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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으로서의 미술 콜렉션] 2020년 세계 미술시장을 통해 본 콜렉션 인사이트


‘10년 후에도 이 작가가 활동을 할까,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까, 미술사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까’

자산 관점으로 미술작품을 콜렉션 할 때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부분이다. 안타깝게도 이것은 전문가들의 영역이다. 명망 있는 미술관의 관계자나 시장의 최상위에 위치한 갤러리스트, 글로벌 옥션의 탑 매니지먼트급 혹은 큰 손 콜렉터들이라면 조금은 답에 근접할 수 있겠지만 주변인에게는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시각을 좀 달리해서 접근해보기로 한다.

작가를 보고 시장성을 판단하기에 앞서 시장을 먼저 보면 작가를 선별하는 눈이 좀 더 생기지 않을까. 자금이 많이 몰리는 시장에서 주목 받는 작가나, 시장 싸이즈가 큰 국적 작가가 주목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까. 그래서 세계 시장을 들여다 보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퀵 리뷰를 해보기로 한다. 글에 쓰인 모든 데이터는 '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을 참조했다.

시장을 보면 작가가 보인다?

‘20년 전세계 미술시장(앤틱 포함) 규모는 전년 대비 22% 감소한 501억불 수준이다. 갤러리(딜러)를 통한 거래는 293억불로 전년 대비 20%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국, 영국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이 42%로 절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고 영국과 범중화권이 각 각 20% 수준이다. 옥션 시장도 불황을 비껴가지는 못했다. 퍼블릭 경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0%나 감소한 176억불로 프라이빗 경매 시장 규모 32억불을 합해 208억불의 실적을 올렸다. 퍼블릭 옥션 시장에서는 세계 3대 경매 시장인 범중화권, 미국, 영국이 여전히 전체 시장의 81%를 차지했는데 특이한 것은 상대적으로 감소 비율이 적었던 범중화권이 36%의 점유율로 미국(29%)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16% 수준.

표1. 2000년 국가별 마켓 쉐어(옥션시장 포함)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작품을 사는 주체는 70%가 개인이다. 글로벌급 대형미술관, 국가 및 지역 미술관, 아트 어드바이저, 인테리어디자이너, 아트마켓 전문가 등이 각 각 4~6%의 비율로 콜렉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2019년 기준).

이들은 주로 갤러리와 옥션, 아트페어, 갤러리와 아트페어의 온라인 뷰잉 전시를 통해 작품을 구매했다. 개인간의 직접 거래나 아트 어드바이저를 통하기도 하고 일부는 작가 스튜디오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경우도 있어 구매 방식은 다양하다. 경험이 많지 않은 콜렉터들은 갤러리나 옥션, 아트페어를 통한 구매가 편하다. 온라인이나 SNS를 통한 비대면 거래는 절차나 신뢰에 확신이 없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접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옥션 경매 기록을 보면 25만불 미만의 작품 거래시 온라인을 이용하는 비율이 꽤 높게 나타났다. 작품 가격이 25만불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당연히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높지만 향후에도 온라인을 통한 거래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옥션사들도 온라인 경매를 점 점 더 강화하고 늘리고 있는 추세기 때문에 관심있는 콜렉터라면 서울옥션이나 케이옥션 싸이트나 앱을 통해 지속적으로 흐름을 파악하고 오프라인 프리뷰도 다니면서 ‘눈팅’으로 우선 즐거움을 찾기 권한다.

시장은 축소되었지만 온라인이 ‘열일’했다

1만불 미만의 작품을 구매한 콜렉터 비중은 8% 정도고 1만불~5만불 가격대가 17%, 5만불~10만불대가 21%로 나타났다. 반면에 백만불 이상 가격을 구매한 비율이 15%에 이르고 10만불 이상의 고가 작품을 구매한 비율이 전체의 50%를 넘고 있어 의외로 높은 가격대의 작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으로서의 미술을 볼 때 가격보다는 검증된 작가의 작품을 선호하는 안전심리가 작용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표2. 구매 작품의 가격대별 분포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작품 구매는 대부분 갤러리나 옥션, 아트페어를 통해 이뤄졌는데 펜데믹의 영향으로 온라인뷰잉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비대면 방식도 많이 이뤄졌다. 그밖에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직접 구매하거나 개인간의 거래, 아트 어드바이저를 통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판매는 ‘19년에 비해 두 배 증가한 124억불에 달했는데 19년에는 전체 세일즈에서 온라인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9% 수준이었는데 20년에는 25% 까지 올라서 이커머스를 통한 세일즈가 일선 갤러리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 비율을 처음으로 넘어선 해가 되었다. 딜러들의 판매 총액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년의 13%에서 세 배 증가한 39%에 달했다.

거래 작품별로는 인상파와 후기인상파의 거래가 절반이나 줄어든 반면 전후-컨템퍼러리(post-war and contemporary) 작품이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모던아트(26%), 인상파와 후기인상파 작품(10%)이 뒤를 잇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전체 미술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중국이 거래 비중이 가장 큰 전후 컨템퍼러리 미술 분야에서는 미국과 같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는 면이다. 경제 규모에 비례해 자국 작가의 작품가격이 올라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지만 한편으로는 선진국 진입을 위해 자국 미술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애쓴 결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된다.

표3. 미술분야별 시장 점유율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80% 이상이 5년내 매각

일반적으로 미술품은 비교적 오랜 시간 작품을 보유하다가 자녀에게 넘겨 주거나 작가가 미술사적으로 충분히 평가 받고 시장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할 때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그런 콜렉터도 있지만 이 번 조사 결과를 놓고 보면 예상과는 조금 다른 행태가 나타난다. 전체의 4%가 1년안에 작품을 매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8%는 1~3년 안에, 42%는 3~5년 사이에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80%가 5년 내에 매각한다는 것이다.

표4. 평균 작품 보유 기간(매각 시점)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사진=Art Basel & UBS Report The Art Market 2021]

이 같은 수치는 지역이나 세대를 불문하고 콜렉터들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이었는데 장기적으로 보유할 것이 아니라면 판매를 통한 환금성 확보나 수익성을 염두에 두어야 가능하다. 프리미엄까지 주고 구매한 작품이 판매 시점에 제값을 받지 못하게 되거나 아예 판매를 할 수도 없는 경우도 많아서 자산으로 작품을 콜렉션 한다면 사전에 많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수수료를 지불하더라도 옥션을 이용하고나 최소한 신뢰성 있는 갤러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온라인 확대가 글로벌 시장 동조화 가속할 가능성 열어

세계적인 옥션 회사의 낙찰 기록을 조회하고 여러 아트페어를 다닐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콜렉터들의 미술을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특히 온라인이나 SNS를 통한 정보 공유와 거래 데이터 접근이 용이해졌다. 온라인이 정보 공유의 차원을 넘어 실거래 마켓플레이스로써의 역할도 커지고 있어서 국경을 넘나드는 거래는 더욱 활성화되고 있다. ‘19년 대비해서 2-3배씩 늘어난 세계 3대 경매회사(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의 온라인 경매 실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비록 2020년에 글로벌 펜데믹 현상으로 오프라인 이동이 힘들었던 특수 상황도 작용했겠지만 역설적으로 온라인 비대면 판매를 증가시키는 모멘텀이 되었다. 시장의 동조화를 부추기면서 글로벌화 현상을 가속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트렌드는 자국에 머물러 있던 콜렉터들의 시각적 외연을 한층 더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한편으로는 글로벌 인지도가 있는 작가의 작품 수요에 가속도를 붙여 특정 작가에 대한 쏠림을 부추기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미술 콜렉션에 뛰어드는 신흥 세대와 부유층이 늘어나고 있고 중동이나 중국 등 경제 규모가 커지는 국가에서 미술관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다 보면 지명도 있는 ‘필수 콜렉션’ 작가들의 작품을 찾는 시장의 니드는 더욱 올라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시장의 글로벌화와 단일화 현상은 역으로 한국을 비롯한 비주류 국가의 작가들이 부각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 국가의 부가 증대하면서 자국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소비가 늘어나는 단계에 들어섰다. 한국의 문화예술은 글로벌 취향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오랜 시간 한국 미술의 주류 편입을 위해 고군분투 애써온 몇 몇 갤러리스트의 수고와 탁월한 작가들의 역량이 어우러지면서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해외의 러브콜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 미술은 이제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김종범 디인베스트랩 대표
김종범 디인베스트랩 대표

◇김종범 디인베스트랩㈜ 대표는 기업 투자, 문화컨텐츠 투자, M&A 자문 전문가이다. '미술 경계인'으로서 객관적 시각으로 20년간 경험한 미술 콜렉션 노하우를 공유 중이다. 인스타그램 @artinvestlab, 이메일 jb2350@naver.com

/정명화 기자(som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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