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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영의 IT생각] 주인공에서 구경꾼으로 전락한 한국의 IT


열정이 식은 차가운 IT..세계를 이끌던 그 영광은 어디 갔을까?

1990년대말, 세상은 꿈과 도전으로 뒤덮였던 것 같다. 신기술과 신지식으로 무장한 겁없는 신흥 사대부들이 도전에 나섰다. 정치, 경제적으로 기득권 세력과 대항적이었던 386세대들은 아래한글, 이야기, V3, 다음, 리니지, 네이버 등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들을 세상에 내보이며 도전의 성공신화를 만들어 냈다. 그것은 2000년 전야였다.

8년이 지난 2008년 9월 지금, 어렸을 때 우주선이 하늘을 나는 줄 알았던 그 서기 2000년 때보다 8년이 지났다. 예전에 ‘미래소년 코난’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이 작품은 2008년 8월에 지구가 핵전쟁을 하게 되고 이때 비행선으로 탈출하려던 사람들이 지구에 불시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이 바로 그 때다. 지금 유치원에는 서기 2001년생, 2002년생 어린이들이 놀고 있다.

그런데 IT산업에서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짧게 보면 지난 5년 동안 인터넷 순위는 거의 그대로였고, 몇몇 사소한 변화가 있었지만 그것을 무시하면 지난 8년 동안도 거의 그대로다. 그 사이에 인터넷 1등은 고착화되었고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였다. 새로운 기업이 순위에 랭크된 경우는 드물었고, 신데렐라처럼 등장하던 신제품이나 신서비스, 새로운 영웅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터넷 주도국가인 우리나라에서는 구글이 크롬을 만들어 내고 MS가 IE8을 만들면서 싸우는 것이나 구경하는게 고작 새로운 것이다. 구글코리아가 테터앤컴퍼니를 인수한데 이어, 이베이가 G마켓을 인수하는지 구경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이용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비즈니스는 제자리에서 머물러 역설적으로 계속 뒤로 후퇴하고 있다. 한때 세계 인터넷 랭킹 10위 안에 한글 사이트가 주렁주렁 매달렸던 그 영광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가?

인터넷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던 대기업들은 모두 줄줄이 미역국을 먹고 물러났고, 돈 번 인터넷 기업들은 국내시장을 지키는 것도 힘겹다.

그나마 얼마 안되는 신생기업들은 한때 돈 잘 대주던 벤처투자자들까지 돈을 회수해가는 요즘 분위기속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화려한 IT성공을 이끌던 정보통신부는 역사속에 사라졌고, 급기야 IT산업은 고용창출에 도움이 안됐다는 대통령 말까지 나와서 갑론을박 중이다.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이 없는 IT는 정해진 프로그램만 반복되는 차가운 시스템일 뿐이다.

/임문영 iMBC 미디어센터장(column_moon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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