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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산책 - 25] 실전 투자 전략 (5) - 트레이더 (trader) vs. 투자가 (investor) (중)


 

지난 주 금요일 (6월 8일) 월스트리트는 뉴욕 증권 거래소 컴퓨터 시스템

이 다운되면서 2시간 가량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최첨단 IT 기업들이 즐비한 미국도 역시 월스트리트 증권 시장이 갑작스

런 시스템 다운 사태에는 별 수 없이 허둥지둥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는 이미 6년전 이와 유사한 사태로 주식 거래 중단을 경험한

바 있지만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컴퓨터 시스템 사고는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월스트리트에 더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최근 중국의 컴퓨터 해커들이 미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무차별 공격 감

행한 사태를 기억한다면 월스트리트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에 해커들이 들

어 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 경우 전세계 금융 시장이 얼마나 혼란을 겪

을지 상상만해도 끔찍한 일이다.

Y2K 문제로 시끄러울 때 당시 미국내 온라인 증권 구좌를 가지고 있던 투

자자들은 1999년 마지막 주식 거래 날에 증권 구좌 잔고 내역을 모두 인쇄

해서 보관하라는 조언을 들은 바 있다. 역시 첨단 컴퓨터 시대에도 역시

믿을 건 인쇄된 문서라는 것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설령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어 영원히 뉴욕 증권 거래

소 영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월스트리트는 다른 방법으로 대처

해 나갈 것이다. 월스트리트 주식 시장 자체가 컴퓨터의 개념이 없던 시

대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만일 인간의 욕망이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그때는 월스트리트도 세

상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물론 그날이 올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말이

다.

뉴욕 증권 거래소가 컴퓨터 시스템이 다운되어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을 하

건 말건,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에 올라탄 우리 독자들을 위해서 본

칼럼은 계속 된다.

지난 주 초단타 트레이더를 설명한 데 이어 오늘은 이와대비되는 투자가

(investor) 에 대해서 알아 보기로 한다.

중장기 주식 투자가는 복리 이자의 마술을 믿는 사람들. 흔히 복리 이자만

큼 무서운 것이 없다고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오늘부터 담배를 끊

고 담배값만큼을 매일 정기 저축을 하면 20년 후에는 얼마나 모을 수 있다

는 신문 기사를 예전에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실상 미국 증권가에서 중장기 투자가라고 하면 바로 복리 이자의 마술을

믿는 사람들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보통 미국에서 금융 상품으로 돈을 불리려고 하는 사람들은 보통 3가지 방

식을 생각할 수 있다. 우선 그 첫째는 주식 (stock) 이다. 그리고 두 번

째는 회사채 (bond), 그리고 남은 하나가 미국 정부에서 발행하는 국채

(Treasury Bill) 이다.

이중 역사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가장 평균 수익률이 높은 것은 역시 주

식이었다. 물론 복리 이자의 무서움을 아는 사람들은 연 1% 의 수익률 차

이가 20년 후에는 얼마나 큰 차이를 내는가를 알고 있다.

주식의 중장기 투자가들이라고 해서 다 똑같을 수만은 없다. 실제로는 어

떤 주식에 과연 얼마만큼의 장기간 (long-term) 동안 투자를 해야 하는가

에 대한 접근 방법은 투자가마다 가지각색이이다. 따라서 주식의 중장기

투자라고 단순한 복리 이자만 생각할 수는 없다는 점도 주식 투자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보통 중장기 투자자라고 하면 'buy and hold', 즉 주식을 매입한 후 오

랫동안 보유하고 있는 투자가라는 정도로만 말하지만, '어떤' 주식을 사

서 '얼마만큼 오랫동안' 보유하는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역사적으

로 볼 때 월스트리트 시장에서는 30년 이상 주식 보유를 한 사람의 100%

가 기타 금융 상품에 투자한 사람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5년 이상 주

식 투자가는 75%, 1년 이상 주식 투자가는 67% 정도가 기타 금융 상품 투

자자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와 있다.

물론 주식에 중장기 투자를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은 증권 시장이 역사성을

가지고 오랜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기업 활동이 정치적인 압력에 의해 좌

지우지되지 않아야 한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사에 대해 미국 법원이 반독점 금지 법안으로 규제하

려는 것은 예전에 우리 한국에서 벌어졌던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회사 자

체를 단숨에 붕괴시키는 그런 폭력적 환경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러나 지금 본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어떤 미국 주식을 매입해서 20-30년

씩 보유하고 있으라고 하면 어느 누구도 피식 하고 웃을 것이다. 1년 앞

도 내다 보기 힘든 요즘에 그럴만한 끈기가 어디 있겠는가.

역시 중장기 투자가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적어도 5-

10년 정도는 주식을 보유할 수는 있어야 한다.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마

이크로소프트, 델 컴퓨터, 시스코 등과 같은 기업 주식을 5년 이상 붙들

고 있었다면 아마 큰 돈을 벌었을 것이다.

실은 미국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델 컴퓨터, 시스코 사 주식을 오래도록 보

유해 본 한국 교포는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서 교포들 중에 주식 투자

를 해서 큰 돈을 번 교포들이 많이 없는지 모른다.

좋은 기업을 잘 골라서 오래도록 보유할 수 있는 끈기가 큰 돈을 벌어 준다

는 사실은 어쩌면 월스트리트 시장의 만고불변의 진리이지만 이를 실행하

는 사람은 소수일지 모른다. 진리를 충실히 따르지 않으면서도 "왜 나는

주식으로 돈을 못벌지..." 하면 한탄하는 사람도 많은 것이 바로 이곳, 월

스트리트이다.

중장기 투자의 장점은 대세 상승을 놓치지 않는데 있다.

중장기 투자가들의 투자 원칙은 주식 폭락 사태에서는 기타 주식에 비해 조

금 덜 떨어지면서 대세 상승기에는 폭등하는 우량주 (value stock) 를 붙

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장기 투자가라고 해서 모두 우량주에만 매달

리지는 않는다. 다음 주에 설명하겠지만 중장기 투자가 중에서도 다 쓰러

져 가는 주식에 오래도록 투자를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어떤 스타일의 투자 전략을 세우든간에 중장기 투자가들이 가지는

장점은 대세 상승의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는 것이다. 흔히들 차트 분석

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대세 상승과 하락의 징조를 차트를 통해 짚어

낼 수 있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차트 분석 교과서대로 적용을 해 보아도 대

세 상승을 제대로 즐기는 사람들은 없다.

미국 주식 시장에 대세 상승의 기간은 분명히 있다. 그리고 그 상승 장

을 제대로 한번만이라도 주식을 보유하고 그대로 보낼 수만 있었다면 다들

부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는 것이 병'이라고 머리 속에 꽉 들어차 있는 어설픈 (?) 차트

분석 지식 때문에 보유했던 주식이 두배 정도 상승하면 이제 다 올랐다고

판단, 매도하며 좋아 하다가, 그 주식이 하늘 무서운줄 모르고 올라가는

것을 넋놓고 지켜 보는 경우는 수없이 많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주식은 학문이 아니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차트를

보고서 주식 시장의 꼭대기와 바닥을 정확하게 짚어 낼 수는 없다. 다들

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과거 차트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어느 누구

라도 내일부터 앞으로 1년간, 아니 단 1개월이라도 어떤 주식이 어떻게 움

직일지를 알 사람은 아무도 없다.

'buy and hold' 를 추구하는 중장기 투자가는 시세 변화에 너무 민감하

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는 어떤 주식을 매입할 때 과연 내가 사는 가격이

이 회사의 현재 자산 가치와 대비해서 어느 정도 수준이며, 또 앞으로 이

회사는 앞으로 얼마만큼 성장할 것 같다는 회사 동업자의 심정으로 돌아 가

야 할 것이다.

중장기 투자가가 선택할 주식은 거의 정해져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지금

누가 독자들보고 마이크로소프트 사 회장 자리와 이제 막 설립된 회사 회

장 자리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

물론 이제 막 설립된 회사 회장 자리를 고를 사람도 있다. 또 그것이 절

대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지금 선택의 기회가 평생에 한번 뿐이

라고 한다면....

본 칼럼을 읽는 독자들 어쩌면 모두 주식 거래에 천재적인 데이 트레이더

가 되려는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 주식은 상, 하

한가 제도가 없으니 데이 트레이딩 하기에도 훨씬 유리하다고들 생각할 것

이다. 또는 자신이 주식 투자에는 귀신이라 남들이 잘 모르는 보석 주식

을 골라서 그것으로 대박을 터뜨리려는 환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이 칼럼을 쓰고 있는 필자는 독자들이 유능한 트레이더가 되

는 것도 좋고, 주식의 귀재가 되눈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지금 막 미국

주식 투자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미국 온라인 증권사로 송금한 투자 초기 원

금 1,000 달러만은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좋은 미국 회사를 골라서 매입

하고 그 가격이 어떻게 변하든지 간에 끈질기게 붙들고 있기를 분명히 권유

한다. 물론 그 회사가 앞으로도 업계내에서 정평을 잃지 않고 있다면 계속

해서 그 회사에 투자 금액을 늘려 가면 될 것이다.

내가 지금 투자하는 돈은 앞으로 평생을 보장해줄 돈이 될 수도 있다. 주

가 차트를 뒤돌아 보면 90년대 초에 마이크로소프트 사 주식에 투자를 해

두고 그대로 둔 경우 10년만에 적어도 50배 이상의 돈으로 불어 난 것으

로 나온다.

10년전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이미 MS-Dos 로 전세계 컴퓨터 시장을 장악

한 상태였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도 당시 한국에 있으면서 마이크로

소프트 사의 명성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에 투

자는 하지 못했다. 3년이 지나고, 5년이 지나고, 아니 10년이 지난 지금

도 마이크로소프트 주식과는 인연이 멀다. 늘 오늘도 마이크로소프트 사

주식은 더 이상 오를 여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만일 10년전 그때 지금 여러분이 보고 있는 '월스트리트 산책' 칼럼과 비

슷한 글을 팔자가 접할 수 있었더라면 과연 마이크로소프트 사에 투자를 하

고 지금까지 붙들고 있을 수 있었을까? 만일 그랬더라면, 그리고 또 계속

해서 투자 금액을 늘려 나갔더라면, 지금 독자들과 이렇게 글로써 만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아마 지금 필자는 미국 플로리다 어디쯤 가서 은퇴

해 있을 가능성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초단타 트레이딩이 가능해지면서 중장기 투자는 이제 물건너 갔다

고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역사적으로 보면 지금까지 주식 투자해서

번 돈으로 은퇴를 생각할 수있는 사람은 역시 끈기있게 좋은 주식을 오래

보유하였던 중장기 투자가 (long-term investor) 들이었다.

다음주에는 월스트리트에서 중장기 투자가들이 구사하는 투자 전략의 다양

한 유형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한다.

/뉴욕=티케이 김 통신원

href=mailto:nybull@consultant.com>nybull@consultan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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