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도 게임 산업에 '관심 폭발'

'게임법' 전문 학회 출범 등 법조인들 활발한 움직임


[강현주기자] 전세계 930억 달러(한화 약 98조원) 규모에 이르는 게임 산업에 대해 법조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시장의 성장과 함께 각종 규제 논란, 상표권 문제 등 법적인 이슈도 급증하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 내에서부터 법적인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라는 만큼 변호사들도 이 분야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일부 법무법인은 게임 업체들에게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일부 변호사들은 법적인 지식과 대응력이 부족한 게임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비교적 낮은 가격에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등 게임 업계에 적극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특히 오는 3월에는 게임 관련 법과 규제를 집중 연구 분석하는 전문 법학회도 출범 준비중에 있는 등 게임 산업에 대한 법조계의 관심은 지대하다.

◆ 로펌들 높은 관심…게임법 전문 학회도 출범

게임 산업에 대한 대형 로펌들의 움직임은 발빠르다.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은 지난해 11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3'에서 B2B관에 대형 부스를 차리고 게임 업계인들을 상대로 무료 법률 상담을 진행한 바 있다. 이 행사에서 김앤장 소속 정태현 미국변호사는 한국 시장에 관심있는 외국 게임업체들을 대상으로 '한국 게임시장 진출과 법적 이슈'를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3년간 지식재산권 전문 인력은 2배 이상 늘리는 등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분야 대응 역량을 키우고 있다. 세종은 '스타크래프트', '서든 어택', '마구마구' 등 유명 게임 관련 저작권 분쟁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

오는 3월에는 국내 첫 게임법 전문 학회인 '한국게임법학회'가 출범한다. 이 학회는 IT 및 콘텐츠 산업 지적재산권 분야 전문가인 최승수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를 초대회장으로 추대하고 주요 법무법인 변호사, 지적재산권 전문 로스쿨 교수, 게임 개발사 법무팀 등 21명의 발기인을 뒀다.

한국게임법학회는 앞으로 게임 등급 분류, 개인정보 보호, 게임 아이템 관련 이슈, e스포츠, 게임사의 인수합병 등 다양한 법적 이슈들을 연구, 정립해나갈 계획이다.

오는 3월에는 창립 세미나로 '게임산업, 그 규제와 진흥의 한계'을 열고 게임산업 전반의 법적인 쟁점들을 개괄적으로 다룬다.

◆ 규제 논란, 상표권 시비 등 바람 잘 날 없는 산업

이처럼 게임 산업을 향한 법조계의 관심이 두드러지는 것은 게임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날로 증가하는 법적 이슈들에 기인한다.

지난 2013년 전세계 게임 산업은 약 98조원 규모에 달하고 국내 시장만도 12조원을 돌파했으며 지속 급성장 중이다. 국내 게임의 수출 규모도 3조6천억원에 달해 한류 콘텐츠 수출의 60%를 차지한다.

게임은 다양한 산업 및 공적인 영역에도 얽혀있는 특성 상 수많은 법적 쟁점의 소지가 있다는 점도 법조인들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요인이다.

게임은 지적재산권, 라이선스, 상표권 등 산업적 쟁점 뿐 아니라 사행성 규제, 개인정보보호, 소비자 보호 등 공법적 쟁점과 연결돼 수많은 법적 이슈가 발생하는 영역이다.

게임 업계, 학계 내에서도 법적인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지난 1월 한국게임학회 신임 회장에 오른 서강대 게임교육원 이재홍 전임교수는 "그동안 게임 분야의 학술적 연구는 공학적인 관점에만 치우친 면이 있었지만 이젠 인문학적인 연구를 병행해야 할 때"라며 "게임 관련 법 쟁점에 대한 연구도 그 일환이 될 것이며 이를 위해 오는 6월 '대한민국게임포럼'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문적 중립성 지키며 법 쟁점 연구할 것"

한국게임법학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최승수 변호사(법무법인 지평)를 마포구에 위치한 지평 본사에서 만나봤다.

최 변호사는 학회 운영 방향에 대해 "국회, 정부, 업계 등 어느 한쪽 입장에만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인 법학회로서 게임 산업의 법적인 쟁점들에 대한 연구활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게임은 스토리라인을 갖춘 저작물이자 소프트웨어며 IT 기반 콘텐츠 중에서도 PC, 온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구현되는 엔터테인먼트"라며 "이처럼 광범위한 산업 영역이 교차하는 분야이자 공법적인 영역에도 닿아있는 만큼 수많은 법 쟁점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법조인들도 이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고 산업의 현황과 해당 법쟁점들에 대한 연구와 체계적인 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 게임법 전문 법학회를 설립하기로 했다는 게 최 변호사의 설명이다.

최 변호사는 이를 통해 정기적인 연구활동과 세미나를 열 방침이며 해외 로펌과 연계한 행사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법조계와의 연구 공유 활동도 펼칠 계획이다.

미국의 경우 IT나 게임 산업 관련 법교육이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로스쿨에선 '컴퓨터와 비디오게임법(Computer and video game law)'이라는 교재가 사용되기도 한다.

국내 로스쿨의 경우 이처럼 특정 분야 전문 법조인 양성을 위한 교육이 비교적 약한 편이다.

최승수 변호사는 "게임 산업 관련 법 쟁점을 다룬 한국 교재가 없어서 한양대와 중앙대 로스쿨에서 강의 시 '컴퓨터와 비디오게임법' 원서를 교재로 이용한다"며 "학회 활동을 통해 한국어 교재를 만드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조인이나 법학도들도 법적 이슈가 날로 커지는 게임 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키워야 하며 게임 업체들도 상표권 분쟁 등에 휘말려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법적인 대응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변호사는 "게임법학회는 특정 진영에 도움을 주기 위한 연구나 비즈니스 연계가 목적이 아니라 학문적 중립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현주기자 jj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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