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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방법: 재차의' 김용완, 정답 없는 세계관에서 답을 찾기까지


김용완 감독 "초현실적인 세계관, 정답 없어" 거듭된 고민의 결과물

[조이뉴스24 김지영 기자] [조이人]②에 이어

연상호 작가가 탄생시킨 재차의를 살리는 게 무엇보다 관건이었다. 김용완 감독은 드라마의 맥을 이어가면서 곳곳에 포인트를 주고 극을 채워가면서 영화를 완성시켰다. ‘방법’ 팬 혹은 이번 작품으로 ‘방법’ 세계관을 접한 이들 모두가 영화를 온전히 즐길 수 있기를 바랐다.

드라마에서 소진은 주로 빨간 후드 집업을 입고 등장했다. 영화에서도 빨간 후드 집업을 입고 등장하는 이가 있다. 독립방송사 '도시탐정'의 새 직원으로 들어온 제시가 주인공이다. 임진희는 제시를 걱정하고 안타깝게 생각하기도 한다.

"임진희는 3년 동안 가족처럼 찾던 백소진이 돌아오지 않으니 계속 걱정되고 소진처럼 어린 제시가 직원으로 들어오니 더 눈길이 갔을 것이다. 가족사가 아픈 아이에게 항상 좋은 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 처음 제시에게 다가갔을 땐 '소진인가?'하는 마음으로 다가갔을 것이고, 소진이가 아니고 제시라는 것을 알고 가족사도 듣게 됐을 땐 더 마음이 갈 것이다. 임진희의 입장에선 제시도 지켜줘야하는 아이였고 약자라고 볼 수 있어서 백소진과 공통된 이미지를 사용했다.“

영화 '방법: 재차의'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영화 '방법: 재차의'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드라마에서 백소진의 시그니처 컬러는 레드, 무속인 진경(조민수 분)의 컬러는 그린이다. 김용완 감독은 드라마에서처럼 영화에서도 컬러를 이용해 캐릭터의 특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남성 캐릭터들의 경우엔 짙은 계열의 무채색을 사용했다. 남성들과 함께 있는 변미영(오윤아 분)은 의상이 화려하다. 첫 번째 쿠키영상에서 붉은색 원피스를 입은 변미영과 녹색 계열의 옷을 입은 임진희가 등장한다. 드라마에서 진경의 색을 녹색으로 설정했던 건 녹색이 주술적 의미가 있어서다. 임진희도 원래 드라마에선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지 않았는데 이해하는 과정을 겪었다. 그래서 그런 색의 옷을 입는 것이고 그것에 보색이 되는 붉은 색 옷으로 변미영의 컬러를 설정했다. 변미영은 이미 악귀에 잠식된 악마 같은 느낌이다."

드라마에서 악귀에게 잠식된 진종현(성동일 분)과 악귀보다 더 악귀 같은 이환(김민재 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의 희생은 거리낌 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환은 진종현보다 더한 모습으로 충격을 선사했던 바. 영화에서 등장하는 변미영이 이들과 맥을 같이 한다.

"이환은 진짜 악마라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변미영도 제일 나쁜 사람이다. 초자연적인 생각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지만, 그 기반은 작가님이 항상 생각하신 주제의식과 맞닿아있다. 팽배한 혐오, 저주, 미워하는 댓글 문화를 드라마에서 풍자했다면 영화에서도 그런 위계사회에서 사람과 생명을 도구화해버리는 현실을 담고자하는 것들이 좋았다."

3년의 수련을 거쳐 돌아온 백소진은 방법사로서 성장한 모습이다. 이전에 사용하지 않던 결계를 익혀 재차의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도 하고 무찌르기도 한다.

"드라마에서는 결계를 하지 않았는데 3년의 수련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악귀를 떨쳐내고 싶어서 떠났는데 그 과정이 알고 보니 악귀를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과정이었지 않나. 그래서 능력도 배가된 것이다. 소진은 달빛을 은신결계로 이용한다. 바닥에 그리는 그림도 달의 이미지다. 그런 부분들을 이용하기 위해 별자리 지도를 참고했다. 자칫 유치해 보이거나 흔하게 보일 수도 있는데 독특하게 보이길 바랐다. 작업을 하면서 제가 몰랐던 것을 많이 알아가는 게 재밌더라. 초현실적인 세계관은 정답이 없다. 정말 방대하다. 이미지를 결정해 나가는 과정들이 힘들었지만 재밌었다."

영화 '방법: 재차의'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영화 '방법: 재차의'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소진이 수련을 하는 일본과 중국, 두꾼이 살던 인도네시아 등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촬영이 어려워져 모두 CG로 작업했다. 어느 누구 보다 연출자로서 더 멋진 장면을 그려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을 터다.

"너무 아쉬웠다. 실제로 못 가보고 찍을 수 밖에 없는 게 아쉬웠다. 이질감이 안 느껴지게 CG도 활용하고 스태프, 배우들도 허전함을 채워주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 공간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던 스태프가 가장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너무 고맙다."

영화는 드라마에 이어 출연하는 배우뿐만 아니라 최근 라이징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이설도 제시 역으로 등장한다. 베일에 가려진 제시는 극 말미 반전이 드러나며 충격을 선사한다.

"제시 캐스팅은 어려웠다. 한국 사람이 동남아시아인 느낌을 내는 게 어렵지 않나. 다행히 제작사에서 미팅을 했었는데 이설 배우가 너무 잘하더라. 단막극 '옥란면옥'에서 탈북민 캐릭터를 잘 한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국적인 느낌이 들어 그런 부분도 잘 채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시의 감정이 두꾼의 느낌까지 들기도 하고. 설득을 해줄 수 있을만한 눈빛이 좋더라. 후반부에 신파성을 많이 배제하려고 보편적인 휴머니즘으로 보일 수 있게 연출했는데 후반 장면을 찍을 때 눈물이 나더라. 이설 배우가 온전히 해준 것이다. 감정 몰입도 훌륭하고 되게 좋았다."

영화 '방법: 재차의'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영화 '방법: 재차의'를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CJ ENM]

연상호 작가와는 이번이 두 번째 협업이다.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같은 작가, 감독으로 작업을 하게 됐다. 그는 연상호 작가와 연이어 작품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많은 분들이 연상호 작가를 천재라고 생각하시지만, 제가 2, 3년 옆에서 봐온 결과 그분은 정말 성실하다. 저도 일이 좋아서 빠져 살지만, 연상호 작가님도 일에 빠져서 공부도 많이 한다. 저도 많이 자극이 됐다. 항상 새로운 것들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도 많으시고.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대한 경계를 많이 하고 매체를 다르게 하면서 새로운 것을 보여주니 정말 훌륭한 아티스트다."

애니메이션 '서울역', '부산행', '염력' '반도' 등으로 먼저 연출자로 호평을 받았던 연상호 작가. 김용완 감독은 연출자 선배이기도 한 연상호 작가에게 '방법: 재차의' 연출을 하면서 도움을 얻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연상호 작가님은 전혀 연출에 관여하지 않는다. 제가 몰라 물어보면 조심스럽게 팁을 준다. 작가님이 CG, VFX를 잘 아시니 이와 관련된 것을 물어보면 노하우가 있으니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진짜로 도움이 많이 됐었고 다른 레퍼런스를 보여주기도 하신다. 정보를 많이 주셔서 감사했다."

극의 말미 '방법: 재차의'는 쿠키영상으로 속편을 예고한다. 이 역시 드라마의 시즌2보다는 외전 형식의 이야기로 예상된다. 이미 보도된 바 있는 속편 '괴이'는 스핀오프 형식으로 현재 구교환, 곽동연 등이 출연을 검토 중이며 연상호 작가가 글을 쓴다. 연상호 세계관을 사랑하는 이들에겐 스핀오프의 소식이 반가울 수도 있겠으나 드라마 팬에겐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 터다.

"드라마 '방법'의 시즌2에 대한 것보다는 연상호 작가님의 세계관 안에서 이야기들을 계속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다. '괴이'라는 드라마가 준비되고 있고 쿠키영상에서 천주봉이 나오며 가능성이 열려 있긴한데, 확정됐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저 또한 다음 작품을 연출할지 안 할지는 모르니까. 영화 '방법: 재차의'를 한 것만으로도 재밌었다. 팬으로서는 시즌2가 나왔으면 좋겠다. 캐릭터들이 사랑을 받았으니까."

김용완 감독은 영화를 통해 드라마를 접하지 않았던 관객이 드라마를 정주행하기를 바랐다. 어려운 시기에 보다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라며 '방법: 재차의' 관람을 독려했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이 영화를 보면 감사하지만, 드라마를 보려고 영화를 보지는 않을 것 같다. 영화를 보시고 역으로 드라마의 캐릭터가 궁금해서 찾아보는 과정들이 있으면 만드는 입장에선 감사한 일이다. 드라마의 오컬트적인 분위기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다소 다르게 느껴지실 수 있다. 수위도 보편적으로 편하게 볼 수 있게 조절했다. 팍팍하고 어려운 시기니까 극장 와서 편하게, 재밌게 보시고 영화가 끝나고 나갔을 땐 저희 메시지를 조금이라도 느끼셨으면 한다."

/김지영 기자(jy100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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