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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쉬운 과학속으로]세포 속의 금광을 찾아서


요즘은 경제가 어렵다고 하여 그야말로 금이 금값이라고 한다. 세상에 금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인지 모험의 역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황금을 찾는 이야기일 것이다. 금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애착은 결국 "엘도라도"라는 환상의 황금도시를 탄생시키기도 하였다.

결국 "엘도라도"는 수많은 모험가들의 탐험 대상이 되었고 특히 16세기에는 군대까지 동원된 스페인의 대규모 탐험대가 파견되기도 하였지만 안타깝게도(?) 그 실체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금을 캐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다양한 답이 나올 것이다. 필자는 실험실에서 금광을 찾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요사이 생명과학은 황금알을 낳는 최고의 학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나노기술과 결합하면서 그 파급 효과에 대하여는 아무도 정확하게 예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금광을 찾으려면 또 금을 캐려면 연장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실에서는 금을 찾을 수 있는 장비로써 전자현미경이 필수적이다.

전자현미경은 나노수준의 초미세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연구 장비 중 하나이다. 특히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초고전압투과전자현미경은 최고 해상도 0.12 nm 로써 물질의 원자 구조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자! 이제 장비도 챙겼으니 금을 찾아 나서 보자.

생명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석 대상이라고 하면 생체 내에서 주요 생명 현상을 조절하고 있는 단백질일 것이다. 따라서 세포 내에서 이들 단백질들의 분포 및 이동 기작은 물론 구조물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이들 단백질은 세포로부터 분리해 내지 않는 한 전자현미경은 물론 영상 장비를 통하여 직접 관찰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연구를 할 수 있을까? 여기서 금이 등장하게 된다. 물론 순도 100 %의 순금이다. 즉 금을 찾기 위하여 금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단백질 검출을 위하여 사용하는 금은 직경 1∼25 nm 불과한 나노 입자를 사용한다.

따라서 아무리 모아봐도 일반적인 의미의 경제성은 전혀 없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고 연구실을 넘보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이 금을 어떻게 사용할까? 독자들은 학창시절 항원-항체 반응에 대하여 배운 기억이 있을 것이다. 다소 복잡한 방법에 의하여 조직이나 세포를 동결시켜 -120 ℃에서 약 60∼70 nm 로 얇게 잘라 준비한다.

여기에 연구 대상인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도포하면 항원-항체 반응을 통하여 특정 단백질에 대한 항체 결합체가 형성된다. 하지만 이 결합체 역시 관찰은 불가능하다. 이를 관찰하기 위하여는 어떤 형태로든 가시적으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하는데 통상 광학현미경 수준에서는 형광 혹은 발색 처리를 통하여 관찰을 한다.

하지만 나노 수준의 구조물 관찰을 위하여는 전자현미경 분석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단백질-항체의 결합체에 전자밀도가 높은 물질을 붙여 줌으로써 관찰하고자 하는 단백질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때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금입자이다. 즉 금입자에 대하여 결합체중 일차항체를 인지할 수 있는 이차 항체에 결합시켜 반응시키면 이미 형성되어 있는 결합체에 부착하여 “단백질-일차 항체-이차 항체-금입자”에 이르는 다중 결합체를 형성한다.

물론 최근에는 일차항체에 직접 금입자를 부착하여 “단백질-일차항체-금입자”의 결합체를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세포 속에 숨어 있는 단백질들의 정보를 담은 금 결합체를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찾아내고 이에 대한 다양한 특성이나 작용 기작을 분석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는 곧바로 의미있는 단백질 발굴을 통하여 주요 질환 및 장애에 대한 원인 규명과 이의 치료, 예방과 같은 고부가성 기술 개발로 이어진다.

오늘도 연구자들은 세포 속 금광을 찾기 위해 마치 갱도처럼 어두운 전자현미경실 문을 들어선다. 비록 나노 수준 크기의 금덩어리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백억 수천억의 신약 개발 혹은 질병의 진단/치료/예방을 할 수 있는 “바이오-엘도라도”를 찾아서 끊임없는 탐험의 길을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가지 분명한 점은 “바이오-엘도라도”는 더 이상 전설의 금광이 아닌 인류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는 현실 속의 금광이란 점이다.

/권희석 박사(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전자현미경연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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