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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하늘을 본다]자유


나이가 들면 살아간다는 의미가 단지 흘러간다는 의미라는 것을 깨닫는다.

의지대로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본의 아니게 흘러가는 시간들을 어찌할 수가 없다.

나의 본의는 무엇이었을까...이제는 내 의사가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도무지 정확한 것이 없다. 굳이 파헤친들 무엇 하겠는가...

하루 세끼의 번거로움에서 해방된 또 다른 며칠의 자유를 만끽하지만 이젠 자유로움도 피곤하니 나이 듬을 절감한다. 외롭지 않은 자유란 없으리라...

어제는 증평에 가서 시골밥상을 받고 오늘은 친정에 와서 낮잠을 잔다. 시앗이 있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자유가 아니고 무엇이랴...이젠 한 남자의 온전한 아내 노릇도 버거움을 어쩌랴... 맡아주니 고맙다.

암 선고에 화들짝 가슴 두근거리던 일도 차츰 적응이 되어가고 무엇을 조심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인지 배우고 있는 언니를보며 인간의 적응력에 감탄을 한다. 미열이 떨어져서 퇴원을 했음에 감사를 드린다. 작은 일에 감사를 할 줄 아는 것도 배우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임을 깨닫는다. 처음 시앗의 존재를 알았을 때와 달리 이제는 적응을 잘 해나가고 있다. 적당히 밀어내고 적당히 묵인하며 적당히 떠맡기며 가끔은 고맙게 생각하기도 하면서 닥치는 하루에 나를 밀어 넣기도 한다. 내 능력의 한계를 절감한다.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언제고 가는 날이 올 테지...그저 흘러가자...몸도 맡기고 마음도 맡기고 떠내려가자...멀미만 하지 않으면 오케이다.

오랫만에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잘 있나 궁금해서...말이 우습다. 머나먼 친척이 전화를 한 것처럼 들린다.

그녀네 동네 탄천을 산보중이라고 한다. 아..그러세요..운동 많이 하세요..

예의 바른 대화가 오고 간다.

일년 전만 해도 내게 따지던 사람...우리가 왜 여기까지 왔는가 원인규명을 하자고 덤비던 사람...원인 규명은 무슨...무궁무진한 할말은 접어야 함을 이제는 아는가...

언제 다시 한집에서 뭉칠 것인가에 대해선 서로 함구하기로 한다. 약속 한 것처럼 언급을 피한다. 성당 다녀 왔냐는 둥... 뭐 그런 이야기만 하고 잘 지내라는 인사를깍듯이 하고는 끊는다. 그러엄..잘 지내지..아암...

산다는것의 오묘함...

신이시여,

너무나 전지 전능하십니다그려...

/김서영(피플475(http://www.people4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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