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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의 패션잉글리쉬] 봄도 강타할 고프코어의 인기몰이


고프(Gorp)는 라이딩, 등산, 캠핑과 같은 야외 활동을 할 때 흔히 먹는 견과류 믹스 (trail mix)를 말한다. 제품 패키지에 'Good Old’ Raisins and Peanuts'라고 써있으며 이의 앞 글자를 사용하여 흔히 GORP이라고 한다. 견과류 믹스 안에는 주로 그래놀라(Granola), 오트(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이 들어 있기에 이 구성원의 앞 글자만 따도 역시 GORP가 된다. 고프코어(Gorpcore)는 고프(Gorp)와 놈코어(normcore = normal + hardcore: 평범함을 추구하는 패션)에서의 core를 사용한 합성어다. 즉 합성어가 또 다른 합성어를 낳은 것.

고프코어 룩은 평범한 스포티한 복장에서부터 캠핑 바지와 하이힐의 조합, 바람막이와 짧은 스커트의 조합 등과 같이 편안함, 세련되지만 다소 엉뚱한 룩 까지 다양하다. 다소 이상한 조합이라 하여 이를 '어글리 트랜드(ugly trend)'라고 불리지만 겨울 패션 시장을 이미 강타하며 대표 유명 브랜드들이 앞다퉈 봄을 위한 상품 출시에 분주하다.

가수 넉살이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Mnet 예능프로그램 '고등래퍼4'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net]
가수 넉살이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Mnet 예능프로그램 '고등래퍼4'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Mnet]

고프코어 룩과 관련된 제품을 구매하려다 함께 검색되는 제품들을 두 가지 그룹으로 묶어 살펴보고자 한다.

1. 아노락(anorak), 바람막이(windbreaker), 파카(parka)

그린란드, 캐나다, 알래스카, 시베리아 등 북극해 연안에 주로 사는 어로 수렵인종인 이누이트(Inuit)족은 '인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들인 추운 날씨에 주로 물고기를 잡다 보니, 보온과 방수를 위해 동물 가죽으로 옷을 만들었다. 디자인의 특징은 앞 여임이 없으며 후드(모자) 주변을 털로 두른다. 이 코트를 아노락 혹은 파카라고도 한다.

파카(parka)는 북 러시아에서 사용된 언어 'Nenets language'에서 유래되었으며 동물 가죽(animal skin) 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유래 때문인지, 얇은 바람막이를 아노락 혹은 윈드브러이커(windbreaker) 라고 하며, 파카는 보온성이 더욱 강조된 다소 무거운 코트에 가깝다. 이누이트 족이 입었던 앞여임이 없던 파카는 때문에 아노락은 앞트임이 아예 없거나 가슴 부분까지 내릴 수 있는 여임이 있는 반면 윈드브레이커는 앞에 지퍼가 있어 오픈 할 수 있다.

2. 패딩(padded down), 푸퍼 코트(puffer coat), 벤치 코트(bench coat) 1930년경 미국인 디자이너 에디 바우어(Eddie Bauer)가 무거운 파카를 보완하고자 겉 감과 안 감 사이에 솜이나 털을 넣어 누빔의 퀼팅(quilting) 기법을 적용해 만든 것이 지금의 패팅에 가깝다. 패딩(padding)은 '채워 넣기, 메우는 것'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올바른 영어 표현은 'padded coat' 혹은 '~을 불룩하게 부풀리다'라는 의미를 지닌 '푸퍼(puffer)'를 사용한 '푸퍼코트(puffer coat)' 등이다.

겨울 인기 상품 중 팔에 붙은 상표에 눈이 가게 만드는 몽클레르(Moncler)사 제품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적인 축제인 1968년 그레노블 동계 올림픽 때 프랑스의 캠핑 장비 업체였던 몽클레르 사가 프랑스 알파인 스키 팀을 위해 패딩을 제작하고 이것이 유니폼으로 채택되면서 전 세계의 전파를 타면서 몽클레르 코트가 크게 유행하였다.

이러한 짧은 패딩을 길게 제작한 롱패딩 역시 스포츠 선수들이 즐겨 입었으며 특히 벤치에 대기 하는 축구 선수들 때문에 롱패딩을 '벤치 코트(bench coat)'라고도 부른다. 야외 활동이 줄어 든 요즘 벤치 코트를 입고 무리 지어 다니는 동네 조기축구 아저씨의 모습이 그립기 까지 하다.

곧 3월로 접어 들면서 백화점은 벌써부터 봄을 부르는 가벼운 옷들을 진열하기 시작했다. 따뜻하게 해 줬던 겨울 옷들의 의미, 유래, 차이점들을 생각하며 힘들었던 겨울을 보내고 벤치에 앉아 준비하고 있을 듯한 봄을 어서 맞이하고 싶다.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토익연구소 소장

◇조수진 소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영어교육 전문가 중 한 명이다. 특히 패션과 영어를 접목한 새로운 시도로 영어 교육계에 적지 않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UPENN) 교육학 석사 출신으로, SAT, TOEFL, TOEIC 전문강사이며 '조수진의 토익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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