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 도중 센터 김재휘, 세터 황택의와 타임아웃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오른쪽)이 지난 27일 열린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 도중 센터 김재휘, 세터 황택의와 타임아웃 도중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구단은 "박철우에게 진심이 담긴 사과와 함께 용서를 구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이 감독에게도 자숙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21일 OK금융그룹과 홈 경기부터 출장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다시 한번 박철우와 배구팬들에게 12년 전 잘못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KB손해보험은 19일 기준으로 17승 13패(승점51)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구단이 잔여경기 범위를 정하지 않았지만 KB손해보험이 '봄배구'에 진출하더라도 이 감독이 복귀 여부는 불투명하게 됐다.

KB손해보험은 21일 경기부터 이경수 수석코치가 이 감독을 대신해 감독대행으로 경기를 치른다.

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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