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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기]VC가 주목하는 이색 비즈니스 모델②


미국 벤처캐피털(VC)들이 주목하는 이색 비즈니스모델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기존 산업의 생태계를 뒤흔들 정도의 파괴적인 혁신을 몰고 올 스타트업들이 많다는 점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기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기존 생태계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제공한다는 긍정적인 측면과 기존 생태계의 돈의 흐름을 완전하게 바꿔버림으로써 생태계의 기존 참여자들에게 큰 위협이 된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그것이다.

기존 산업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와 관계없이 새롭게 주목받는 비즈니스모델들의 공통된 특징이 있다. 바로 해당 서비스의 고객들에게 새로운 편익을 제공한다는 점이다.미국 VC들이 주목하고 있는 새로운 이색 비즈니스모델 3가지를 소개한다.

◆페이스북용 리크루팅 앱 회사 ‘워크4’

지금까지 구인구직과 관련된 가장 강력한 인터넷 플랫폼은 링크드인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페이스북 기반의 리크루팅 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링크드인은 비즈니스 사용자를 위한 거대한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이다. 플랫폼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많다. 반면 페이스북은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API를 이용한 리크루팅 앱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앱이 바로 위크4다.

워크4랩스라고 잘 알려진 워크4는 페이스북 기반의 리크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이 회사는 ‘워크 포 어스(Work for Us)' 앱 등 다양한 리크루팅 앱을 선보이고 있다. 이 앱을 이용하면 페이스북에서 구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페이스북을 통해 이력서 등을 제출할 수 있다. 게다가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공유하기‘ 버튼을 활용해 구인 정보를 널리 퍼뜨릴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와 연계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도 가능하다.

워크4가 운영하는 워크4랩스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면 페이스북 기반의 리크루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성공적인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게재된 대표적인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세계적인 레스토랑 체인점인 ‘하드록 카페’가 이탈리아 플로렌스점을 오픈할 때 얘기다. 하드록 카페 플로렌스점은 새 매장을 개설하면서 약 120명의 직원을 뽑아야 했다. 하드록 카페 플로렌스점은 전통적인 광고 및 구인 방식을 포기하고, 페이스북 캠페인에 올인했다.

하드록 카페는 우선 페이스북에 기업 페이지를 개설하고, 여기에 워크4의 ‘워크 포 어스’ 앱을 설치했다. 동시에 플로렌스 지역과 근처에 거주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 광고도 시작했다. 주된 타깃은 플로렌스 및 근처에 거주하는 페이스북 이용자 중 ‘록앤롤’이나 특정 록밴드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들이었다. 목표 지역에 거주하는 페이스북 이용자 중 하드록 카페의 주된 관심사인 ‘록앤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겨냥한 것이다.

하드록 카페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고 페이스북 광고를 시작하자마자 24시간도 채 안돼 팬 수는 1000명으로 늘어났고, 4일만에 페이스북 페이지 팬 수는 6100명으로 급증했다.

또 이 과정에서 페이스북 페이지에 설치한 워크 포 어스 앱은 4주만에 1만명의 팬을 확보하고, 이중 4000명의 구직희망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하드록 카페 플로렌스점은 이중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해 120명을 고용했다. 레스토랑 개설에 필요한 인력들을 단기간에 모두 채용한 것이다. 소셜 광고와 소셜네트워크 기반의 리크루팅 서비스로 단기간에 매장 오픈 소식을 전파한 것은 물론 필요한 인력도 대거 채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구인 캠페인이 끝난 후에도 페이스북 페이지는 꾸준하게 알려지면서 이후 팬 수는 단기간에 2만5000명으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당시 하드록 카페가 전통적인 방식으로 광고와 구인 프로모션을 했더라면 캠페인 비용은 약 2만5000달러가 들었을 것이지만 페이스북 캠페인을 통해 들인 비용은 고작 2000달러에 불과했다.

하드록 카페 플로렌스점이 팬 1명을 확보하는데 들인 비용은 인당 20센트, 구직자 서류 접수에 들인 비용은 인당 50센트였다. 인당 채용 비용은 고작 16달러에 불과했다. 물론 덤으로 플로렌스 지역에 거주하는 록앤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드록 카페의 개점 소식을 알리는 성과도 거뒀다.

물론 페이스북을 통한 리크루팅이 링크드인에 비해 한계가 있기는 하다. 전문가들은 아직 고위급 임원에 대한 리크루팅에는 링크드인이 제격이며, 페이스북을 통한 리크루팅은 상대적으로 하위직에 적합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페이스북을 통한 입소문 효과와 페이스북 이용자의 담벼락을 통한 검증 과정의 용이성 등을 생각하면 페이스북 기반의 리크루팅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2010년에 설립된 워크4는 2012년 9월 매트릭스 파트너스라는 VC로부터 시리즈A 라운드로 11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현재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현재 워크4 솔루션을 이용해 페이스북 리크루팅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VM웨어, AIG, UPS, GAP, 펩시 등이 있다.

◆납입금 지불 대행 서비스 ‘빌플로트’

보험료, 휴대폰 사용료 등 월 납입금을 제대로 못 내서 서비스 중지에 대한 위협을 느낄 경우 유일한 해결책은 급전을 빌려서 월 이용료를 충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산다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빌플로트(BillFloat) 사이트를 이용하면 월 이용료를 대신 내주기 때문이다. 물론 한달 후에는 수수료와 이자를 더해서 빌린 이용료를 갚아야 한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빌플로트는 지난 2009년 금융서비스 전문가들이 만든 회사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한 후 월 납입료를 제 때 못 내는 고객을 위해 해당 월의 납입료를 대신 내준다. 이때 빌플로트는 고객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요청한 서비스 회사 혹은 유통 회사에 직접 월 납입료를 대신 납입해 준다. 고객은 한달 후 빌플로트에 납입료 원금과 수수료 및 이자를 내면 된다.

이 서비스는 MTP(MoreTime2Pay)라는 빌플로트가 개발한 솔루션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MTP는 고객의 월 납입료를 대신 내주고 한달 후 고객으로부터 대출금과 이자, 수수료 등을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서비스 제공회사는 자사의 시스템과 MTP를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방식이나 데이터통합 방식으로 통합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현재 약 2500개의 서비스 제공회사가 MTP를 이용하고 있으며, MTP를 이용해 월 납입료를 대출받은 고객은 약 100만명에 달한다.

빌플로트는 지난 2013년 1월 2100만달러의 시리즈C 펀딩을 벤처캐피털로부터 받았으며, 누적 VC 투자금액은 3700만달러에 달한다. 초기 투자자 중에는 페이팔도 포함돼 있다.

◆모바일 주차장 알림이 ‘퀵페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퀵페이(QuickPay)는 모바일 기반의 주차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다. 주차할 곳을 찾는 운전자는 퀵페이 앱을 이용하면 주차할 만한 주차장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원하는 시간대에 주차 공간을 예약할 수도 있다. 또 퀵페이의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주차장 게이트를 여는 것도 가능하다. 주차요금은 퀵페이 앱으로 지불가능하며, 영수증을 앱으로 받을 수 있다.

물론 현재 네비게이션 앱 등을 이용해 목적지 주변의 주차공간을 검색할 수도 있지만, 주차 요금이 얼마인지, 주차공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등을 알기 힘들다. 하지만 이 앱을 이용하면 원하는 주차 공간과 주차 요금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요금 지불까지 가능한 장점이 있다.

주차장을 제공하는 주차서비스 회사 입장에서도 퀵페이와 제휴를 하면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주차 고객을 손쉽게 유치할 수 있고, 요금 변경 내용도 손쉽게 수정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퀵페이로부터 각종 데이터를 받을 수 있어 데이터 관리의 효율성도 높아진다.

2010년에 설립된 퀵페이는 지난해말 폰티날리스 파트너스 등 4군데의 VC로부터 550만달러의 펀딩을 받았다. 설립 후 VC 누적 투자 금액은 900만달러에 달한다. 현재 미국내 수백군데 지역에서 퀵페이 주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퀵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주차 지역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퀵페이가 제공하는 ‘QP 퀵페이(QP QuickPay)’ 앱은 안드로이드와 iOS 환경의 모바일 기기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텍스트 메시지나 음성 메시지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다.

박서기 (innovationok@khu.ac.kr)

박서기 소장은 21년여 IT기자 생활을 거쳐 올초 박서기IT혁신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분야는 ▲소셜,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T 신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 사례 연구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사업 모델과 신제품, 신기술 연구 등 크게 두가지다.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IT 기반 경영혁신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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