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루카' 천성일 작가 "드라마 엔딩,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의 질문"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드라마 '루카'는 익숙한 추격 액션 장르에 생명 과학, 종교 등 생소한 소재가 섞여 그간 보지 못했던 작품이었다. 김래원과 이다희의 열연, 김홍선 감독의 뛰어난 연출에 방점을 찍은 것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참신한 대본의 탄생 때문이었다. 이는 과거 '생명 공학'을 알게 된 천성일 작가가 '루카'로 확장하고 발전시킨 결과물이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루카: 더 비기닝'(극본 천성일, 연출 김홍선, 이하 '루카')은 특별한 능력 때문에 쫓기게 된 지오(김래원 분)가 유일하게 그의 모습을 기억하는 강력반 형사 하늘에구름(이다희 분)과 함께 거대한 음모에 맞서는 스펙터클 추격 액션극.

루카: 더 비기닝 [tvN]

천성일 작가는 전작 드라마 '추노' '7급공무원' 극본과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7급 공무원' 등을 집필하며 재미와 웃음, 때로는 깊은 의미를 더했다. 그런 그가 이번 '루카'에서는 유전자 조작, 복제인간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의 신작 '루카'는 추격 액션 장르에 생명공학이라는 SF 소재를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인간의 오만과 이기심으로 탄생한 지오,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들의 욕망을 통해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남기며 강한 임팩트를 선사했다. 극의 말미 끝이 아닌 위험한 신화의 서막을 여는 엔딩으로 기존의 틀을 깨부수며 전율을 일으킴과 동시에 깊은 여운을 안겨 웰메이드 작품으로 남았다.

유전자 조작, 복제인간이라는 다소 위험하고도 파격적인 소재를 택했다. 이러한 소재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진 건 정말 오래 전에 들었던 단어 '생명공학' 때문이다. 공학의 사전적 정의는 생산품의 성능을 향상 발전시키는 과학 기술이지 않나. 생명과 공학, 유기체와 무기체의 두 단어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붙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생명 과학에 종교까지 얽힌 예민한 이야기라 사전 준비도 힘들었을 것 같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개념이나 기술이 아니라 무관심이었다. 보통 휴대폰을 살 때 그 안에 들어가는 기술 요소를 보고 고르는 게 아니지 않나. 그와 마찬가지로 이런 류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저를 계속 괴롭혔던 것 같다.

그렇다면 이와 별개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지오 캐릭터다. 지오는 스스로를 어떤 존재라고 생각할까, 그 부분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내가 만약 저런 존재라면 어떨까 상상만으로는 닿지 못하는 부분이 많았다.

파격 엔딩이 화제였다. 엔딩을 선택하게 된 배경이나 또 다른 결말 후보는 없었나. 고민 과정에 관한 이야기와 드라마를 통해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궁금하다

엔딩은 지오 입장이 아니라 일반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과연 우리는 지오를 이웃이나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질문에 판타지로 대답할 수는 없었다. 드라마 엔딩은 결국 지오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몰아붙인 결과가 아닐까 싶다.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지구 멸망, 인류 멸종, 생존 인류 등을 다루지 않나. 그런 작품들을 보며 인류가 끝까지 살아남아야 할 이유가 뭘까 계속 생각했다. 말하자면 '살아갈 이유를 찾자' 정도가 아닐까.

'루카' 스틸컷이 공개됐다. [사진=tvN]

제목 때문에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가 많다. 이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사항이 있나

시즌2를 가려면 시청률, 시청평, 수익이라는 세 가지 요소 중 두 가지 이상이 부합했을 때 가능할 텐데, 현재 논의중인 사항은 없다.

'루카'는 어떤 의미로 남을 것 같나

모두 다 자기가 하는 일을 규정하지 않나. 작가라는 직업은 뭘까 오랜 시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한참 후에야 찾은 답이 '그래도 살아갈 이유를 찾는 사람'이었다. 답을 찾을 무렵 하필이면 '루카'를 쓰고 있어서 그런지, 제게는 어려운 답을 찾은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

글을 쓸 때 작가님의 마음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목표, 목적은 무엇인가

'그래도 살아갈 이유를 찾는 사람'이라는 답을 찾았듯이, 목적과 목표 또한 이렇다. '루카'에서 여럿 죽이고 뭔 소리냐 하겠지만, 진짜 그렇다. '루카' 엔딩은 지오를 그렇게 만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였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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