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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아이돌은 해외에서 어떻게 얼마나 돈을 버나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확장성은 줄어

[정병근기자] K팝 한류가 수년 전에 비해 사그라들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동시에 몇 몇 아이돌그룹이 해외 공연으로 수십 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한다. 요즘 아이돌그룹은 해외에서 어떻게, 또 얼마나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걸까.

밴드, 힙합으로 확장되긴 했지만 K팝 한류의 중심은 여전히 아이돌그룹이다. 아이돌그룹이 해외에서 돈을 버는 창구는 음원 및 음반과 공연 그리고 MD 판매 등이 있다. MD 판매 등의 부가 매출은 공연에 비하면 그 퍼센티지가 미미하다. 수십 만 장의 앨범을 팔아치우는 몇몇 그룹은 해외에서의 판매량이 꽤 크지만 이는 일부 몇 팀에 한정된다. 아이돌그룹이 해외에서 돈을 버는 가장 효과적인 창구는 단연 공연이다.

국내 대형 가요기획사의 경우 매출에서 공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40%에 육박한다. 앨범 발매와 해외 투어 시기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해외 공연은 대형 기획사의 큰 수입원이다.

해외 공연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일본은 공연 시장이 크고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아직까지 해외에 진출할 때 일본 시장 만한 효자가 없다. 많은 그룹들이 일본 시장을 첫 번째 타겟으로 잡는 이유다. 특히 일본은 국민 성향 상 한번 팬덤이 형성되면 그 유지가 상당 기간 지속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해외에서 몇몇 아이돌그룹이 거두는 매출은 천문학적이다. 단순 계산으로 티켓 값을 10만원으로 잡아도 100만 명을 동원했을 경우 매출이 1000억에 이른다. 톱 아이돌그룹의 월드투어에 몇 백억이 거론되는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지난 7월 빅뱅은 국내 연예인 최초로 포브스 셀러브리티 100에 이름을 올렸다. 2016 최고 수입 셀러브리티 54위를 기록한 것. 포브스에 따르면 빅뱅의 수입은 4400만 달러(한화 약 505억원)로 세계 54위다. 포브스 측은 빅뱅의 수입과 관련해 "월드투어가 빅뱅의 수입에 도움을 줬다"며 "원 디렉션, 백스트리트보이즈와 비견해 손색이 없다"고 전했다.

빅뱅은 월드투어를 개최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1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또 엑소는 해외 남성 아티스트 최단 기간 일본 돔 콘서트를 진행할 정도로 급성장하며 월드투어 규모도 넓혀가고 있다. 2PM도 아시아투어로 수십 만 관객을 동원하고 있고, 슈퍼주니어와 동방신기는 군 복무로 인해 쉬고 있지만 그 전까지만 해도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투어로 50~100만 관객을 동원하던 팀이다.

그렇다고 아이돌그룹이 몇백 억에서 천 억 정도의 매출을 고스란히 국내로 가져오는 건 아니다. 실질적인 수익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국내 아이돌그룹이 해외 공연을 할 경우 시스템은 크게 4가지 정도다. 소속사가 현지 투자사와 공동 투자하고 제작하는 형태, 소속사가 제작을 하고 현지 프로모터에게 판권을 판매하는 형태, 해외 공연기획사에서 투자를 하고 수익 셰어를 하는 형태, 아니면 개런티를 받고 무대에 오르는 것 정도다. 상황에 따라 수많은 형태가 있지만 대형 기획사의 경우 앞선 3가지, 그 외에는 개런티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해외 공연 매출에서 수익은 많아야 20% 내외다. 이 중 현지 투자사 혹은 프로모터와 수익을 나누면 10~15% 정도가 순수하게 아이돌그룹이 벌어들이는 돈이 된다. 1000억의 매출을 올렸을 경우 100억에서 150억 정도인 것.

앞서 언급한 빅뱅이나 엑소 등을 비롯해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샤이니와 에프엑스도 안정적으로 자리잡았고, 걸그룹 중에서는 소녀시대가 건재하다. 수 년 전과 비교해도 아이돌그룹이 해외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는 줄어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들은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다만 이전에 비해 K팝 한류가 체감상 예전만 못 하다고 느끼는 건 바로 '확장성' 때문이다. K팝 한류 붐이 일기 시작했을 때는 수요가 많았고 우후죽순 해외에 진출했다. 한창 때는 일본 오리콘차트 상위권이 한국 가수들의 곡으로 도배되기도 했다. 국내 톱 아이돌그룹이 아니더라도 찾아서 듣는 이들이 있었고 자연스럽게 방송과 공연 등 기회들이 생겼다. 이후 몇 년간 점차 거품이 사라지면서 해외 진출 통로가 좁아지고 힘들어졌다.

대형 기획사의 한 관계자는 "되는 팀만 된다. 예전엔 중간 포지션의 팀도 어느 정도 해외 활동을 할 수 있었는데 양극화가 좀 더 심해졌다"고 했다. 중소기획사 관계자들 역시 "예전엔 찾아서 듣고 콜이 오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젠 자연스럽게 알려지는 일도 없고 기회를 잡기가 어려워졌다. 이젠 직접 팬들을 만나는 현지 밀착 홍보밖에는 없다"고 했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한류 붐의 막차를 타고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팀으로 2PM을 꼽는다. 2PM 이후 점차 아이돌그룹이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이 좁은 벽을 깨고 있는 게 최근의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아시아투어로 15만 관객을 동원했다. 아직까지 동방신기, 빅뱅, 엑소,2PM 등 선배 그룹에 견줄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후발주자 중에서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K팝 한류가 한풀 꺾였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고 진입 장벽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자리를 잡은 아이돌그룹은 확실히 안정권에 접어들었고, 후발주자 방탄소년단이 해외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는 K팝 한류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좋은 예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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