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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K-디스플레이] ㊦ 지금이 '골든타임'···정부 지원 확대 절실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판도 바뀌나…韓, 17년간 유지한 '디스플레이 1위' 뺏길 듯

[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이 중국의 공세로 인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며 한국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어서다.

특히 중국 정부가 디스플레이 업계에 막대한 지원을 쏟고 있어 우리나라 역시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 지원 없이 민간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한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OLED 시장에서도 무서운 기세로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지난 2018년 1위에 오른 LCD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동시에 OLED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갖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 [사진=LG디스플레이]

◆ 中, 올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서 韓 제치고 1위 유력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 등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LCD와 OLED를 포함한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은 점유율 36.9%로 중국(36.2%)과의 격차가 0.7%포인트에 불과했다.

2019년만 해도 한국이 40.2%, 중국이 29.2%로 11%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는데 1년 새 10%포인트 이상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2015년에는 한국 45.2%, 중국 14.1%로 30%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졌던 바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 중국이 한국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004년부터 17년간 점유율 1위를 이어가던 한국이 중국에게 자리를 내주는 것이다.

지난해 중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이 급성장한 가장 큰 요인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증가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 온라인수업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LCD 패널의 성장세가 거셌다.

실제 지난해 5~12월 LCD 패널 32인치는 100%, 43~55인치는 60%, 65인치 이상은 30% 이상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BOE, CSOT, 티안마, 비전옥스 등 중국 업체들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60~227% 성장했다.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사진=BOE]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 [사진=BOE]

◆ 中 정부 막대한 지원에…2025년 OLED 점유율 韓 51%·中 47%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생산능력 투자 시 전체금액의 20%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등에서 자금을 출자해 지원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적은 만큼 신규 투자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고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실제 BOE는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BOE가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던 데는 정부의 보조금 역할이 크다.

이 때문에 현재 한국이 주도하고 있는 OLED 시장 역시 중국이 빠르게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중소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형 OLED는 LG디스플레이가 각각 점유율 70%대, 90%대로 우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4~5년 뒤 OLED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점유율이 비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는 2025년 OLED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이 각각 51%, 47%로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OLED 시장 점유율은 한국 69%, 중국 29%로 추산된다.

한국 역시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해 시설 투자 최대 6% 세액공제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중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R&D 비용의 경우 최대 40%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긴 하나 VR·AR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 등 신성장·원천기술 R&D에 해당된다.

이에 지난 3월 산업부와 대한상의가 개최한 '제2차 미래산업포럼'에서 김성진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디스플레이 산업은 그 어느 산업보다도 융합 얼라이언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만큼 이에 대한 통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협력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금융·세제·규제 패키지 지원과 같은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어 민간의 힘만으로는 힘든 상황"이라며 "초격차 기술을 유지하고 신기술에 있어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전례 없는 과도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어 향후 디스플레이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이 한국을 제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고부가가치 기술력을 앞세워 기술에서 차이를 벌려야 할 것"이라고 봤다.

/서민지 기자(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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